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공간 건축 - 인문학으로 다시보는 공간
양용기 지음 / 크레파스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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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하면 떠오르는 것을 적어본다. 

토목, 디자인..... 흠... 자연 계열이지만 가끔 인문 계열에서도 모집? 역시 아는 게 그다지 없다. 

건축 전공자만 책 제목에 '건축'이라고 들어간 책들을 읽지 않을까? 싶었으나, 왜 그런지 요즘 건축에 관한 책들에 손과 눈이 많이 간다. 


책에서는 우선 굴 속에서 살다가 굴 밖으로 나오는 사람들의 첫 번째 집을 상상하게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권력자의 의지와 안전하면서도 자유롭고 싶은 사람들 사이의 간극을 설명해준다. 

어느 시대든 그 시대를 사는 권력자의 의도는 여러 건축물로 나타나고 그 권력에 속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갈등을 처음, 그리고 아주 조금 인지할 수 있게 해준다. 물론 개인의 정체성과 집단의 성향으로 달리 표현되는 갈등으로 표현을 바꿀 수도 있다. 

계속 이어지는 건축에 대한 소개는 굴 밖으로 나온 인간이 공간에 무엇을 담으려는지에 대한 의지와 실천, 인간을 닮으려는 건축, 자연을 닮으려는 건축 그리고 인간과 공간이 서로 주고받는 영향에 대해 소개한다.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듯 하나하나의 건축물들이 이루어진 도시가 담고 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며, 도시는 미술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음악이라고 억지스럽지 않게 우기기도 한다. ^^ 그리고 도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이야기하듯 다시 하나하나의 건축물의 시간을 다룬다. 지루할 틈 없이 타임라인은 첫 페이지에서 마지막 표지까지 이어진다. 


조선 후기 지리서인 이중환 님의 '택리지'를 대학에서 공부한 적이 있다. 

조선 팔도에서 '사람이 살만한 곳이 어디인가?'를 자유롭게 기술한 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실학의 영향을 받아 기존의 풍수에서 확장하여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면이 우수하다고 부각되지만, 외국에서는 '인심'과 '산수'에서 논한 같이 사는 사람들의 성향과 정서적인 면을 고려한 것이 정말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지리서로 배웠다. 

뜬금없이 양용기 님의 '사람 공간 건축'을 읽고 택리지를 소환한 이유는 택지리가 '살만한 곳이 어디인지?'를 논한 것처럼 살만한 집이, 건축물이, 도시가 어디인지~ 논한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건축물이 이전 시대의 흐름에 머무르지 않고 늘 재창조와 변화를 꾀하는 건축가들과 그들의 의지가 담긴 건축물, 도시의 이야기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안에는 단순히 디자인과 형태만 있는 것이 아니고 지은 사람과 사는 사람, 이웃, 그리고 자연을 닮고 그 안에 미술과 음악이 있는 건축에 담긴 이야기가 있어서인가보다. 택리지의 주제를 본떠 사람이 살만한 건축은? 이란 부제를 붙이고 싶은 마음이랄까?


크레파스북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사람공간건축 #인문학으로다시보는공간 #크레파스북 #양용기 #건축 #책추천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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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티켓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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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뒤 표지에 댈러스 모닝 뉴스의 책 소개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있다. 


~많은 인물들이 죽지만...이라고... 


그런가 보다 했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런 혼란스러운 사회, 시대이니까~라고.. 

하지만 인물들의 죽어가는 과정은... 특히 주인공이 아닌 주변 인물들일 수록 더더욱... 너무 허망하고 그 사람의 지금까지 쌓아 올린 삶이 너무 한순간에 무너져내리는 것을 본다. 

한동안 읽은 적 없는 과격함과 거친 면이 있고.. 늘 당하는 약자의 피해가 고스란히 그것도 자주 발생하는 속상함이 이야기 속에서 등장하지만, 부모님의 등장에서부터 할아버지 손을 잡고 나서는 순간부터 다시 그곳으로 돌아와서 정착해나가는 주인공의 동선을 따라 계속 같이 걷고 말을 타며 함께 머무르는 듯한 기분으로 책을 읽게 된다. 


돼지의 등장은 좀 놀라웠다. 

하얀 돼지... 

작가는 이 돼지를 왜 등장시켰을까? 마음대로 행동하기도 하고 홀로 생각에 잠겨 본인의 의지대로 움직이지만 자제하기도 하고 폭주하기도 하는... 돼지... 

책을 읽고 불현듯 드는 이런 답 없는? 아니면 바로 답을 확인할 수 없는 의문에 나 나름대로의 답을 내리는 행복이 책 읽기 행복 중 하나 아닐까? 

