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 - 울면서 떠난 세계여행, 2년의 방황 끝에 꿈을 찾다, 2024년 올해의 청소년 교양도서
홍시은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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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넘어 도망친 21살 대학생 


이 책은 아래 글을 옮기는 것으로 소개가 끝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p173 우리 그냥 멀리 떠나버리는 거 어때. 

물을 싫어한다고 말할 바에는 

수영하는 법을 모른다고 하는 게 어때. 


향신료를 안 먹는다고 말할 바에는 

그 맛을 잘 모른다고 하는 게 어때. 


좋아하는 게 없다고 말할 바에는 

나를 아직 잘 모른다고 하는 게 어때. 


이렇게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할 바에는 

아프리카 작은 마을을 보고 오는 게 어때. 


꿈이 없다고 말할 바에는 

피라미드에 가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게 어때. 


우리 이럴 바에는, 

그냥 멀리 떠나버리는 거 어때? 


사실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 하는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을 테지만 훌쩍 엉덩이를 방바닥이나 의자에서 떼고 일어나 짐을 챙겨 공항으로 갈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설혹 그렇게 큰 결심을 하고 실행에 옮기는 사람도 그때까지 고민하는 시간은 길었을 터... 젊은 나이에 이렇게 여행을 하는... 사람이란 도대체 그 용기의 크기가 얼마인지... 그것도 그 시기가 팬데믹 시기이니... 본인도 부모님과 주변인도 모두 내가 가늠할 수 없는 용기의 소유자일 것이라고 생각된다. 


p142~143 장애물이 곧 길이다. 

파쿠르 이야기도 흥미롭다. 

파쿠르는 그런 거예요. 모두가 길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 벗어나는 것, 담벼락을 타고 무너진 옥상을 활보하는 거죠. 우리가 바라보는 곳이 곧 우리의 길이에요. "기억해요. 장애물이 곧 길이다." 


책을 읽을수록 나도 이런 여행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TV를 봐도 여행 프로에서는 채널이 잠시 멈추게 된다. 

남부 이탈리아 여행 중에 어느 여배우가 바다에서 잠시 눈물을 흘리던 장면이.. 그렇게 울음이 나오던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 나온다. 

내게 이런 행복한 순간이 올 줄 몰랐다는 이야기로 기억이 된다. 

그 눈물의 이유는 그녀가 몸을 담그고 있던 그 바다가 꼭 세상 사람들이 꼭 가보라고 할 만큼 아름답고 예쁘고 멋진 곳이라서가 아닌 듯했다. 


이 책의 작가님이 적어 내려간 빛나는 시간들 

난 언제 그 시간을 만들어낼지.


언제 서야 그 장면을 만들어낼지... 

서두리지 않고 천천히 말이다. 

한라산 정상을 향해 오르면서 내내 안개 때문에 백록담을 보지 못할 것을 걱정하며 올랐고, 결국 안개에 보지 못한 서운한 마음을 뒤로하고 내려온 후 너무 쉽게 포기해 버린 그 장면을... 순간을... 

작가님은 포카라에서 스모그와 구름과 안개에 지지 않고 하루하루 숙박을 연장하며 천천히 기다리며 또 그 안에서 자신의 성찰을 이루어가는 것을 볼 때 내가 너무 무언가에 쫓기며 급하게 살아가고 있구나 싶다. 


샨티? 천천히~라는 말 맞나? 

천천히 성찰하며 살아가되 용기를 내야 할 때 너무 주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때 난 어디로 향할까? 

지중해 인근 파란 바다와 알록달록 절벽에 기댄 마을이 예쁜 아말피 해안도로를 운전하고 있는 내가 그려진다. 

이런 마무리라니... 책을 참 잘 읽었다고 생각된다. 


#푸른향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인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책제공 #협찬 #학교넘어도망친21살대학생 #홍시은 #푸른향기 #여행 #여행에세이 #에세이 #홍마오 #세계여행 #세계일주 #배낭여행 #아프리카 #인도 #이집트 #오지여행 #여행사진 #여행에미치다 #trip #travel #도서출판푸른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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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읽는 동남아 - 동남아시아의 어제와 오늘을 이끈 16인의 발자취
강희정 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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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로 읽는 동남아 


지리적으로는 참 가까운 지역인데.... 비행기로 4~5시간 안 범위 안에 들어오는... 

