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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리어의 말센스 - 국내 5성급 호텔에서 근무한 호텔리어의 다정하고 따듯한 말
권혜수 지음 / 푸른향기 / 2024년 8월
평점 :
호텔리어의 말센스
"사람 때문에 힘들었지만, 웃게 한 것도 결국 사람이었다. 비수처럼 꽂히는 말도 있었지만 사람들이 건넨 다정한 말 덕분에 사람을 좋아하는 마음을 간직할 수 있었다."
가만 보면 난 직업에 대해 알 기회가 주어지는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얼마 전 플로리스트에 대한 #어쩌다보니꽃 #카피라이터의일 #나는캐나다의한국인응급구조사 등 책이 맞은편 책장에 꽂혀있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 진로진학을 담당하려다 보니 그러려니 하지만, 은근 남들이 뭐 하며 어떻게 사는지에 관심이 참 많다.
이런 나에게 지인은 오지랖이...
이번엔 호텔리어
호텔에서 숙박을 한 경험이 많지 않아서..
많이 예뻐하는 제자가 일본 호텔리어 프런트담당이었다가 무역 관련 출장 온 분들과 이런저런 소통을 하다 보니 그런 쪽 통번역과 비서직으로 근무지를 옮길 수 있었다는 이야기...
베트남에서 말을 알아듣지 못해 프런트 호텔리어가 내게 언짢게 소리를 친 기억도 다시 스멀스멀... 무척 기분이 안 좋았었는데 내가 뭔가 잘못 알았거나 이해가 부족했다는 생각에 참기만 하고 오히려 미안해했던...(이 책을 읽어보니 그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보증금을 위해 신용카드를 원하던 것이었고, 난 이미 모든 결재가 끝났다고 생각해서 고집을 부리던... 이제야 내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것을...)
호텔은... 내 생애주기와 생활반경을 따져보았을 때 남의 이야기 같지만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을 주고받는 것에 막연한 로망이 있는 나도 관심이 많은 직업군이기도 하다.
일단 책 소개를 해보자.
책 속에서는 두어 번 작가가 입사 면접 당시 받았던 질문을 되뇌는 부분이 나온다.
"저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이런 소개를 해서 합격한 사람이라면 호텔에서는 진짜 이런 능력과 태도를 갖춘 사람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당연한 이야기를...)
여기서 상대방은 호텔 투숙객은 당연히 포함되고 어려운 시기에 어려운 것을 시키는 직장의 상사와 선배도 포함되는 이야기가 인상 깊다. 각 자의 위치와 입장에만 갇혀있지 않은 태도.
"호주에서 지낸 시간 동안 저는 다양한 문화를 경험했고, 문화 차이를 개방적인 태도로 포용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적었던 자기소개서를 다시 적고 싶다는... 아래와 같이 말이다.
"호텔에서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과 일하다 보면 여러 갈등과 마찰이 생길 수 있겠지만, 온전히 이해되지 않더라도 꾹 참고 맡은 바 일은 잘 해내도록 하겠습니다."... 호텔리어가 무엇이든 이뤄 주는 마법사는 아니니까...
파타고니아에서는 퇴사를 결심한 사원에게 마지막 절차가 입사 때 면접 보던 동영상을 보여주며 너와 우리 회사가 서로 보완할 점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고 하던데 그 기억에 입사 때 모습을 떠올리며 현재를 고민하는 이야기가 눈에 잘 띄었구나. 싶다.
체크아웃을 늘려(늦춰) 주세요.
음식을 싸서 객실에 아이에게 가져다주겠어요.
공사 중인 수영장을 VIP가 일부라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세요._결국 사용 안 한...
꽃을 미리 사주세요. 욕실에 수증기가 있게 미리 조치해 주세요. (문 제대로 안 닫고) 밤새 불이 켜져 잠을 못 잤어요.
...
정말 지불한 비용에 걸맞은 요구인지 모를 부탁과 떼쓰기 사이에 요청을 서비스라는 이름 하에 어디까지 수용해야 하는지.. 그 와중에 밸런타인데이를 챙겨주는 스윗한 손님과 이런 고충을 자기 일처럼 이해하고 도와주는 호텔 식구들의 협업은 세상의 작은 축소판이라는 서두의 말을 읽는 내내 실감하게 해 준다.
호텔리어는 프런트 담당뿐만 아니라 객실판촉담당, 연회판촉담당, 웨딩담당, 객실예약담당 매니저로 분류된다는 기본적일 거라 생각되지만 모르고 있던 정보 습득에서 호텔도 역시 사람 사는 곳이구나. 싶은 구수한 이야기를 듣는 맛까지 매력이 많은 책을 한 권 뚝딱 읽었다.
#푸른향기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주관적으로 글을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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