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신화 千년의 우리소설 14
김시습 지음, 박희병.정길수 옮김 / 돌베개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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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신화 


#천년의우리소설14 #김시습 #박희병 #정길수 #돌베개 


교과서에서나 보던... 

그것도 아주 오래전...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그래서 나와 같은 분이 이 글을 읽을지도 모르니 차례를 그대로 옮겨본다. 


#만복사저포기 

만복사에서 저포로 내기를 하다. 

#이생규장전 

이생이 담장을 넘어가다. 

#취유부벽정기 

술에 취해 부벽정에서 놀다. 

#남염부주지 

남염부주에 가다 

#용궁부연록 

용궁의 잔치에 초대받다. 


사실 읽기 편하게 번역을 했다고 하나 여전히 읽기 어려운 고전이었다. 

중간중간 한시는 처음에는 읽다가 건너뛰기 일수였다. 

아마 나와 같이 읽은 분들이 많을진대 마지막 박희병 님의 작품 해설에 보면 p169에서 아래와 같이 당부하고 있다. 

'~독자들은~시를 건너뛰지 말고 천천히 마음으로 잘 음미할 필요가 있다. '금오신화'의 깊은 묘미는 바로 이 시에 있는바, 시를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는 작중 인물의 내면세계는 물론 이러니와 식ㅁ시습의 마음과 통할 수 없다.' 

'~요컨대 '금오신화'의 독해 수준, 즉 '금오신화'를 얼마나 제대로 읽었는가는 시에 대한 이해 수준에 의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솔직히... 

다시 읽었다. 

지인과의 책에 대한 대화도 한몫했다. 마음을 전달하는데 글만 있지 않고 노래와 가락 같은 시로 전달한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우냐고... 그 아름다움을 놓치고 책을 읽고 잘 읽었다고 말하기는 힘들 거라는... 당부에 도저히 그냥 책을 덮고 서평으로 마무리한 후 다시 들쳐보지 않는 것은 죄인 듯... 


양생, 이생, 홍생, 박생, 한생과 그와 사랑을 나누는 여인들, 그리고 그와 대화를 나누는 신선들의 이야기, 그리고 일반적인 대화가 아닌 시로 서로의 마음을 전하고 확인하는 과정은 조금 어렵지만 이미 어려워할 독자들을 위해 곳곳에 마련된 배려로 두 번째 시도는 그리 어렵지 않았으며 처음 시도에서 건너뛰었던 것조차 부끄러워진다.


읽으면서 얼마나 문예적으로 탁월한가, 사상적으로 얼마나 깊이가 있는가? 그리하여 오늘날의 독자가 시대를 뛰어넘어 얼마나 깊은 감동을 받을 수 있는가 하는 간행사에서 밝힌 부분을 평가하며 읽기에는 내공이 너무 없다. 

하지만 지금 현세에 읽는 어떤 사랑 이야기만큼이나... 또 과거로 돌아가거나 미래를 여행하는 SF 소설과 견주어도 흥미진진함이 뒤지지 않을 이야기를 읽었다고 감히 말할 수 있을 듯하다. 그것도 눈으로 읽기만 한 것이 아니라 시낭송, 멋진 노래로 구성된 뮤지컬 한 막~을 본 듯한... 


양생이 마지막 노래한 '~산 자와 죽은 자의 길이 다르다 하나 추모하는 이 마음 그대에게 닿았으면 하오.'라고 말한 뒤 슬픔이 극에 달해 논밭을 모두 팔아 여인을 위해 재를 거듭 베풀었다. 

말이 쉽지 사랑하는 사람의 넋을 기리고자 모든 재산을 던져 그 재산이 다할 때까지 재를 올리는 그 시간에 비례하는 정성과 마음은... 가늠하기가 쉽지 않으며 그만큼의 사랑을 가늠토록 지금 시대의 글로 표현하는 것도 쉽지 않을 듯하다. 