상대적으로 잘 모르고 살았던 국가들이 있는 지역이다. 

가까운 곳에 있는데 모른다는 것은... 

굳이 알고 지낼 필요가 없는? 괜히 삐딱하게 생각이 든다. 도움을 받을 것도 줄 것도 없는 그런... 계산적인 태도로 보았을 때 단도직입적으로 필요 없는~ 

저 멀리 유럽이나 미국에 대해서는 그들의 언어까지 습득해서 여행이든 유학이든 일자리를 찾아서든... 

그런데 지척에 있는 일본과 중국만 벗어나면 바로 다음에 나타나는 국가들이 있는 이 지역에 대해 우리는 참 무심하다고 느낀다. 


'동아시아사'라는 역사 과목이 있고, 

'세계지리'라는 지리 과목에서 '몬순 아시아와 오세아니아'라는 단원이 있기에... 교육과정 안에 있는 학생이나 밖에 있는 어른 모두 이 지역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고 이런 필요가 세계 시민이 갖춰야 하는 역량을 키우는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더 일찍 나왔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되는... 


읽는 내내 

어쩜 그렇게 동병상련 같은지... 

한때 고향을 떠나야 하는 것도 그렇고... 

독립을 위해 일하면서 가족들과 헤어지는 것뿐만 아니라 죽음을 당하는 사례까지... 

민족주의에 공산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자본주의 등등 다른 지역, 국가에서 시작된 사상을 도구로 사용하다가, 독립을 위해 똑같이 노력했으나 이후 후대에 좋은 평가를 받기도 또는 나라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기도... 

어쩜 그렇게 비슷하고... 같은지... 그렇지만 그 끝은 또 그렇게 다른 것 마저도 같은지... 

그 혼란스러움은 여기 소개되는 16인의 인물이 사망한 지금도 계속되기도 하고 그때와는 너무 다른 시대를 살아가기도 하고...


내가 태어나서 내가 사는 나라인데 나와 우리 마음대로 하지 못하고 

주변의 열강, 흑묘와 백묘처럼 내 나라의 이권을 노리는 것이 분명함에도 다른 적을 치기 위해 분명 적인데도 불구하고 같은 배를 타기도 해야 하는 속상함과 그 줄타기에서 오는 긴장감, 그리고 정체성의 혼란과 이후 목적을 달성한 후에도 그 이합집산에 따른 대가를 치러야 하는... 속상함이 인물들의 생애에 그대로 묻어나고 있음을 읽어내려갈 수 있다. 


p244 호세리잘 

1896년 8월 카티푸난은 그들이 주도한 필리핀 혁명 직전 호세 리잘을 마닐라에서 구출하려 했으나 리잘은 이를 거절한다. 결국 혁명의 열풍이 전국으로 번지던 12월 30일 호세 리잘은 스페인 정부에 의해 사형당한다. p242에는 호세 리잘의 총살 장면이 적나라하게 소개되고 있다. 


그 끝은 총살이다. 

피할 수 있었지만 피하지 않은... 죽음... 

인디오가 아닌 필리피노라는 '우리'를 만들기 위한 한평생의 삶을 살았던 호세 리잘의 이야기가 가장 인상 깊다. 


공과 사가 있고 

평가가 시대에 따라 모두 다르고... 

지금도 평가는 엇갈리는 16명 인물의 발자취를 통해 '동남아시아'라는 지역의 어제와 오늘이 연결되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책이라고 짧게 평하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인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인물로읽는동남아 #한겨레 #한겨레출판사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책추천 #동남아 #동남아시아 #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지리 #몬순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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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영국사 - 세계를 사로잡은 대중문화 종주국 영국의 도시와 역사 이야기
김현수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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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영국사 


세계를 사로잡은 대중문화 종주국 영국의 도시와 역사 이야기 


책의 무대가 우리나라의 영역 밖, 세계라면 늘 그에 대한 이야기를 우리나라에 적용해보곤 한다. 

우리나라의 30개 도시를 소개한 책 #30개도시로읽는한국사 도 있지만 혼자 떠오르는 대로 관련 개념을 적어본다.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가 만들어지고, 도시가 쇠퇴하며 흥하는 과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인구 증가, 인구의 집중, 배출과 흡인, 일자리 창출, 도시 재생, 젠트리피케이션, 철도망, 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교통축과 주요 교통수단의 변화와 같이 한 두 개의 원인이 아니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럼 

영국의 경우는? 

