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 에세이&
백수린 지음 / 창비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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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오랜만에행복하다는느낌


행복 수집가

하루에 하나씩 일상 속 행복 조각을 찾아서 기록하라구?

음...

느린 산책...

콘크리트로 둘러친 건물 안에서 8시부터 5시까진 

정말이지 요즘 한발자국도 나오지 못하고 있다.

정말 짬을 내어 옆반 담임교사 자리가 비었을때 창턱에 걸터 앉아 등에 늦가을 따스한 햇살을 쬐는 짧은 5분여~시간...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은... 

이전에 행복했었는데... 오랜만에 다시 행복하다는 건지... 

한 번도 행복한 적 없다가... 지금 행복하다는 건지... 

그 행복은 이전의 불행에 비해 상대적인 건지 절대적인 건지... 

행복하다고 느낀 것을 글로 쓴... 

이런 삶도 행복하다고 말하는 작가님에게 괜히 심통인가? 


내게 일상 속 행복이 뭐지? 


행복은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깊은 밤 찾아오는 도둑눈처럼 아름답게 반짝였다 사라지는 찰나적인 감각이란 거라고... 


찰나.. 

극히 짧은 시간, 1 찰나는 75분의 1초에 해당된다.. 

그렇구나. 

내게는 행복이 있었어도 그렇게 찰나여서 내가 기억을 못 하는가? 

작가님은.. 

그 오래된 단독주택에 머무는 찰나... 

그 행복이 끝나갈 때 즈음이면... 

다시 동네 길을 걸으면서... 찰나... 

봉봉 이를..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면서 찰나.. 

아니 작가님은 찰나가 아닌 듯하다... 


북촌을 걷고 

서촌에 머문 적이 있다. 

봉천동 길을 걸은 적이 있다. 

그리고 주말마다 집 소개? 추천? 예능 프로그램을 시위하듯 꼬박꼬박 보고 있는 마누라님의 등 넘어 집들을 쳐다본다. 가끔... 


짧고 강렬한 아침 햇살보단 

길게 내리쬐는 붉디붉은 저녁 햇살이 들어오는 곳이면 행복하겠다. 

마당에서도 튼튼하게 뼈마디 굵고 근육 단단한 멍멍이 한 마리랑 아버님이 장난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마당도... 

부지런한 어머님을 위한 텃밭도... 

라일락도 배롱나무도 노란 장미나 무도 마당 안이 아니더라도 근처에 목련도 수형 예쁜 느티나무도... 

옥상엔 제발 방수액 안 칠해도 되는 코팅 제대로 된 바닥에 튼튼한 4개 다리 있는 평상을... 

그러면 행복하겠다... 우선은... 

그리고 그 집이 있는 동네엔 좋은 사람들이... 

행복하려면 많은 욕심이 필요하네... 

그런데... 길게 많이 적었다 싶었는데... 

행복이란 단어 하나로 예쁜 책을 한 권 적은 작가님에 비하면.. 

언제고 나도 '행복'이란 단어로... 

지루하지 않은 길고 긴 문장들로 실로 묶든 접착제도 묶어내든... 

그렇게 엮고 묶어.. 

그중 얼마라도 이뤄낼 행복이 있을까? 


잠시 상상만으로 행복이 수집된 느낌이긴 하다. 

하나 하나 퍼즐이 맞춰지면 더욱 행복해질까? 그 찰나마다...


한번 해볼까? 마음을 먹으면

마음이 둥글어지며 '행복하다는 느낌'을 느낄 것인가? 그리고 그 느낌은 

적어도 '찰나'보다는 오래도록 기억될 것인가....


창비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아주오랜만에행복하다는느낌 #백수린 #창비 #책추천 #창비손글씨당 # 책스타그램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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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 뮤지컬 - 전율의 기억, 명작 뮤지컬 속 명언
이서희 지음 / 리텍콘텐츠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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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뮤지컬


내가 별거 아닌 악기 연주? 낙서 같은 그림? 그리고 손재주나 완전 꽝이지만 나름 처음 치고는 뭔가 재능 있어 보일 때마다 

"미안하다... 돈이 좀 있었으면 일찍 가르쳤고 지금 아주 잘할 텐데..." 

부모님께 귀에 딱지가 생길 정도로 들은 말이다. 

사실하고 싶은 것만큼 맘껏 배우면서 크진 못했다. 

