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진 미술관 - 이유리의 그림 속 권력 이야기
이유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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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울어진미술관


"여인이 늙은 것은 죄악이 있기 때문이다." 

위 문장만 읽는 사람들은 도대체 누가 한 말인지 궁금해할 듯하다. 

여성과 노인을 한 번에...훅 

작품 '피에타'에서 죽은 예수님보다 젊어 보이는 성모 마리아 모습에 대해 논란이 일자 그에 대한 답변으로 미켈란젤로가 했던 말이란다. 


요즘 나이 듦에 대해 고민이 있다 보니..아래 글 역시 눈에 들어온다.

조선은 나이 듦을 어떻게 바라보았는지에 대한 책 내용을 옮겨본다. 

"노인의 열 가지 좌절이란, 대낮에는 꾸벅꾸벅 졸음이 오고 밤에는 잠이 오지 않으며, 곡할 때에는 눈물이 없고, 웃을 때에는 눈물이 흐르며, 30년 전 일은 모두 기억되어도 눈앞의 일은 문득 잊어버리며, 고기를 먹으면 배 속에 들어가는 것은 없이 모두 이 사이에 끼며, 흰 얼굴은 도리어 검어지고 검은 머리는 도리어 희어지는 것이다." 

약간의 해학이 묻어나지만 학자 이익의 성호사설에 나오는 말이라고 한다. 


늙음이란 순수하지 못한 것이고 약하다는 인식.. 나이 듦 자체가 징벌이라는 생각.. 

노년의 지혜가, 노하우가, 다음 세대의 안내판 역할을 해줄 기대감 없이 지금과 같은 기술 환경 속에서 노년들에게 청해 들을 지혜가 별로 남아 있지 않은... 오히려 짐이 되는... 사회의 생산성과 쓸모에 보탬이 안 되는 '잉여'로 여겨지는 존재로서... 


이 책에서는 미술 작품에 드러난 나이 듦, 인종, 아동, 여성, 장애, 빈민, 희생양으로서의 소수에 대한 편견, 비아냥을 설명해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평소 잘 느끼지 못하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느낀다. 

무섭다. 

내가 겁이 나는 이유는 이런 그림을 후원하거나 그리는 사람과는 내가 거리가 멀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나도 기울어진 미술관에 걸려있는 작품에 나오는 사람 중 한 명일 거란 생각이 스윽... 깃들어서일까? 

누가 날 그렇게 대하는 것이 공포스러울 뿐이다. 

아직 내겐 벌어지지 않은 일인데도 이리 지레 겁이 나는데... 

이미 그림 속 권력에 피해를 본 많은 사람들은... 

얼마나 무서웠을까? 속상했을까? 눈물이 났을까? 


세상이 좀 따스하면 좋을 것 같다. 

지금 당장은 이 책을 한번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뿐이다.


한겨레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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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울수록 풍요로워진다 - 삶을 회복하는 힘, 팬데믹 이후 우리에게 필요한 세상
목수정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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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울수록풍요로워진다


이 책의 작가의 말은 요즘 고3 아이들이 쓰는 자기소개서 두괄식 같다. 

바로 옮겨 본다. 

'소수가 언제나 옳은 건 아니지만, 굴종을 거부하고 다른 길에 들어서는 사람은 늘 소수였기에' 

'이 책은 그 기록들을 모으고 간추린 것이다. 지나온 길목 어디에서나 인간의 존엄을 끌어내려, 발아래 굴복시키고자 길을 막고서 있는 자본이 있었고, 거기에 맞서 분투하는 소수의 시민들이 있었다. ~' 

'단일 사고를 강요하는 시대에 이 각별히 불온한 생각들을 기꺼이 책으로 엮어주신 한겨레 출판사에 깊이 감사드린다.' 


언제나 옳은 것은 아니지만 늘 귀 기울여야 하는 소수의 의견이 적혀있다. 

자신들이 이익을 위해서라면 인간의 존엄은 늘 그들 발밑에 두려는 자본의 행태가 적혀있다. 

단일 사고를 강요하는 이 시대에 꿋꿋하게 다양성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의 분투를 적고 있다. 

'좌파'를 이렇게 정의한다. 

"좌파란 무엇보다 예리한 비판의식을 가진 사람을 뜻합니다." 

좌파란 그 비판의식을 갖고 투덜대고 불평하고 그래서 시끄러울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러한 비판은 새로운 시대를 열어주는 시작이 될 수 있고 그 문을 통과해서 우리는 지금보다 더 풍요로워질 수 있다고 작가는 말하고 싶은 듯하다. 


전체주의는 생각의 차단에서부터 시작한다. 

"사람들의 공포를 지배하는 자가 그들의 영혼의 주인이 된다." 

책의 중반부터는 이야기가 무겁고 굵직한 느낌이다. 

읽으면서 좀 더 차분해지고 진지해진다. 


자본, 언론 그리고 선동... 

그런 와중에 아래 글이 언급된다. 

독일의 빌트지에서 독일의 어린이들에게 적은 편지가 인상 깊다. 