영국 내전, 가톨릭과 개신교, 면방직 공업, 노예무역, 에스파냐와의 전투, 운하 건설, 스코틀랜드와 웨일스, 아일랜드와의 갈등 및 이주민, 바이킹이라고 불러도 될까? 데인(덴마크) 사람들의 진출, 플랑드르 사람들의 이주 등 우리와는 또 다른 도시의 흥망성쇠 이유가 이 책에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역사, 지리학적으로 풀어내는 공통의 원인이야 같다 하더라도 옥스퍼드 대학생과 지역주민 간의 갈등으로 캠브리지가 생기는 것과 유사한 이야기가 우리나라에도 있었을까? 책 읽기를 멈추고 한번 찾아보게 된다. 


풍부한 이야기와 사례와 함께 책 장을 넘길 때마다 다양한 도시의 랜드마크와 주요 인물의 동상, 그리고 이해를 돕는 지도와 사진 자료들이 책의 수준이 꽤 높으면서도 쉽게 이해를 구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하게 한다. 작가는 특히 내 관심사와 일치하는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팀 이야기를 도시 이야기 말미에 언급해 줌으로 더욱 친근하게 우리가 알고 있는 팀의 연고지인 그 도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해준다. 


레스터 시티, 아스톤 빌라 등 특히 노리치의 플랑드르 이주민들이 키우던 애완동물로 카나리아를 언급하며 노리치 시티 FC의 마스코트가 된 유래와 같은 흥미로운 정보를 전해준다.


생각할 거리를 건네기도 한다. 


플리머스 이야기 속에는 드레이크라는 인물이 등장하는데 해적이며, 노예무역을 도운 사람이지만 에스파냐 해군을 무찌른 영국의 영웅으로 도시의 동상이 서있다. 우리는 그 인물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지.. 

노예무역으로 번 돈을 갖고 해당 도시의 거대한 성당이나 교회를 짓는 행위는 우리가 또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점점 다문화 시대가 되어가고 있는 지금 리버풀과 킹스턴어폰헐에 있는 이민자 가족 동상이 주는 메시지까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속에서 

도시가 흥하고 쇠하고... 다시 흥하기 위한 노력과 쇠한 상태에서도 흥했던 시절에 대한 향수, 보존하고 개발하고 재생하고... 

내가 살고 있고 이웃이 살고 있는 곳에 대한 관심은 바로 세계 시민으로서 살아야 할 우리가 갖춰야 할 역량이라는 것을 알고 이 책이 주는 정보와 지식을 다 습득해서 지혜로 만들고 그 지혜를 내가 아끼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전달할 수 있을지를 또 고민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인 이야기를 적었습니다. 


#30개도시로읽는영국사 #영국 #영국사 #도시 #다산초당 #책추천 #역사 #지리 #지정학 #김현수 #30개도시로읽는세계사 #30개도시로읽는미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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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의 말센스 - 국내 5성급 호텔에서 근무한 호텔리어의 다정하고 따듯한 말
권혜수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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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의 말센스 


"사람 때문에 힘들었지만, 웃게 한 것도 결국 사람이었다. 비수처럼 꽂히는 말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건넨 다정한 말 덕분에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었다." 


가만 보면 난 직업에 대해 알 기회가 주어지는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얼마 전 플로리스트에 대한 #어쩌다보니꽃 #카피라이터의일 #나는캐나다의한국인응급구조사 등 책이 맞은편 책장에 꽂혀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진로진학을 담당하려다 보니 그러려니 하지만, 은근 남들이 뭐 하며 어떻게 사는지에 관심이 참 많다. 

이런 나에게 지인은 오지랖이... 


이번엔 호텔리어 

호텔에서 숙박을 한 경험이 많지 않아서.. 

많이 예뻐하는 제자가 일본 호텔리어 프런트담당이었다가 무역 관련 출장 온 분들과 이런저런 소통을 하다 보니 그런 쪽 통번역과 비서직으로 근무지를 옮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 

베트남에서 말을 알아듣지 못해 프런트 호텔리어가 내게 언짢게 소리를 친 기억도 다시 스멀스멀... 무척 기분이 안 좋았었는데 내가 뭔가 잘못 알았거나 이해가 부족했다는 생각에 참기만 하고 오히려 미안해했던...(이 책을 읽어보니 그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보증금을 위해 신용카드를 원하던 것이었고, 난 이미 모든 결재가 끝났다고 생각해서 고집을 부리던... 이제야 내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호텔은... 내 생애주기와 생활반경을 따져보았을 때 남의 이야기 같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 것에 막연한 로망이 있는 나도 관심이 많은 직업군이기도 하다. 


