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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충 쉽게 찾기 - 곤충을 쉽게 찾고 공부하는 도감, 최신 개정판 ㅣ 자연 쉽게 찾기 시리즈
한영식 지음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24년 8월
평점 :
사실 시골에 집, 아니 작은 농막이라도 하나 지어놓고 안 그래도 빨리 흐르는 시간을 좀 붙잡아 두면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은 꼭 내 나이 비슷한 사람만 하는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아날로그, 슬로우 뭐 이런 단어를 붙이는 거창함이 아니더라도 발목 정도 담글 수 있는 작은 개울에 작은 텃밭, 밭으로 바꿀 욕심만큼만 예뻐도 되는 야생화 꽃밭, 집 뒤로 산죽.. 조금 멀리는 노송, 아카시나무... 가깝게는 배롱나무 한 그루... 맞다. 라일락도 좋아하는데... 목련 나무가 서운하다고 하려나...
이런 꿈을 잠시 멈칫거리게 하는 것이...
'벌레'라고 말하는 곤충 아닐까 싶다.
제주 살이를 계획하려고 제주의 오래된 집에 대해 검색하다 보면 벌레는 각오하라는 듯... 무서운 충고가 한 줄 꼭 쓰여있다.
사실 어려서부터 시골 살았으나 그다지 곤충과 친하게? 지낸 사이는 아니라고 스스로 판단이 된다.
그렇게 커서 인지 아들을 낳아도 그 흔한 곤충채집 같은 놀이?(곤충을 잡아 결국 죽을 때까지 갖고 노는... 행위라서 놀이라고 적는 것이 조금...)를 한 번도 한 기억이 없으니...
이런 내가 곤충 도감을 선물로 받고 읽어본다.
사실 처음부터 정독할 수 있는 책은 아니라서 여기저기.. 들쳐보는 수준이지만...
받자마자 처음으로 찾았던 곤충은 있다.
정말 쉽게 빨리 찾아지는지 지면이 허락하는 상황 속에서 멋진 정보와 지식이 전달되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꼬리명주나비' 이 아이가 첫 번째로 찾은 아이이다.
p231에 5컷으로 사진이 찍힌 채로 내가 알고 있는 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먹이로 쥐방울덩굴 소개되는 것을 보니 내가 찾던 아이 맞다.
어느 날 사는 곳 근처에 있는 조선시대 축조된 서호의 방죽을 산책하던 중
다른 나비의 잔망스러운 날갯짓과는 달리 우주와 깊은 물속을 유영하는 그 어떤 것처럼 천천히 날갯짓을 하는 나비를 본 적 있다.
잘못 본 것인지.. 내가 잠시 어지러움증을 느낀 건지
다시 봐도 그 나비는 그렇게 날았다.
영상을 찍고 지인들에게 이런 나비가 있다고 수다를 떨고...
그리고 알아낸 이름이 꼬리명주나비...
알을 꼭 쥐방울덩굴에만... 유충이 쥐방울덩굴만 먹기 때문에... 그런 정보를 알아냈다.
그리고 매년 그맘때 즉 7, 8월이면 서호를 걸을 때마다 그 아이들을 찾는다. 물론 쥐방울덩굴부터 찾아야 한다. ^^;
자주 자기를 보여주는 아이가 아니라는 사실까지 알게 되었기에...
책은 내가 알고 있는 것 이상을 전해주고 있다.
꼬리명주나비가 그렇게 우주를 유영하듯 날고 있는 것을 책은 사뿐사뿐 난다고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나는 습성 때문에 바람이 강한 곳에서는 살기 힘들다는 이유까지 덧붙여주어 이해를 돕는다.
북한에서는 '꼬리범나비'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매우 아름다운 나비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다는 칭찬과 안타까운 이야기를 보탠다.
폰만 꽃에 가져다대어도 이름을 가르쳐주는 세상을 살고 있어
예전에 사용하던 사전, 도감 같은 두꺼운 책은 뒷전으로 밀려난 지 오래지만..
언제고 내가 시골에 거처를 마련하면 이 책은 귀히 쓰일 터 그때까지 잘 갖고 있어야겠다.
자 이젠 서평은 그만 쓰려고 한다.
꼬리명주나비 다음으로 내가 초임발령을 받아 근무했던 여주 이포강 근처 사슴벌레들을 찾아야 하니까~ ^^
벌레라고 부르며 살고 싶은 곳에 머무르려는 마음을 멈칫거리게 만드는 걸림돌이 아니라...
그래 배롱나무, 라일락 말고도 쥐방울덩굴을 심어 꼬리명주나비를 모셔야겠다.라고 불러들이게 되는 손님 같은 생각이 들다니...
책이 갖고 있는 힘이 대단한 건지 내 귀가 얇은 건지 모르겠지만... 지금 난 웃고 다음 손님? 에 대한 정보를 찾고 있는 손이 바쁘다. ^^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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