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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언 클레이
에이드리언 차이콥스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25년 9월
평점 :
에일리언 클레이
_태양계 바깥, 지구로부터 몇 광년 떨어진 행성에서 발견한 새로운 진화 법칙
#문학수첩 #에이드리언_차이콥스키 #이나경
이 소설이 펼쳐지는 무대를 그려낸 듯한 표지 그림은 언뜻 보면 모뉴먼트 밸리를 닮았다.
보통 모뉴먼트 밸리나 데스벨리 등 세계의 사막을 배경으로 화성 등을 무대로 하는 영화의 배경이 되었다고 하니 그렇게 떠오르나 싶었다.
하지만 표지 그림의 바위산들은 모뉴먼트 밸리의 정상부가 평평한 뷰트와 메사 형태가 아니다.
해안 지형의 시 스택처럼 뾰족한 형태이니...
그리고 건조한 모뉴먼트 밸리와는 달리 추상화를 그린 듯한 울긋불긋한 다양한 식생이 펼쳐져 있는 풍경이 그려져 있으니...
그럼 영화 아바타의 무대가 되었던 장가계와 더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석회암의 풍화 침식으로 만들어진 탑 카르스트 지형 아래 그저 초록의 식생 말고 총천연색의 무지갯빛을 띠는 다양한 형태의 식생이...
내용은...
일단 지구에서 혁명, 통치부 입장에서 볼 때는 반란이다.
이에 가담한 사람들이 앞서 체포된 사람들의 자백과 수사에 따라 검거되어 차례차례 우주의 각 행성으로 유배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중 한 행성...
생태학자인 주인공이 그 행성에 가까스로 목숨을 부지하며 도착하는 과정까지는 그리 어렵고 난해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헌데 그 최고 위치에 있는 사령관과 식사를 하고 나서부터 이야기는 살짝 난해해진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불편해지기는 느낌도 들었다.
특히 주인공이 라스무센을 처음 조우한 장면에서는 더더욱...
조지오엘의 '1984'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래픽 노블로 읽은 1984에는 등장인물들의 표정, 굽은 허리, 좁아진 어깨로 늘 어두컴컴한 건물, 지하, 흐릿하고 우중충한 날씨의 거리... 가 정말 내용과 어우러져 멈추지 못하겠지만 너무 불편한 상황을 읽었던 그 기분과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일반적인 SF 소설에서 나오는 뛰어난 인간의 기계, 과학 기술, 인공지능에 바탕을 두지 않은 채... 외계 생물을 묘사함에 있어 우리가 일방적으로 혐오스러운 괴물로만 그려내지 않는..
모험을 떠난 인간이 필연적으로 우주에서 부딪쳐 싸워서 이겨내야 하는 대상으로의 외계 생물이 아니라...
기생, 공생이란 단어로는 조금 부족하다고 느낄 정도로 협력하고 또 새롭게 스스로 창조되는 과정의 외계 생물과 함께 진화하는 듯한 이야기로 풀어내는 시도는 읽으면서 계속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는 살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죽을 것이다.'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낯선 세계, 상황, 미지의 생물체들에 둘러 싸인...
혁명이 반란이 되어버린 상황 속에서
'노동 구역의 우리 모두 이 악랄한 세계에서 죽을 때까지 일하러 온 죄수 노동자이지만 탐사팀은 다른 모두에게 무시당한다.'
'없어져도 아쉬울 것 없는 사람'
'갑자기 죽어도 맡은 임무에 큰 방해가 되지 않는 사람'
'오염 제거 비용을 아끼는 탓에 아무도 곁에 오고 싶어 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다시 '반란'이란 이름이 붙는 실패를 겪지 않게 '혁명'을 이뤄내는 과정이 한 권의 이야기로 펼쳐진다.
통치부에 맞서 싸우다 우주로 쫓겨난 사람들이 이야기 속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 역시 겪고 있을 수 있는 자신만의 통치부로부터 겪는 혐오와 차별에 어떻게 맞서 싸우면 좋을지에 대해 용기를 주고 싶어 하는 작가의 마음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일반인은 상상하기 힘든 상황 속에서 기존의 이야기와는 너무 다르게 새롭고 창조적으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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