가벼운 점심
장은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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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점심 


'맨 뒤 작가의 말에는 아래와 같은 글이 쓰여있다. 

이야기를 시작할 때 반드시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계절'입니다.~' 

여기서 난 멈칫.. 

아 맞다. 

첫 번째 소설에서... 봄을 좋아하시만 싫어하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여름에 만나 그해 가을에 결혼했다는... 봄을 피했다는... 대사가 난 기억에 남아서... 

그리고 사람을 밖으로 불러내는 꽃들이 싫은 이유... 나만 방에 틀어박혀 있는 것 같았다는 느낌... 


난... 봄이 좋은데... 겨울이면 방에 틀어박혀 있어야 하고... 봄이 오면.. 어서 나오라고 하는 부름에 나갈 수 있어서... 


두 번째 소설인 피아노 피아노에는 무슨 계절이? 

이제 작가의 말이 퀴즈가 되어 버렸다. 

'숨은 계절 찾기' 

그런데... 

난 작가의 말에 '계절'이 아니라 '식사' '한 끼' '점심'이 들어가도 괜찮다 생각을 했다. 

사실 첫 번째 소설이 끝났는데.... 전혀 다른 물론 계절이 들어가는 아주 조금 연관성 있고 같은 작가님이 쓴 글일지라도 다른 소설 속에서 난 자꾸 식사 장면을 찾고 있었다. 


반찬통을 갖고 왔다가 가져가고 쏟아지고... 

요리해 주고 요리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부야베스'를 먹는 장면.. 찾는 장면... 배달해 오고... 차에서 혼자 다 먹어치우고... 

스파게티를 재수 없지 않게 품격 있게 먹는 장면... 

털이 빠지는 고양이와 멀지 않은 곳에서 먹는 식사... 

양은 쟁반에 담긴 식사.... 초록색 상보로 덮여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사용하는 메뉴가 아닌 손으로 돼지 뼈를 잡고 고기를 뜯고 쪽쪽 소리 내며 먹는 감자탕... 식사... 

차갑게 식은 컵라면... 퉁퉁 불어있는... 고양이가 통조림을 먹는 소리.... 초소 안에서... 


그러고 보니 소설마다 고양이가 등장한다. 

계절에 고양이... 그리고 식사... 

난 그렇게 괜히 이 소설들을 연결 짓고 싶나 보다. 

한 달음에 같이 내리읽어서인지... 이질감 없는 소설들... 그 주인공들.... 그들의 이야기들... 

내 이야기 같기도 하고... 

내 이웃 이야기 같기도 하고... 

아 이런 삶도 있겠구나. 싶기도 한...


그런 6개의 하나같은 소설을 계절과 고양이 그리고 식사에 부점을 두고 읽었다. 

깊이 빠져들어서... 

빠르게 옆자리 손님이 바뀌고 

인사할 필요도 인사를 받지도 못하는 패스트푸드 점에서 

굳이 일찍 일어날 필요 없던 아버지와 아들의 나름 긴 대화처럼 나 역시 책과 한참 이야기를 나눈 듯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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