"~여러분들을 희생양으로 삼았던 방역 정책에 대해 사과한다. 그동안의 폭력과 무시, 고립, 고독의 희생양이 되게 해서 미안하다.~" 


우리들 다수의 귀에는 잘 들리지 않은 소수의 이야기... 

답답하고 먹먹하다. 

그냥 태풍이 무사히 지나가서 하늘이 개면...

콜라와 팝콘 대신 동네에서 나오는 건강한 음료를 판매하는 영화관에서 다양한 영화 중 하나를 골라보고.. 돌아오는 길이 챙겨간 빈병에 올리브기름을 담아올 수 있는 마켓에 가고 싶다. 그리고 집에 곧장 가기 싫으면 친절한 북소믈리에가 있는 동네서점에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고 추천받은 책 한 권 집어와도 괜찮지 않을까? 저녁은 냉장고에 음식물들이 제법 남아있을 때 어떤 식사를 준비할지 남은 식재료로 완성할 수 있는 음식을 제안해주는 앱을 따라 요리를 하고 재료가 혹시 모자라면 집 주변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아 싼 가격에 팔고 있는 식품을 알려주는 앱을 통해 채우면 될 듯...

이렇게 살고 싶다...


한겨레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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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여행
오은주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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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나의...... 여행 

책 제목 여백이 보인다. 

두어 장 넘기면 역시 비어있는 엽서 그림에 비어 있음이 뭔가 채워보라 툭 건네는 작가의 말이 들린다. 

표지는 지중해 어디 즈음인가? 

화가 고흐가 그렸던 사이프러스 나무?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의 집들의 적색 지붕? 파란 하늘 같은 파란 지중해? 

테두리를 노란색으로 덧대어 그린 선이 눈에 들어온다. 

예쁜 경관을 보라고 제목과 저자의 이름은 정말 작게 작게 더는 안 되겠다 싶을 정도로만 작은 크기이다. 

돋보이려는 노력도 없는 약간 둥근 고딕으로...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다. 

아니 하루하루이며 200일이다. 

365일을 왜 안 채우셨을까?라는 우문을 하고 싶다. ^^ 

진짜 많이 다니셨다.라는 생각이 사실 가장 먼저 들었다. 

만약 팬데믹 상황이 아니었다면 365번?이라고 해야 할까? 채울 수 있었을 듯 


사진 한 장이 주는 여행의 의미 

죄송하지만 특별함? 이 없는 사진들이라고 해도... 될 듯하다. 

에펠탑에서 찍은 에펠탑 없는 파리 사진이 있고, 에펠탑을 찍은 파리 사진이 있다. 

한번 정도 봄 직한 곳들의 랜드마크이며 굳이 주변의 사람들을 물리치고 찍으려는 노력도 없는 듯 보인다. 

그런데 그 사진 한 장이.... 작가를 통해 내게도 그곳에서의 여행이 주는 만족감과 웃음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조지아, 아르메니아, 아제르바이잔.... 누군가에게 낯선 코카서스 3국부터... 잘 알려진 곳을 모두 포함해서... 


가고 싶다! 


어둠이 빛의 부재인 것처럼 

여행은 일상의 부재라는 말이 기억난다. 

지금은 여행이 사라진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사실 지친다. 훌쩍 떠나고 싶다. 

파랗고 붉은 초록 초록하기도 한 곳으로.... 

사람 냄새 음식 냄새가 물씬 나는 곳으로.... 

사진 한 장 남겨 그 뒤로 사골 끓여내 듯 그 느낌을 오래오래 우려내어 그 속으로 빠져들 수 있을 곳으로... 


여행 다니는 기분으로... 적는다. 가고 싶다고...


메이킹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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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동남아 - 30개의 주제로 읽는 동남아시아의 역사, 문화, 정치
강희정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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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고3 평가원 9월 모의고사가 끝났다. 

한창 9월에 접수할 수시 원서를 작성하기 위한 상담과 11월에 볼 수능 원서를 쓰고 사진을 붙이고 마무리하는 바쁜 시기...사회탐구과목의 하나인 세계지리 수능특강에는 몬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내용이 (1)~(3)으로 집필되어 있다. 

몬순 아시아로 남부아시아와 동남 아시아를 묶어 해당 지역에 자연지리와 인문 지리를 설명한다. 


아오자이도 나오고 바롱도 나온다. 

베트남 커피도 나오고 바나나도 나온다. 

하얀 황금이라는 주석도 나온다. 


이게 뭐지? 이 책은 도대체 뭐지? 하면서 읽었다. 

음~

솔직히 수능특강보다 재밌다. ^^; 

뭐 딱딱한 문제집보다 책이 재미있는 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 책을 읽고 수능특강을 풀어도 좋을 듯하고 수능특강을 풀고 이 책을 읽어도 좋을 듯하다. 재밌고 유익하다. 단순한 평가지만 딱 맞는 말이다. ^^ 

고3 학생 세계지리 문제 풀이 역량을 키우려고 만든 책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동남아시아 지역 전문가의 넓은 안목과 깊은 이해, 쉬운 표현으로 "아하~!"라는 탄성이 나온다. 


로힝야 족의 박해 이유의 배경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고3 학생들이 많을 듯하다. 

