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무선) 사계절 1318 문고 2
로버트 뉴턴 펙 지음, 김옥수 옮김 / 사계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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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던 날 


#로버트뉴턴펙 #김옥수 #사계절 


'우리 아버지 헤븐 펙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 돼지 잡는 일을 하시던 아버지는 참 다정다감하셨습니다.'라는 문구로 책은 시작한다.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나' '보브' '로버트'의 아버지는 돼지를 잡는 일을 하신다. 

소를 키우던 돼지를 키우던 닭을 키우던 그 축사를 가본 사람들은 알 듯하다. 

깨끗하게 매일같이 청소를 하더라도 그곳에 조금이라도 머문다면 몸에 배일 수밖에 없는 가축들의 냄새... 

일하는 내내 돼지를 잡는 일을 한다면 그 몸에서는 분명 냄새가 배이고 날 것이다. 

죽음을 떠올리는 퀴퀴한 냄새... 

그러나 주인공은 그 냄새를 이렇게 표현한다. 


'아빠의 온몸에서는 열심히 일한 냄새만 가득할 뿐이다.' 


괴롭히는 친구에게서 도망친 겁쟁이였던 장면과 새끼를 낳는 소를 돕는 위험천만한 장면에서 용기를 내는 순간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보브'(그래 주인공을 보브라고 부르는 것이 가장 기분이 좋다.)는 이전보다 한 단계 쑤욱 성장한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선물로 받은 핑키, 이웃으로부터의 인정받음은 다시 다음 단계로 접어들었고 그마저 깨끗하게 클리어해낼 수 있음을 암시하는 듯하다. 

아버지는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세이커(공동생활을 강조하는 미국 기독교의 일파) 교도로서 그리고 자랑스러운 농부로서 곧 내 농장이 될 이 땅을 위해서 가족을 위해서 말이다. 

보브는 충실하게 아버지의 이야기를 따르며 하나하나 성실하게 노동의 기술을 익히며 그 대가와 가치를 알아간다. 

가장 기분 좋아지는 장면은 아무래도 핑키를 데리고 러플랜드에 갔던 장면이다. 

가장 슬퍼지는 장면은 아빠와 보브가 대화하는 장면이다. 곧 아빠가 이제 얼마 못 살 것 같다고 보브에게 말해주는 장면 말이다. 언제나 씩씩하고 용감했던 보브도 그 순간은 아빠가 자기를 껴안고 쓰다듬어 주기만 기다렸으니 말이다. 

가장 대견하던 장면은 아빠가 돌아가시고 엄마가 있었지만 아빠의 장례 절차를 홀로 해내는 장면이다.


엄마는 이렇게 말해주었다. 

"네가 모든 걸 의젓하게 처리하니 정말 고맙구나. 나 혼자서는 감당하지 못했을 거야. 로버트" 

극찬에 가까운 칭찬을 듣고 보브는 겸손하게 답한다. 

"아니에요. 엄마 할 수 있었을 거예요. 일할 사람이 엄마뿐이었다면 엄마도 잘하셨을 거예요." 

그렇게 엄마와 이웃들의 칭찬과 위로를 받고 아빠에게 13년 간 행복했다고 고백하는 마지막 인사는 참으로 대견하구나. 

우리 보브 다 컸네...라는 말을 듣기에 충분하지 않나 싶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이 커나가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닐 듯하다. 

몸이 커지는 만큼 우리 어른들은 그들의 마음과 예절이 성숙해지지 않는 것에 대해 매번 잔소리를 해대니 그 철드는 속도가 맘에 들지 않고 철드는 것을 못 보고 죽을지도 모를 말도 안 되는 고민도 한다. 이별과 슬픔 등에 더욱 그 속도가 더 져질까 노심초사이다. 

하지만... 로버트 역시 핑키와 아빠와의 이별을 겪었으나 그 슬픔은 로버트를 주저앉히지 못했다. 


돼지가 한 마리도 죽지 않는 날... 

아빠와 아빠의 이웃들이 모두 아빠의 장례에 참석한 그날... 

그날에 로버트는... 첫 등장에서 나오던 겁쟁이 로버트가 아니었다. 

여전히 커다란 아빠의 옷이 어색한 로버트지만 그것 또한 나중에 또 다른 로버트의 시작이니까~ 


아이의 성장과 그 성장을 지켜보며 도와주고 응원하는 이웃들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아빠에게서 나던 열심히 일할 때 나던 그 냄새가 다시 주인공에게서 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게 해주는 기분 좋아지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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