김시습이 세조의 반정에 자신의 생각을 어찌 반영하던 이런저런 소설에 유교, 불교, 도교에 대한 사진의 생각을 양생, 이생, 홍생, 박생, 한생의 입을 통해 어찌 풀어내든지 간에 읽다 보면 애절한 사랑 이야기인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기도 하고... 뒤따라 가서 죽은 후 함께 하기도 하고 억지스럽지만 단테의 신곡처럼 이 세상이 아닌 다른 세상을 여행하듯 다른 세상 신선과 대담을 하며 자신의 생각을 빙의해서 펼치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작가 본인은 도교의 신선을 믿지 않고 불교에 대해 인정하나 폐단을 비판하는 시도를 천천히 알아갈 수 있는 귀한 경험을 했다. 


오래되었고 교과서에 나오기에 읽어볼 만하다~라는 또는 오히려 교과서 작품은 그냥 문제를 만들기 위한 수업 소재일 뿐~이란 평가를 뛰어넘을 '금오신화'라는 것을 이제 겨우 깨달아 알게 되었다. 


#도서협찬 #돌베개 #책추천 #고전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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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집 - 아름답고 편안한 나를 위한 공간
김윤선 지음 / 파롤앤(PAROLE&)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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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한 집 

안 만져봐도 엄청 매끄럽다~라고 느껴지는 표지 그림? 사진이 참 매력적이다. 

여백 많은 거실 벽 한편 가운데 맘에 드는 그림 액자 하나 걸려 있는 듯한 표지 디자인이다. 

잘 나온 사진 중에 하나 골라 손으로 만지면 매끄러운 느낌의 인화지로 뽑아낸 귀하게 선택된 사진 같은 느낌으로 전해지는... 

표지 그림에는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것들이 대부분 다 나온다. 


의자, 이런저런 과일을 담아 두면 좋을 도자기 그릇, 플랜트 인테리어를 설명하고픈 초록잎의 식물, 그리고 내 집이 아닌 전셋집에서 나 만의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작가님이 추천해 주실 것 같은 조명, 그리고 창문을 중심으로 한 인테리어... 커튼이 왼쪽 가장자리 테두리 대신 그려져 있다. 


지난해 5월부터 시작했지만 겨우 문과 바닥 하자 보수 공사가 저번 달에 끝난 집 내부를 훑어보며 서평을 써본다. 

작가님이 말한 대상 40~50대 남자에 해당되는 나 역시 거의 대부분 신경을 쓰지 않고 인테리어 상담에 임하다가 책을 두는 공간으로 꾸밀 방에 대해서는 이러쿵저러쿵 내 의견을 펼쳤다. 난방이나 채광 그리고 비용까지 기초적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것들을 모두 무시하고 그냥 이렇게 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지만... 사실 버리고 비우지 못한 것과 비용 문제, 시공해 주시는 분이 제시해 주는 선지 내에서 해야 하다 보니 내가 처음 원한 모습은 이런 건 아니었는데... 싶다. 그래도 작가님이 부러워하는 천정 끝까지 올라가 있는 붙박이 책장 안에 가득 책이 꽂혀있고 나름 표지가 예쁜 책은 전면을 보게 해서 그냥 쳐다만 봐도 좋은 그런 기분을 매일 조금씩 느끼고 있다. 

책과 함께 책을 크게 가리지 않을 정도로 난 이런 사람이오.라는 것을 대번 알 수 있게(의도하지 않았지만~) 카메라, 건담, 좋아하는 그림을 인화지로 뽑은 그림, 사진... 그리고 작은 문샤인... 언제고 꼭 하나 장만하리라... 싶은 작은달항아리까지 어쩌다 보니 먼지 청소가 힘들 정도로 빼곡하게 진열되어 있다.(분명 싫어할 사람이 하나 있을 테지만.. 포기가 안된다)

이제 책이 보여주는 전문성을 살짝 기록해 보자. 

[색] 

쿠션 하나 수건 한 장도 눈에 거슬리는 컬러나 패턴은 내 공간에 함부로 들이지 않아야 한다. 