일단 책 소개를 해보자. 

책 속에서는 두어 번 작가가 입사 면접 당시 받았던 질문을 되뇌는 부분이 나온다.


"저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이런 소개를 해서 합격한 사람이라면 호텔에서는 진짜 이런 능력과 태도를 갖춘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당연한 이야기를...) 

여기서 상대방은 호텔 투숙객은 당연히 포함되고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것을 시키는 직장의 상사와 선배도 포함되는 이야기가 인상 깊다. 각 자의 위치와 입장에만 갇혀있지 않은 태도. 


"호주에서 지낸 시간 동안 저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고, 문화 차이를 개방적인 태도로 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적었던 자기소개서를 다시 적고 싶다는... 아래와 같이 말이다. 

"호텔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일하다 보면 여러 갈등과 마찰이 생길 수 있겠지만, 온전히 이해되지 않더라도 꾹 참고 맡은 바 일은 잘 해내도록 하겠습니다."... 호텔리어가 무엇이든 이뤄 주는 마법사는 아니니까... 


파타고니아에서는 퇴사를 결심한 사원에게 마지막 절차가 입사 때 면접 보던 동영상을 보여주며 너와 우리 회사가 서로 보완할 점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고 하던데 그 기억에 입사 때 모습을 떠올리며 현재를 고민하는 이야기가 눈에 잘 띄었구나. 싶다. 


체크아웃을 늘려(늦춰) 주세요. 

음식을 싸서 객실에 아이에게 가져다주겠어요. 

공사 중인 수영장을 VIP가 일부라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세요._결국 사용 안 한... 

꽃을 미리 사주세요. 욕실에 수증기가 있게 미리 조치해 주세요. (문 제대로 안 닫고) 밤새 불이 켜져 잠을 못 잤어요. 

... 

정말 지불한 비용에 걸맞은 요구인지 모를 부탁과 떼쓰기 사이에 요청을 서비스라는 이름 하에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는지.. 그 와중에 밸런타인데이를 챙겨주는 스윗한 손님과 이런 고충을 자기 일처럼 이해하고 도와주는 호텔 식구들의 협업은 세상의 작은 축소판이라는 서두의 말을 읽는 내내 실감하게 해 준다.


호텔리어는 프런트 담당뿐만 아니라 객실판촉담당, 연회판촉담당, 웨딩담당, 객실예약담당 매니저로 분류된다는 기본적일 거라 생각되지만 모르고 있던 정보 습득에서 호텔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구나. 싶은 구수한 이야기를 듣는 맛까지 매력이 많은 책을 한 권 뚝딱 읽었다. 


#푸른향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호텔리어의말센스 #권혜수 #책추천 #호텔리어 #호텔 #진로 #직업 #푸른향기서포터즈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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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미술관 - 다정한 철학자가 들려주는 그림과 인생 이야기
이진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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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미술관 


낭패다. 

차라리 책 한 권을 통으로 옮겨 적는 필사단을 뽑지 왜 서평단이었을까~싶다. 

김소연 시인의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시집도 #마음사전.. 저기 건너 책장에 #시옷의세계 세로면이 보인다. 

그분의 책을 읽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한 문장 한 문장 내 못난 표현대로라면 너무 멋지다.라고 밖에는... 

그래서 그런 문장이 나올 때마다 책 모서리를 접고 그 문장을 베끼고 베껴 서평을 쓰려했더니 아래와 같은 문장도 나온다. 


'지식이란 정보들이 논리에 따라 연결되어 있는 구조물이라서 깊은 지식일수록 규모가 크고 구조가 복잡하다. 따라서 앞뒤를 모두 살펴 문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런데 인터넷과 소셜미디어는 책 한 권을 문장 단위로 분리해서 마구 흐트러뜨린 뒤 순서 없이 읽게 하는 일 즉 전체를 부분으로 난도질하여 퍼뜨리는 일에 탁월하다... 사람들은 인과를 궁금해하지 않고 경향만 취하려고 한다...' 


그래서 또 멈칫한다. 