그래서 내가 못해 본 것 중에 많이 아쉬웠던 것을 아들에게 가르쳤다. 

드럼, 수영, 배드민턴... 

그리고... 

그 시대 태어나지 않고 

적어도 내가 태어난 해에 태어나셔서 당신들의 시대보다 좋은 시절을 보내셨다면... 

그래서 경험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린 그리고 다신 경험하지 못하실 것들을 좀 찾아보다가... 

뮤지컬을 보여드린 적이 있다. 

나 역시 처음이었고... 두 분 모두... 

가격은 깜짝 놀랄 수준이었다는 것 말고는 제목도 배우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만큼 그냥 첫 경험이고 지금 아니면 다시 못할 것이라는 것이 그 자리로 이끈 것이기에... 

뮤지컬에 대해 생각할 여지나 오랜 기억으로 남지 않은 듯하다. 

놀라운 가격이라 효율적으로 구매해보고자 가장 멀리 높은 곳 좌석에서 보다 보니 부모님은 거의 멀미 수준이셨고... 

나도 뮤지컬이란 게 그다지... 

다만 뮤지컬이 끝나고 길게 주연 배우님들의 사인을 받고자 늘어선 줄 옆에서 멀어서 보이지 않았던 얼굴을 확인하며 저분들이 아까 그런 저런 노래를 부르신 분들이라 작은 목소리로 설명하니 배우님들이 머리가 하얀 어르신들을 알아보고 먼저 악수해주시고 사인해주시고... 따스했던 정은 아직도 오래오래... 


책 이야기는 하나도 안 쓰고... 

내게 뮤지컬이 그랬다는 것이다. 

근데 큰일이다. 

가격은 여전히 비쌀 테고 난 아직도 그리 넉넉하지 않은데.. 

이 책을 읽고 뮤지컬을 보러 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굴뚝같아진다... 

큰일... 이... 다...


명작 뮤지컬 30편이 수록되어 있다. 

QR코드가 있어 동영상으로 대표 장면을 볼 수 있다. 

뮤지컬 내용에 대해 요약되어 있고.. 예쁜 주홍글씨로 뮤지컬 배우들이 불렀을 노래 가사가 적혀있다. 

분명 감미롭게 또는 힘차게 불렀을 노래를 가락을 빼고 시를 읽듯이 읽어 가는 느낌은... 

색다르고 좋았으나 역시 직접 들어야 하지 않을까? 어떤 느낌일까? 아쉬움이 남는다. 


등이 굽은..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발레가 하고 싶은 소년.. 

이상을 좇는 기사.. 

억압과 차별에 맞서는 사람들.. 

그리고 늘 행복하지만은 않은 사랑을 하는 사람들... 

스파이에 스파이.. 그리고 사랑.. 

두 개의 세상이 충돌하는 경계에 있는 사람.. 

전쟁 속에서 만난 사랑.. 자식을 위해 자신에게 총을 겨눈 사람.. 

빵을 훔친 자의 삶... 등등... 사랑.. 사람.. 


모두 노래를 부른다. 자신을 위해 사랑을 위해... 

그 노래를 살면서 딱 한번 들었는데도 기억이 가물거려... 속이 좀 상한다. 

그래도 다행이다. 

책을 보고 뮤지컬은 인생에 딱 한번 해봐야 하는 경험의 분류가 아닌 것을 깨달아서... 

^^ 

배우들의 가마만 보고 말았던 첫 뮤지컬 때문에 

웃음이 난다. 

올해 말 내년 초엔 어떤 뮤지컬이?


리텍콘텐츠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리텍콘텐츠출판사 #리텍콘텐츠 #방구석뮤지컬 #이서희 #책추천 #뮤지컬 #뮤지컬30편 #북스타그램 #책스타그램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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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헌의 서양미술 특강 - 우리 시각으로 다시 보는 서양미술
이주헌 지음 / 아트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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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헌의서양미술특강

한 줄로 정말 멋없게 평가하자면

'한 권의 완벽한 강의 교재이며 수업자료'라고 생각된다.

고등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어찌 보면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수업에 대해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다.

누군가의 빈자리에 갑작스레 결보강을 들어가게 되면 즉석에서 해낼 수업, 설혹 내 전공과목에 커다란 흥미가 없는 학생들이라도 50분 동안 집중하고 깔깔 웃을 수 있게 만들 수업 한 10개는 만들어놓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늘 해왔다.

물론 생각만...