[창가 공간] 

아름다운 창가 공간 만들기, 커튼을 활용한 전망, 채광... 

[플랜트 인테리어] 

위로와 힐링이 되는... 어떤 식물일지와 그 식물을 담을 화분까지... 예를 들면 테라코타 화분이 연한 주황에서 시간의 흐름이 묻어나는 색으로 변해가는 과정까지.. 

[베란다 가든] 

폴딩도어 설치로 한껏 멋을 내보는... 

[서가 인테리어] 

자기만의 공간에 잠깐 숨고 싶은...'쉼'이라는 행위에 대한 죄책감... 없어질 곳으로... 

[의자] 

덴마크 사람들은 첫 월급을 타면 자기만의 의자를 산다. 의자 역시 '나만의 공간'을 확보하는.... 

[좁은 집을 위한 인테리어] 

비법은 먼저 역시 비우고 정리, 정돈하는 일이다. 그리고 수납... 

이외에도 아주 많은 정보와 지식이... 


우리는 모두 아름다운 집에서 살고 싶다는 꿈이 있다. 

언젠가는 내 취향대로 아름답게 꾸며진 내 스타일의 집에서... 

하지만 내 취향이 부자들의 집이나 연예인들의 집을 들여다보고 간접적으로 경험해 본 후 생긴 취향 말고... 나만의 '공간취향'으로 꾸며진 그런 곳에서 산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물론 작가님은 경계한다. 어색하고 불편한 장식으로 꾸미려 하지 말고 돌보고 챙기라고... 집은 쓰고 쉬는 공간이지 보이는 무대가 아니라는 것을 잊지 말라 당부하며 남에게 굳이 고상한 취향이 있음을 보여주려 헛된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 것을... 그래야 가끔 카페나 호텔에 가면 새로운 느낌이 배가 될 테니~라고 말해준다.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 만들어 놓은 공간에서 내 몸과 마음을 억지로 맞추며 살지 말라고 말이다. 


이 책은 냉장고 문에 붙은 작은 마그넷을 포함하여 집주인의 주거 공간에서 발견한 크고 작은 삶의 철학과 스토리... 가 담긴 아름다운 집, '나를 위한 집'을 만들어가려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해주는 전문가의 조언이다. 


#도서협찬 #김윤선 #나를위한집 #아름답고편안한나를위한공간 #책추천 #인테리어 #디자인 #실내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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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블렌딩 정원사 - 나만의 티 블렌딩 만들기
박세미.김태은 지음 / ktma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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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 블렌딩 


책 첫 장을 펴기 전부터 얼마나 기대가 되었는지 다른 사람은 모를 것이다. 

음.. 

다들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아주 작은 책장... 책꽂이라도 크기에 상관없이 모두 책은 세워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모두 아는 방향을 꽂는다. 

헌데 가끔 표지가 너무 예쁜 책이 있다. 

내겐 #아틀라스오브뷰티, #그림이라는위로, #패션스타일셀럽의조건, #파리는그림 과 같은 책들이다. 그래서 이 책들은 전면이 보이도록 다른 책들과 달리 책장에 세운다. 

이번 책이 내게 그렇다. 

표지뿐만이 아니라 안쪽에 블렌딩 되어 있는 차 사진을 포함해서 왜 이리 예쁜 사진이 많은 것인지... 


그리고 

이 책이 기대되는 이유 하나 더... 

세계지리를 고등학교 현장에서 가르치다 보면 쌀, 밀, 옥수수에 대한 정보와 지식을 기반으로 지역성을 파악하는 시도를 많이 하게 된다. 한데 시험을 위한 수업에서 수년간 너무 딱딱한 통계로 접근하다 보니 최근 음식을 화두로 하여 수업을 하고 또 그 수업을 평가하는 긍정적인 변화가 생겨났다. 거기에 기호 식품인 커피와 와인까지 더불어 기후와 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수업에 멋진 소재와 재료가 되고 있다. 그런데... 차는? 커피에는 한참 밀리고 카카오를 가르치다 언급하는 초콜릿의 비중에도 한참 못 미치는 듯하다. 일본과 중국 그리고 우리가 포함된 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차는 꽤 중요한 기호식품이고 음료인데 말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난 커피만큼이나 차를 아이들에게 수업 시간에 이야기할 수 있을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라는 기대감이 이 책의 기대감을 더욱 키우는 계기가 되고 있었다.


