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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정의 위로 - 버지니아 울프에게 '자기만의 삶'으로 쓴 답장
이혜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1월
평점 :
잠정의 위로
#이혜미 #위즈덤하우스
"지금 나의 방은 충분히 안온하고 풍요롭다. 그러나 정착하고 싶은 마음은 호기심, 권태, 불만 앞에서 언제나 힘을 잃고 만다."
이 책을
어떻게 소개하면 좋을까?
이 책을 다 읽은 후 책장에 꽂고 또 다른 책들을 보다가 문득 다시 이 책이 생각났을 때 '아 맞다.~이런 글이었어~'라고 기억을 끄집어낼 수 있도록 어떻게 기록할지 잠깐 고민을 해본다.
'당신은 누가 돌보죠?'라는 질문에 대한 해답을 써 내려가는 글이 아닐까~싶다.
해답을 찾는 단서, 근거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은 이 책을 이해하는데 없어서는 안 되는 소재이다.
그리고 미리 결계를 쳐 놓았다.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로 괜히 넘쳐 날 수 있는 쓸데없는 딴소리? 에 대한 사전 처방약으로 아래와 같이 미리 지어 놓았다.
'책 속 모든 문장은 실제로 겪은 허구이며, 이 책은 에세이이자 픽션이다. 필경 '나'의 이야기만은 아닐 터이다.'
그렇다고 쓸데없는 논란에 대한 겁쟁이의 글이 아니다.
'내가 펜을 종이에 대자마자 알아차렸듯이 고유한 정신없이는, 인간관계, 도덕성, 그리고 성에 대해 당신이 무엇을 진실이라 생각하는지 표현하지 않고서는 단 한 편의 서평도 쓸 수가 없습니다.'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이 분명하기에 자신의 고유한 정신을 책에 가감 없이 드러낸다.
영국 주간지 이야기를 옮겨 객관화한다. 2023년 5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치솟는 젊은 한국 여성의 자살률에 주목하여 여성에 대한 모순적인 기대 때문이라 분석했다. 전통적인 여성상을 따를 것을 강요받으면서도 동시에 학교나 일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극심한 경쟁을 견뎌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당신은 누가 돌보는가?' 한번 더 물어본다.
엄마가 되어 자식을 결혼을 해서 남편과 시댁식구들을.. 그전에 연애를 할 때도 남자친구를... 연애 전에도 자신의 미래보다는 가족의 부양과 유지에... 또는 다른 형제자매의 영달을 위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역할을...
작가의 마음은 이러한 사회의 여성에 대한 암묵적인 강요를 사회가.. 사회의 영향을 받은 가족이 한다면 누군가 이런 상황을 말해주고 깨우쳐주는 것이... 또 누군가는 쓸데없는 논쟁을 감수하고서라도 누군가 이 역할을 해줄 때 사회와 가족은 변화를 모색하려는 태동을 시작하겠지...라는 마음가짐이었나 싶다.
요즘 어수선한 정치 상황에서...'민주주의'에 대한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본다.
아무리 오래 살았고 오래 성찰하고 고민해도 혼자의 역량과 그릇의 크기 탓에 답에 가까이 가지 못할 때가 많다.
다른 사람의 글과 의견은 이때 중요하다.
이렇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 그러나 그 의견이 내 맘에 쏙 들리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듣는 것... 그리고 논리적으로 인간적으로 반박할 수 있으면 할 것... 그렇게 내 의견은 또 상대에게 또 하나의 다른 의견이 되어 절충안과 합의점에 도달해서 모두의 행복을 위해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 단 물리적인 충돌이나 협박, 강요, 비난, 모욕 없이 말이다.
언론에 한 사람이 나와 이런 말을 했다.
'사실을 말하는데도 이렇게 힘이 든다는 것을 요즘 느낍니다.'
작가의 하고 싶은 말... 사실은 무엇인가...
그 사실은...
과연 하지 못할 이야기인가? 불필요한 논쟁인가? 욕먹을 말인가? 너무 늦지는 않았는가? 어떤 부족함이 있어 무엇으로 채워야 한다고 당신은 강요, 비난, 모욕, 협박 없이 의견을 주고받는다고 생각하는가?
극우와 극좌를 배제한 독일의 연정에 대해 유시민 님이 이야기하신 것이 기억난다.
극단에 치우치는 일 없이 우리는 모두의 행복에 가까워지는 답을 찾기 위해 이야기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흉하게 보일 정도로 싸우지 말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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