세상에는 그 돼지 만도 못한 자들이 참 많다고 생각된다. 특히 작가가 오려낸 그 시대의 그 순간 등장하는 사람들 중 스스로 동물과는 다르다고 자평하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돼지에 부끄러운 사고와 행동이 얼마나 많이 나오는지 계속 자문하라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묻는 듯하다. 


시대를 탓하지 말아야겠다. 

주어진 상황을 핑계 삼아 너무 가라앉거나 용기를 잃지 말아야겠다. 

돼지만큼은 살아야 하지 않을까? 내 주변 누군가에게 편견과 차별과 혐오표현은 하지 말아야겠다. 

아무도 없는 새벽 언덕에서 밤하늘을 보며 내 별을 찾는 그 누군가의 삶의 순간처럼 살려고 노력해봐야겠다. 는 생각을 해본다. 


황금가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황금가지 #빅 티켓 #서평 #책 스타 그램 #북스타 그램 #조. R. 랜스데일 #박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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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윤여사
최은정 지음 / 자상한시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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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반짝반짝 윤여사'는 분홍 표지에 짤막하게 아래와 같이 소개하고 있다. 


깜박이는 10년의 기억을 반짝이게 담은 책이라고... 

그리고 어여쁘신 미소의 윤여사님이 "가는 거요? 또, 봅시다잉~"이라고 표지를.. ^^ 

누군가에게 뒷짐을 지고 부드럽지만 당차게 말씀하고 계신다. 

치매 노인이 소재인 이 책이 10년의 이야기를 적고 있다면, 분명 그 10년에 가까운 최근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흘러갈수록 그 끝을 예상하고 짐작이 되는 부분이기에 점점 어둡고 힘들고 슬플 테지만... 

윤여사님은 분명 겨울에게 인사하고 있는 것이다. 

표지에서 겨울을 이겨낸 봄의 한가운데에서 떠나보내는 겨울에게 또 보자고 멋지게 헤어지고 계신다. 

그리고 다시 보자고 당차게!!! 여유로운 뒷짐 진 자세로... 

표지 한 장에서 이 책을 읽는 것에 대해 그리 겁내지 않아도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고 표지를 열었다. 


"살아간다는 건 행복한 거여." 


"길어져라, 길어져라, 너에게 오는 슬픔의 길이 길어져라." 

.... 

이쯤 되면 이 책은 윤여사님 가족의 어록을 정리한 책인 듯하다. 

한마디 한마디로 새로운 상황을 정리하며 하루를 넘기고, 계절을 보내고, 다시 해를 넘겨 병세는 악화될지언정 얼굴 표정 환하게 그 시간들을 인사하며 보내고 다시 새로운 시간을 맞이하는 덤덤함과 용기를 마주하게 된다. 

꾸미지 않은 실제 돌봄의 현장을 기록한 것이며, 돌봄을 받고 행하는 사람이 분명했으나 그 테두리 안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미치는 선한 영향력으로 이제 누가 주체이고 객체인지 구분이 불분명해지며 모두에게 치유와 위로가 되는 모습이 끝까지 지속되는 모습에 자연스럽게 응원을 보내게 된다. 


그리고 이 모습이 곧 나와 내 주변에서... 

옛날 모범 상장, 표창장에 ~'타의 모범이 되어~'라는 문구가 갑자기 기억난다. 

작가에게 상장을 하나 주고 싶다. 나와 우리 가족, 이 책의 독자에게 모범이 되어~ 이 상장을 수여합니다.라고 커다란 부상과 함께 말이다.


자상한 시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자상한시간 #반짝반짝윤여사 #최은정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책추천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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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비니아
J.moonriver 지음 / 메이킹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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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런 책을 읽은 적이 있었나 싶다. 

여행기가 아님에도 여행기처럼 글의 무대인 곳이 잘 드러나면서 주인공들의 동선이 뚜렷하게 그려진다. 

잘 알려진 나라, 지역이 아닌 스리랑카 어느 시골 마을 소년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그곳에 나도 있는 듯한 느낌으로 과하지 않고 섬세하게 표현되었다. 

이야기의 처음 나민희에서 나미니 나미니야가 되고 라비니아로 되는 이야기도 웃음이 나온다. 끝에도 웃으며 책장을 덮었으면 했지만 그것 역시 이 책을 읽고 드는 감정...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들이 천천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주인공들은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지 않고 운명을 따라 살아나가며 가끔 용기를 내어 운명 안에서 힘을 내고 도전을 하는 것 역시 너무 좋은 흐름을 같이 타고 흘렀다. 

그렇다고 긴장이나 설렘이 없는 것도 아니다. 


p47에서는 이런 글이 있다. 