그럼 이 책을 위에 써놓은 나의 기대감을 어떻게 충족시켜 줄 것인가? 

책은 아래와 같은 질문과 삶 속에서 하고픈 일들에 대한 해답의 단서를 제공해 준다. 


'나만의 정원에서 여유롭게 차 한잔 하는 시간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만의 정원에는 사시사철 약이 되는 꽃이 가득가득 피어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나만의 정원에서 나온 것들과 신중을 기해 구매하고 자연에서 구한 블렌딩 재료로 새로운 티를 창조해 본다면 삶의 또 다른 즐거움이 되고 나의 몸에 온전히 귀 기울일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왜 꼭 약으로만 병을 고쳐야 할까?라는 질문에 약에 의존하기보다는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차, 약이 되는 차, 내 몸에 도움이 되는 차로 건강을 챙길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음식과 약은 같은 근원을 지니고 있으니까~' 


'티 블렌딩'을 통한 위 질문의 해답 구하기 

우선 '티 블렌딩'은 정의는 다음과 같다. 


p 23 서로 다른 종류의 차를 섞어 새로운 혼합 차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각각의 재료들을 섞어 다양한 음식을 만드는 것처럼, 티도 다양한 재료들을 섞어 새로운 차를 창조하는 것이다. 


목적(역류성 식도염, 불면증 해소를 위한)이 있는 블렌딩, 한 사람 만을 위한 커스텀 블렌딩(고객이 되었건 나 자신이 되었건..)... 

이런 블렌딩을 해내기 위해 맛을 낼 수 있는 재료를 알고, 차를 선택하는 기준을 마련하고 차 보관, 저장하는 관리 능력까지 갖추면... 보태어 차의 향미를 분석, 맛, 향, 색의 균형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맛을 창조하는 티 블렌더가 될 수 있다고 책은 단서를 주고 있다. 


그리고 평소 궁금하던 것들에 대한 친절한 답변이.. 


P53 Q&A 시나몬과 계피 뭐가 다른가요? 

P77 아이스티 마시는 방법 

1. 찬물로 냉침해서 물처럼 마시는 방법 

2. 바로 시원하게 아이스티로 마시는 방법 

3. 스파클링 티로 마시는 방법 

계절에 맞는 다양한 차를 소개하는 부분을 넘기다 보면 오호! P145 점점 늘어나는 뱃살이 걱정될 때와 같은 내가 궁금해하던 질문에 대한 답도 나온다. 허허허


'정원으로부터 온 작은 쉼표'


서평을 적다보면 기존 홍보 문구 외 나만의 멋진 문장으로 책을 소개하고프다. 하지만 위 문장을 뛰어 넘을 글을 도저히..생각해 낼 수가 없다. 뭐 괜찮다. 베끼고 흉내내면서 내 글쓰는 실력은 아주 조금씩 성장할 것이고 티 블렌딩..  나 만의 차를 만드는 과정도 그러하리라 짐작된다. 배우고 익히고 그리고 나만의 것으로...참으로 행복한 과정 아닌가~


#티블렌딩 #KTMA_BOOKS #티블렌딩정원사 #박세미 #김태은 #차 #책추천 #티마스터 #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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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스트 : 음식으로 본 나의 삶
스탠리 투치 지음, 이리나 옮김 / 이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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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리 투치 TASTE 


이 책은 음식 에세이이다. 

작가는 뉴욕에서 이탈리아 그리고 런던, 그리고 로스앤젤레스의 기억까지 끄집어내어 그에게 특별했던 음식과 자신의 이야기,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를 여기 책에 담았다. 


