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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미술관 - 양정무의 미술 에세이
양정무 지음 / 창비 / 2021년 8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서평의 시작은 역시 이 책을 짧게 표현해봐야 하지 않을까?
마술과 같은 미술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보려고 노력한 책이라고 적을 수 있을 듯하다.
'마술 같은 미술'이란 문장은 저자가 책 표지 바로 다음 장에 사인과 함께 적어준 글귀인데 오호~라는 감탄사가 나도 몰래 나왔던 표현이다. 마술 같은 미술, 미술은 마술같이 캔버스에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또 마술같이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하는 능력이 있다는 표현이리라.
책의 처음은 석고 데셍, 클래식, 그랜드투어라는 단어와 함께 시작하여, 올림픽과 인체 조각으로 고전은 없다.라는 첫 글 묶음을 마무리하고, 두 번째 글 묶음으로 문명의 표정에서는 웃음과 무표정, 웃지만 웃는 것이 아닌 표정, 그리고 그 외 다양한 미술의 표정을 고찰한다. 반전의 박물관, 미술과 팬데믹에서는 스페인독감, 흑사병이 창궐하던 시대의 미술과 인간에 대한 과거 이야기는 현재의 펜데믹 상황을 동시에 떠올려 생각해 하는 글이었다. 고통을 통해 위로를 얻다.라는 소제목과 그 고통을 보통의 인간으로 고스란히 겪는 예술가들의 삶까지…. 삶이 곧 고통이었던 보통 사람들을 위화감 없이 성전에서 초라한 모습으로 맞이하며 고단함을 어루만져 주었을 도나텔로의 막달라 마리아, 세례자 요한의 조각 사진을 지나…. 인간에게 미술은 무엇인가? 라는 궁극의 문제를 함께 고민해보며 그 질문에 도전해보자.라는 작가의 마지막 말과 함께 미술과 함께하는 인간의 모습을 들여다보고 있는 책이다.
자꾸 마술 같은 미술이라는 작가의 표현이 머릿속에서 맴돈다.
미술, 음악으로 역경을 극복하고 나눔과 배려를 실천했던 과거의 사례가 오늘도 고스란히 전해져서 선한 영향력이 발휘되기를…. 그 속에서 나 역시 붓과 악기가 아니더라도 말 한마디 글 한 줄만이라도 내 주변을 안심시키고 따스하게 할 수 있기를 바라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는 책을 한 권 잘 읽었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