 

작가님은 이 책으로만 13, 그리고 이 책 외에도 #지식의미술관 #역사의미술관 #신화,그림으로읽기 등 수많은 책을 집필하셨으니...

마냥 부럽고 대단하다~ 싶은 마음이다.

좋아하는 일에 열정은 말해 무엇할 것이며 이런 결과물을 만들고 또 공감을 위해 세상에 내놓는 이런 일련의 과정이 참으로 부럽다.

 

그림에 관심이 간 것도 사실은 수업 때문이었다.

누군가의 그림에서 직관적으로 알아낼 수 있는 지리적 경관, 즉 서양화니까 책에서 나온 풍경화에 배경이 된 곳의 지리적_지형적 특성을 소재로 만든 문항을 만들거나 풀어주면서 말이다.

뭉크의 '절규'의 뒤 배경이 된 피오르로 빙하 지형, 프랑스의 에트르타를 그린 모네의 작품에서 해안지형에 대한 수업의 소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아테네 학당에서 지구본을 들고 있는 인물이 누구일까? 물으며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았다.

이런 작은 시도가 누적되다 보니 미술 작품과 작가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호기심이 생긴 지금 호기심 해결과 지식의 누적에 큰 도움이 되는 책을 읽은 뿌듯함이 남는다.

 

서양 미술이란 개념과 이를 통해 동양 미술과의 구분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이 크게 공감되었다.

이 책을 갖고 혹시 수업을 한다면 수업을 하는 이유와 목표에 대해서 아래와 같이 설명하면 될 듯하다. 그 이유를 책의 맨 끝에서 찾았다.

'우리는 더 이상 서양미술의 가치와 우리 전통 미술의 가치를 일도양단하듯 구분하여 네 것과 내 것으로 나눌 수 없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중략)~이러한 익숙함 속에서 오히려 서양 미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우리 미술의 본질이 무엇인지 모호하게 느껴지는 한편 실상은 둘 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혼란이 발생하곤 합니다.'

 

서양미술 특강에 서양미술작품과 동양미술작품을 동시에 소개하는 이유 역시 이어져서 언급된다.

'우리 미술, 우리 문화에 비추어 비교문화적 관점에서~'

 

시와 글씨 그림은 하나이며, 문자의 향기와 책의 기운이 있어야 한다는 동양의 평가 기준과 '손은 밖으로 나온 뇌이다.'라는 말로 알 수 있듯이 감각의 힘에 대한 신뢰 속에서 손의 재능을 중요하게 서양의 가치에 대해 이해가 될 때까지 사례를 주겠다는 마음으로 넉넉한 사례를 책은 담고 있다.

 

아하! 그렇구나!라는 속에 있던 숨이 밖으로 툭 나오는 순간은 아래 문장을 읽고 나서이다. 조각나서 표현 못했던 생각들이 이제야 이 문장을 인용하면 간결하게 정리가 되는구나.라는 시원하고 뻥 뚫림이다...

'서양의 사회에서는 독립성이 중요한 가치로 작용하고,

한국과 같은 동양 사회에서는 상호 의존성이 중요한 가치로 작용합니다.

이전 근무지 복도에 걸려있던 프리드리히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 작품이 주는 메시지를 이해하게 된다. 등산스틱도 아니고 지팡이를 들고 정장을 입고 그 어떤 봉우리보다 커다란 모습으로 산 정상에서 풍경을 내려다보는 사내의 뒷모습 그림을 이제야~

풍경은 사유, 개척, 탐미의 대상이든 인간의 시선 아래 놓인 객체라는..

이것이 그림에서는 서양의 풍경화, 동양의 산수화라는 차이로 나타난다는 것도...

 

서양미술은 인간 중심적이고, 사실적이고, 감각적이다. 라는 시험볼 때 필요한 지식과 같은 정보 말고도 무언가 넉넉하고 풍족해진 느낌으로 채워진 기분이다. 작가와 그 작가가 살았던 시대의 사상이 반영된 작품, 그리고 그당시의 평가와 후대의 평가까지 관련하여 독자가 이해할 때까지 계속 건네는 사례까지...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학생에게

마음이 너그러우신 아주 유명한 선생님이 시골까지 찾아와 천천히 너그럽게 많은 자료를 보여주시며 학생이 이해하고 표정이 밝아질때까지 포기 안하시고 가르쳐주신....

그런 따스한 배려를 받은 느낌이다.