고등학교에서 한국지리, 세계지리, 여행지리 과목을 가르치다 보면 여러 가지를 학습하지만 모든 것은 세계 시민으로서의 역량으로 가장 기본이 될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지식을 쌓게 해주는 것이 일차적인 목적이다. 이를 위해 세계 각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다양성을 이해하도록 그들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기후, 지형과 같은 자연지리적 요소를 바탕으로 종교, 산업 등 인문학적 개념을 가르친다. 이때 학생들이 가장 흥미롭게 대하는 것은 '음식'이다. 

민족, 종교, 기후, 지형, 빈부의 차에 따라서도 달라지는 그 지역, 그 가족들만의 레시피... 

작가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하나의 사례가 되어 '음식'을 통해 자신에 대한 이해를 구하고 남에 대해 이해를 구하는 부탁을 진솔하게 자신의 어릴 적부터 누적된 경험을 풀어내며 독자들에게 부탁하고 있는 듯하다. 아래와 같은 솔직함으로 말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며칠 이상 머무르는 일은 꽤 고통스럽다. ~ 나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햇빛과 비가 내리지 않는 환경, 계절의 부재 그리고 그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작가는 우리의 예전 말로 본적이라고 해야하나? 이탈리아계이며, 뉴욕으로 이주한 이주민의 후손이며, 런던과 다양한 지역에서 거주한 경험을 토대로 이 책에 적힌 정보를 옮겨 나 스스로에게도 세계 시민이 될 역량을 갖출 기회를 제공해 본다. 


뉴욕의 유대인 델리(조리된 육류나 치즈, 흔하지 않은 수입 식품을 파는 가게)의 음식 

+ "당신이 음식을 다 먹었다면 우리가 뭔가 잘못한 겁니다." 샌드위치가 너무 커서 하나를 다 먹기는커녕 거대한 호밀과 아직 따스한 파스트리미를 입에 넣는 것만으로도 벅차지만 하나만 주문해서 나눠 먹는 건 혀용되지 않는다. 


이탈리아계 

+ 남은 피자 도우로 만드는 손바닥 크기의 튀김이다. 체폴레(반죽 안에 멸치를 몇 마리 넣는 것이다.)처럼 올리브 오일에 튀겨서 잠시 식힌 뒤 설탕을 발라 놓으면.... 

+ 스파게티와 단백질을 함께 내놓아서는 안된다. ~ 식사의 의도된 흐름을 망쳤을 뿐 아니라 파스타와 빵을 함께 먹는 것과 다름없는 저속한 행동을 했다고 말이다. ~빵은 파스타를 먹은 뒤 남은 소스를 닦아내기 위한 '스카르페토(작은 신발이라는 뜻)'로만 사용되어야 하는 것처럼... 

+ 프랑스 요리에서는 채소, 토마토 가끔은 고기를 넣어 만든 스튜를 '라구'라고 한다. 이 라구를 이탈리아어 라구로 바꿔서 전파시킨 사람도 프랑스인이라고 한다. 라구는 메인 요리로만 제공되다가 1800년대 들어서야 파스타에 쓰였고, 그때부터 라구 안에 어떤 종류든 꼭 고기를 넣어 생파스타나 건파스타와 함께 제공되는 소스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성당에 제대로 나가지는 않았지만 이탈리아계 가톨릭 가족으로서 우리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생선만 먹었다. 

+ 축제 전날 밤에는 육류를 먹지 않는 로마의 전통을 따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곱 물고기의 축제'라고 부르지만~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 바깔라~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 요리... 


우리 집에서는 크리스마스에 아주 특별한 음식을 제공한다. '팀파노'라는 이 음식은 파스타, 라구, 살라미, 여러 가지 치즈, 삶은 달걀, 그리고 미트볼을 채운 페이스트리 같은 둥근 반죽을 구운 것이다. 

+크리스마스를 비롯한 특별한 날에 제공하는 이 전통 음식의 레시피는 친가 쪽 가족들이 미국으로 가져왔다. 