그냥 이전처럼 내 맘에 드는 문장 옮겨 적고 내 이야기를 보태는 식으로는 이 책에 대해 무어라고 옮겨 놓기가 참 그러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어려운 상태로 맞닥뜨린 서평 쓰기라니... 

작가님이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즉 그분이 지어 놓은 구조물을 어떻게 하면 새가 하늘에서 내려보듯 이 책만의 조감도를 그려낼 수 있을지... 


망설이는 중이라 그런지 뒤 표지의 김소연 님의 추천사라고 해야 하나? 대단하게 읽힌다. 

옹호하고 싶었던 것들에 대해 더 일찍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책...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부디 읽어보아야 하는 책 

낡은 통념들을 봄볕에 눈 녹듯 풀어버려 자연스럽게 전복시키고 사소함과 자상함과 섬세함에 깃든 힘을 문장으로 느끼게 해주는 책 

그리고 마지막! 철학과 미술과 문학이 한 이불을 덮고 다정하게 말하고자 하는 것을 표현한 책이라고.. 나는 읽힌다. 

슬픔, 사소함 , 서투름, 근육, 마녀, 거울, 직선과 곡선과 같은 단어로 풀어내면서 말이다. 

아마 이 부분에서 김소연 시인의 책을 읽었을 때와 같은 느낌을 받았을 듯하다.


자 이제 감탄만 하지 말고.. 내 글을 써보자. 

'언니네 미술관'이라는 제목에서 '언니'는 크게 유념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작가는 이미 앞서 성에 구분 없이 누구나 읽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내고 있으니까... 

그러면서 김소연 님이 말하는 '옹호하고 싶은 것'에 대해 그림과 문학을 통해 차분하게 이야기해 준다. 

모두가 오해 없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이해가 쉽도록 말이다. 


보이는 몸보다 기능하는 몸을 욕망했으면 하는 것 

시대를 불문하고 똑똑한 여성들에게 언어를 빼앗은 배경에 대해... 여신 아니면 마녀로 몰렸던 그것에 관해 

거울(인간이 발명한 스스로를 대하는 물건..)을 대하며 반사에서 반영으로 나아가는 과정에 대해 

나이 든 얼굴을 볼 때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슬픔과 우리가 젊고 예쁜 것에 과도한 권력을 주는 경향에 대해 

카이로스(한번 지나간 기회는 다시 잡기 힘들다는 뜻에서 매끈한 뒷머리에다 날개까지.. 단 나풀거리며 다가오는 앞머리를 잘 움켜잡아야...)와 크로노스적인 시간에 대해 

거울에게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쁜지를 묻는 동화 속 질문과 본질적으로 닮은 질문에 대해.. 즉 아름다움이 계급화되고 계층화되고 권력이 주어지는 것 

슬픔이 슬픔에게 말을 건네고 슬픔이 슬픔을 어루만지는 것, 세상 사람들의 곤경과 고통과 슬픔을 부지런히 보아야 한다는 당부 

인간이 가장 배울 만한 가장 소중한 것과 인간이 배우기 가장 어려운 것이 같다며 그것이 '타인의 슬픔'이라고 말하는 것 

서투름... 결국 불사는 죽음이고 전능은 무력이라 전언하며 서투름은 변화의 친구이고 성장의 어머니라고 말해주는 것이라며 우물쭈물할 시간과 우왕좌왕할 공간을 주어야 한다는 당부 

오른손의 변주에 감탄하면서도 왼손의 정확한 정박자를 잊지 말라는 당부 

데페이즈망, 대상을 상식적인 맥락에서 떼어내 이질적인 상황에 배치해 보려는 낯설게 만드는 시도 

이 밖에 스며들기와 여러 겹의 사람, 강물이 불어나면 큰 싸움배가 자유로울 수 있는 상황의 교훈


마지막으로 앞서 언급한 단어를 다시 한번 적어본다. 

슬픔, 사소함 , 서투름, 근육, 마녀, 거울.... 

옹호하고자 하는 것은 더욱 또렷하게 분명해졌고... 

나 혼자만의 각성이 아닌 모두가 이해하고 연대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들이며 이 단어들은 결핍과 부족이 아닌 더 많은 것들을 담고 있는 단어라는 것도 조금.. 아주 조금 알 듯하다. 


한번 더 읽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한겨레출판사 #한겨레 #하니포터 #하니포터9기 #언니네미술관 #이진민 #미술관 #철학 #미술 #문학 #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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