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와 술과 차가 있는 중국 인문 기행 4 - 사천성편 ㅣ 중국 인문 기행 4
송재소 지음 / 창비 / 2023년 12월
평점 :
서평을 쓰려고 하다 보면..
아무래도 내가 살아오면서 책과 관련된 경험... 책을 읽으면서 공감되는 부분... 그리고 지극히 주관적인 내 느낌... 위주로 적게 된다.
그런데 출판사 마케터님의 부탁을 들어주는 입장을 고려해 본다면...
내가 모르는 사람이 내가 올려놓은 책 제목, 작가, 표지를 보고 관심을 갖고 이 책은 과연 어떤 책이지?라는 정보를 얻기 위해 내 글을 읽는다는 가정 하에 서평을 써야 하지 않나? 싶기도.. 그렇게 안 쓰면 늘 마음 한구석이 좀 불편한...
이번 서평은 어떻게 써야 할까?
책 소개에 충실해볼까?
아니면 내가 책을 읽으면서 책 귀퉁이를 조심스럽게 접어 나중에 다시 보기 위해 표식을 해둔 문장과 그 느낌을 살려 적어볼까?
그래!! 난 이런 부분이 몰랐던 부분이고 기억에 남을.. 남기고 싶은 부분이야~로 쓰기로 결정함!!!
우선 삼성퇴 유물 중에 청동신수 이야기가 나온다.
신화 이야기가 나오는데 동쪽의 부상, 서쪽의 약목 더불어 중간에 건목이라는 나무가 등장하고 신과 인간들이 이 나무를 통하여 하늘과 땅을 오르내린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청동신수는 즉 부상, 약목, 건목의 복합적 산물이다.~라는 내용에서 내가 한국지리 천하도를 가르칠 때 나오는 동쪽, 서쪽, 북쪽의 신령스러운 나무들이(실제로는 없고 상상으로 그린... 실측도가 아닌 지도라는 것을 수업함) 바로 부상, 약목, 건목과 같은 맥락에서 그려졌을 수 있구나. 실제로 부상은 기억이 난다. ^^ 실제로 천하도에는 부상, 천리반목, 반격송...으로 언급되었는데 이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공부 좀 해봐야겠다. 약목이 반격송, 천리반목이 건목일 듯하다.
난 술을 먹지 않지만... 음식과 술은 내가 가르치는 지리 수업에서 흥미로운 단원 내용을 구성하는 수업 소재이다.
그래서 아래 문장을 기록해 놓고 수업에 써볼 기회가 있지 않을까? 싶다.
누룩은 술의 뼈대이고, 곡식은 술의 살이고, 교는 술의 혼이고, 물은 술의 피라고 한다.... 물이 얼마나 중요한지... 책 곳곳에 나와있다. 굳이 술맛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이 부분도 인상 깊다.
숭려각이라 쓰인 편액 밑에 문창제군 상이 있고 그 오른쪽에 강남 제자의 상련이 목판에 새겨져 걸려 있는데 왼쪽 목판은 공란으로 남아 있다. 지금까지 이 상련에 상당한 하련을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 언제쯤이나 이 목판에 글자가 채워질까?...
대충... 그냥~ 채워 놓으려 할 수 도 있었을 텐데... 오히려 비어 있는 꼴을 못 보는 사람들도 있었을 텐데 말이다... 비워놓을 수 있는 용기... 그로 인해 더 빛나고 한번 더 쳐다보게 되는 오른쪽 상련이 적힌 목판!
그리고 도강언! 도강언은 사진도 찍어 놓았다.
그리고 다음 페이지에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중국 역사상 사람의 마음을 가장 격동시킨 것은 만리장성이 아니고 도강언이다.
그래... 그렇겠지... 외적을 방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호해야 할 사람들의 피땀.. 죽음에 이르도록 만든 장성과 굶어 죽이지 않으려고 만든 도강언을 어찌 비교할 수 있겠는가? 싶다.
이외에도..
높은 덕을 지닌 사람은 하는 일이 없으나 말 없는 가르침을 행하고 크게 이룬 것은 모자란 듯하나, 하늘은 하나를 얻어 맑아진다.라는 상청궁 산문 앞 조벽에 새겨진 도가의 문장...
대를 심고 솔은 심으니
대에는 봉황이, 솔에는 학이 숨네
산을 가꾸고 물을 가꾸니
산에는 범이 살고, 물에는 용이 사네..
왠지 환경에 관련된 수업에서 말해주고픈...
그리고 수조 원의 니소, 왕과 신하가 같이 모셔진 즉 유비와 제갈량의 사당 무후사 이야기, 망제와 총제가 함께 모셔있는 망총사 이야기, 해통선사가 벌금이 아닌 자기 눈알을 빼어 소반에 얹은 이야기와 낙산대불 이야기... 삼소사 이야기...
맨 뒤에 보이차 이야기까지 책의 끝에 다다를수록 흥미진진함이 떨어지기도 하는데.. 두툼한 책만큼이나 흥미로운 정보와 지식, 그리고 역사와 고문학이 전해주는 지혜를 작가님은 고스란히 버려지는 페이지 없이 다 담아내어주고 있다. 새해 복처럼...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작성했습니다.
#송재소 #창비 #스위치 #창비스위치 #시와술과차가있는중국인문기행 #사천성 #중국사천성 #중국인문기행_사천성편 #중국인문기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