그때는 왜 그리 시간이 더디 가는 것처럼 느껴졌을까요? 저만치서 엉금엉금 기어 오는 일요일을 뛰어가서 머리를 꽁 쥐어 박고는 얼른 데리고 오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 


p181에서는 행복을 바라는 마음이... 

"저 뱀은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잡아먹는 특별한 뱀이야. 그러니까 라비니아도 행복해야 돼." 


그리고 하나하나 열거하지 않지만 

코끼리 고아원과 라비니아가 머무르게 된 고아원 이야기가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싱할라 사람들 속 자투리 어머니가 타밀 사람으로 살아가는 그곳의 갈등에 대한 사유 


학교 현장에서 가끔 시험 문항을 출제하다 보면 한 문항 속에 가르치려는 평가 요소를 너무 많이 담고 싶어서 욕심을 내는 경우가 있다. 물론 다 학생들을 위해 잘 내려다보니... 작가는 욕심쟁이라는 생각이 든다. 잔잔한 이야기 속에 작가는 독자들에게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자투리를 보세요. 라비니아를 생각해주세요. 그리고 그 둘의 동선을 따라 주변을 꼭 돌아봐주세요.라고 많은 말을 건네고 있는 듯하다. 욕심쟁이 독자로서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은 책 속에 담긴 작가의 속마음을 공감하고 싶다.


메이킹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라비니아 #메이킹북스 #J.moonriver #서평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스리랑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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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베어
해나 골드 지음, 레비 핀폴드 그림, 이민희 옮김 / 창비교육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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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비에서 출판한 강경수 님의 그림책 '눈보라'를 읽은 적 있다. 

뜬금없이 그림책? 그리고 또 북극곰? 

아이들도 알아야 할 사실이고 위기이며 어른들에게도 아무리 외쳐도 고치지 못하는 것을 어린아이들에게 이제 기대해야 하지 않을까? 그림책이 그 어떤 기후 위기에 대한 경고를 말하는 논문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북극곰? 하얀 털의 하얀 눈과 얼음 위 곰이 아닌 쓰레기통을 뒤지는 거무튀튀한 얼룩이 묻은 그림책 속 눈보라야 말로... 

그 어떤 동물보다 지금의 위기를 잘 나타내고 있지 않을까? 

북극곰을 대신할 다른 주연을 찾을 것이 아니라... 더 이상 이 스토리의 이야기는 쓰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곰이 한 마리도 살지 않는 베어 아일랜드 

그곳에 살고 있는 한 마리 곰의 시선은 늘 북쪽을 향한다. 

어찌 이곳에 외롭게 살고 있는지에 대해선 차마 다시 읽고 싶지 않을 정도로 슬프다. 

다시 스발바르.. 살만한 곳으로 돌아가는 과정도 가슴이 철렁해진다. 


주인공 에이프릴이 너무 예쁘고 기특할 뿐이다. 

나름 두툼한 책 속에 강렬하게 두 번 등장한 토르 역시 꼭 안아주고 싶다. 


읽는 책마다 닮고 싶은 주인공들이 참 많이 나온다. 

책 속 과학자 아빠도 선장도 그 누구도 아닌 작은 소녀와 당찬 소년이 부럽고 그 마음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다. 


p48 

그렇게 에이프릴은 '북극(Arctic)'이라는 단어가 곰을 의미하는 고대 그리스어 '아르크토스(Arktos)'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지구 윗부분을 둥글게 그리는 선을 뜻한다는 것도 알았다. 

p86 

"극지방 사람들은 백야 첫날에 특별한 의식을 치른대요. 우리도...뭔가 해 보면 어떨까요?" 

"그 사람들은 일단 술을 한 잔 마신 대요..." 

"... 그리고 현지인들은 땅에 해를 상징하는 신성한 원을 그리고 그 안에 둘러서서 그해 여름에 바라는 소원 세 가지를 빈대요. 행운을 비는 의식이죠." 

p139 

심지어 손목시계의 바늘도 멈추었다. 북극의 강력한 자성 때문이었다. 시간을 확인할 수 없으니 낮이 밤에, 밤이 낮에 섞여 들었다. 시간은 더 이상 시곗바늘과는 관계없는, 무한하고 마법 같은 어떤 것처럼 느껴졌다. 여름이었다. 인생 최고의 여름. 

p157 

처음에 곰은 그저 어슬렁거리며 눈발을 헤집고 다녔다. 그러다가 몇 분 후 절벽 끄트머리에서 섬을 등지고 북쪽을 향해 앉았다. 

그 순간 갑자기 분명해졌다. 모든 게 제자리에 들어맞았다. 

"그래, 저쪽이 고향인 거지? 북쪽"


창비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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