해산물 스튜는 대체로 어부들이 잡은 것들 중에서 시장성이 떨어지거나 팔리지는 않았지만 좋은 부분을 활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어부들은 종종 오랜 시간 바다에 나가 있으면 통조림이나 때로는 신선한 토마토, 마늘, 양파, 기름 그리고 소금을 배에 싣고 가서 그날 잡은 것들로 스튜를 만들었다. ~ 더 이상 해산물 스튜는 가난한 요리가 아니다.~


이렇듯 작가의 주변에서 비롯된 어떠한 신조는 여러 세대 동안 존재해 왔고 합리적이기 때문에 그는 기꺼이 준수하고 있다. 남이 보기에 답답하고 고개가 갸웃거려질지라도...

음식에 대한 이해...사람에 대한 이해의 첫 발자국일 듯 하다.


#도서협찬 #음식 #에세이 #스탠리투치 #테이스트 #스탠리투치의테이스트 #이리나 #음식에세이 #파스타 #테이스트_음식으로본나의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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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무레 요코 지음, 이수은 옮김 / 라곰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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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지 못하는 사람들 


샘플북 뒤 표지에 적힌 글을 소개하고자 한다. 

쌓여 있는 옷과 책, 오랜 사진과 편지들... 

인생에서 가장 힘든 선택을 앞둔 사람들 

과연 물건을 버리고, 삶을 가볍게 정리할 수 있을까? 


[못 버리는 언니, 버리려는 동생] 

"뭔가 버릴 옷들을 보고 있으면 나도 이렇게 전 남편한테 버림받았구나 싶어" 

[책벌레와 피규어, 수집가의 신혼집 논쟁] 

"인생에서 가장 힘든 선택을 해야 하다니" 

[쌓아두는 엄마] 

"어떻게 됐어~사놓고 잊어버렸으니 별수 없잖니." 


소소한 일상을 경쾌하고 유머르스한 문장으로 표현한 [카모메 식당]의 원작을 쓴 작가의 작품이란 것이 내겐 가장 큰 매력이었다. 

[쌓아두는 엄마] 샘플북을 읽으면서 샘플북답게? 얇은 두께여서 아주 적은 분량의 이야기가 제공되었기에 그만큼 궁금한 부분이 많은 것이 매력이 되어 버렸다. 과연 엄마는 계속 쌓아나갈 것인가? 쌓인 것을 먹는 것을 버리면 안 되는 세대답게 유통기한을 넘기지 않게 잘 소비해 낼 수 있을 것인가? 딸은 계속 엄마에게 짜증을 낼 것인가? 엄마는 계속 삐치고 또 달래지고 할 것인가? 이 도돌이표 같은 상황은 어떻게 마무리가 될 것인가? 


엄마의 대사를 읽다 보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이 든다. 

자연재해 때문이라지 않은가? 

그리고 잊을 수 있지 않은가? 

잉여를 나눌 수 없는 낯가림 역시 이해되지 않은가? 잉여 자체를 이해시키는 것도 어려울 터... 

이 모든 것이 이유가 되는데 가족인 딸은 이 모든 것이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그러니 남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것인가? 

그럼 역시 자연재해 때문인가? 그런데 자연재해에 대한 걱정을 어찌한단 말인가? 그렇다고 '순환 소비'를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절대 아닐 테고...


소설은 그렇다고 했다. 

등장인물들 한 명 한 명을 이해하다 보면 누군가와 공감하고 연대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게 된다고... 그래서 사람들이 사실에 기반한 지식과 정보 외 소설을 읽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된다는 것... 


버리지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통해 난 이 복잡한 사회를 살아가며 나이와 성별을 넘어 누군가의 손을 따스하게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을 가져본다. 

매력적인 책이라 생각된다. 


#도서협찬 #샘플북 #버리지못하는사람들 #무레요코 #라곰출판사 #힐링소설 #일본소설 #책추천 #소설 #카모메식당 #요코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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