물론 실력 있는 지리 선생님께 학교에서 배웠겠지만 시간에 쫓기는 많은 고3 학생들이 스윽 외우고 지나쳤다면 말이다. 

힌두교도인 타밀족의 일부를 스리랑카로 이주시켜 스리랑카의 불교도인 원주민과 타밀족의 갈등을 유발한 제국주의자들의 의도가 겹쳐 떠오른다. 

알고 있는 지식에 또 다른 지식이 더해져서 이해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느낀다. 

단순하게 수능특강에 있는 지식과만 겹쳐지는 것이 다는 아니다. 

생소한 동남아시아의 음악이 나오고 정치가 나온다. 

잘 알거라 생각했던 음식은 두말할 것 없다. 잘 몰라 묻지 못하는 질문도 대신해준다. 

왜 베트남, 타이 음식에 비해 인도네시아 음식을 잘 모르는지? 세계에서 가장 맛난 음식으로 자주 소개되는 그곳의 음식을 말이다. 


가끔 아주 가끔 공부가 재미있을 때가 있지 않나? 

눈이 시리고 오래 앉아 있으면 허리가 아픈데.. 그리고 아주 바쁜데... 

오래간만에 재밌게 읽은 책이다. 

공부했다. 그리고 지평이 넓어졌다는 표현이 맞을까?

몬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서 몬순 아시아에 속한 동남아시아를 이제 조금 더 잘 가르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조금 생겼다. 

이전보다는 확실히 더 잘 가르칠 수 있을 듯하다. 

공부는 재밌게 하고 뭔가 나름의 성취를 이룬 듯한 느낌이 들 때 뿌듯하지 않나? 

오늘 좀 뿌듯하다. ^^ 

지리를 가르치는 교사가 아니더라도 

지리 문제를 풀어야 하는 고3이 아니더라도... 

우리보다 위도가 조금 낮고 경도가 조금 서쪽에 치우친 더운 곳에 사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놓은 책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오해하지 마시라! 

지리 공부 아닙니다! 그런데 공부라고 생각해도 재미있습니다. ^^ 


한겨레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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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리치의 일본 미학 - 경계인이 바라본 반세기
도널드 리치 지음, 박경환.윤영수 옮김 / 글항아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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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미국에서 출생했다. 

일본에서 외국인(가이진_밖에서 온 사람)으로 경계인으로 오랜 시간 자국민만큼 살았다. 

작가는 2013년 사망했다. 


본래 딴지를 잘 걸고 호기심이 많아 질문이 많은 난.... 생각해본다. 


작가의 태생이 미국이 아니었다면 

작가가 우리나라에서 살았고 우리나라에 대해 적었다면... 

작가가 지금도 살아계셔서 현재 일본에 대해 적고 있다면 혹시 변할 내용이 있을까? 


이런 호기심은 우선 접어두고 자국민이 쓴 자기 나라의 이야기가 소히 말하는 '국뽕'에 차서 객관적이지 못한 견해를 보이는 것이 걸러지는 장치로 외국인의 눈으로 본 우리랑 비슷하지만 비슷한 것이 조금 불편한 바로 옆 나라에 대한 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가 좀 더 오래 사셨거나 아님 그 오랜 기간 일본에만 머무르지 말고 우리나라에도 좀 거주하면서 우리나라에 대한 책도 저술하고 비교해서 무조건 이기고 나아야 한다는 떼를 쓰지 않을 테니 일본과의 비교도 해주었으면 좀 더 좋았겠다. 생각을 해본다. 

워크맨과 망가, 파친코를 읽을 때 특히 그렇다. 

비슷한가? 아닌가? 우린 그런 다른 면이 보이는가? 싫어한 만큼 만나지 않고 교류하지 않아서인가? 만나지 않더라도 주고받은 것이 꽤 있어서 그런 건가? 

일본에 대해 읽으며 쭉쭉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꾸 멈춘다. 

일본은 그렇구나. 그럼 우린? 나도? 어~ 이건 좀 다른데? 


예전 '축소지향의 일본인'과 같은 책을 다시 보고픈 생각을 불러일으키는 책이다. 

일본은 가만 생각해보면~ 아~ 맞다. 정말 우리랑 비슷하구나. 싶기도 하고, 아~ 일본인들의 생각과 행동은 이런 상황, 이런 역사적 사건과 배경에서 시작되는구나.라고 알아가는 게 재밌기도 하고... 그렇게 그렇게 늘 궁금한 사람들이 사는 나라이다.


뜬금없지만 얼마 전 본 영화 '한산'의 대사가 떠오른다. 

누가 묻는다. 

이 전쟁은 도대체 무엇입니까?

누가 대답했다. 


이 전쟁은....'의'와 '불의'의 싸움이다. 


'한국'과 '일본'의 싸움으로 표현하기보다 훨씬 적절한 단어가 아닌가 싶다. 

불의한 자들의 싸움과 이익 추구에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이 등을 돌리고 척을 졌다. 사실 오랜 기간 동안 교류하며 잘 지냈어도 괜찮았을 이웃이거늘..


글항아리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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