 

아트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아트북스 #아트북스서포터즈 #이주헌의서양미술특강 #책추천 #이주헌 #문학동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서평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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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포인트 그림감상 - 원 포인트로 시작하는 초간단 그림감상
정민영 지음 / 아트북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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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포인트 그림감상


'달이 나무의 허리춤을 부드럽게 감싼다.' 

읽자마자 무슨 말일까? 그냥 멋져 보이려고 쓴 말일까? 싶겠지만 

김홍도의 '소림명월도'와 함께 본다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물 먹는 소 목덜미에/할머니 손이 얹혀졌다/이 하루도/함께 지났다고/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서로 적막하다고' 

'할머니 손이 소의 목덜미를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함께 지났다고...' 

김종삼의 '묵화'라는 시가 덧대어진다. 

이런 책이다. 


그림을 설명하는 책에 간결하며 멋진 말이 등장한다. 

이해를 돕는 또 멋진 글귀가 보태지고 작가의 삶이 덧대어진다. 

이런 책이다. 


꽤 많은 동서양 작가의 작품이 소개된다. 

'모든 것은 의도 속에서 존재하며, 의도에 따라 디자인되어야 한다. 이게 내 철학이다.'라는 작가의 말을 알고 있기에 

꽤 많은 작품을 보면서 하나하나 의도를 파악하려고 시도하게 된다. 

숙제가 많은 느낌이다. 

다행히 저자는 친절하게 말해준다. 

소재를 좀 오래 천천히 관찰하라고.. 마감시한 같은 것은 없다고... 종료령은 치지 않는다고... 

답도 없다고 말한다. 

감상은 정답 찾기가 아니라고... 작가의 그림 그리기와 감상자의 그림 읽기가 서도 달라질까 두려워말라고 다독인다. 


그림을 그리면서 그림에 대한 작가의 자세? 입장? 에 대해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다. 

문인화에 대한 추사의 생각은 '문자향_문자의 향기', '서권기-책의 기운'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조회룡은 달랐다고 한다. 

'글씨와 그림은 모두 손재주이다. 재주가 없으면 비록 총명한 사람이 종신토록 배워도 잘할 수 없다. 그러므로 손끝에 있는 것이지 가슴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완전 반대 입장 아닌가? 이때 저자가 말한 감상 포인트가 생각났다. 조회룡의 매화서옥의 집 창문 안으로 보이는 풍경보다 창문과 집 그림이 반대 입장의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 집과 비슷하다..라는 생각이 불쑥~ 괜히 뿌듯~ 소나무 대신 매화를 그렸을 뿐 구도도 비슷하다고 억지를 부려보고 싶다. 


입장이 다르지만 평생 스승으로 모신 자의 그림에서 스승의 그림을 찾아내서 내가 책을 작가가 말해준 대로 잘 읽고 있구나 싶었다. 


이원희 '이사리에서'에 대한 글도 기억에 남는다. 

'눈에 보이는 모든 사실을 회화적 대상으로 끌어낼 줄 아는 능력의 소유자...' 

'풍경에 사람이 없어도 인간적인 따스함이 묻어난다...' 


강요배 '생이여'에서 평범하다 싶은 바다의 모습에 제주 4.3 항쟁의 아픔을 읽고.. 

'삶의 풍파에 시달린 자의 마음을 푸는 길은 오직 자연에 다가가는 것뿐이다..' 


장이규의 '푸르른 날'은 무심하다. 

그러나 감상자가 천천히 그림 앞에 일정 시간 머무른다면 청정한 기운 속에 마음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도록 작가는 배려하고 있다. 


이중섭의 '자화상'은 그의 삶이다. 

어느 한순간 행복했을까? 궁금해서 이전에 살았던 가난하고 불행한 시간이 삶의 대부분이었던 작가의 삶을 더듬게 된다. 

은박지 쪼가리에 그림을 그리고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는 종이 가득 글과 그림으로 채우고 그 테두리까지 빙글빙글 돌려가며 글로 채웠던 그의 편지를 본 적이 있다. 그 삶을 그림 하나에서 읽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이야기가 보태져서 말이다. 


신기하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읽게 된다. 


밤새 어딘가에서 천적을 피해 배를 채우고 넓은 호수로 돌아오는 철새들의 소리가 시끄럽다. 

보이지 않지만 분명 커다란 브이 자 대형을 갖추고 맨 앞에서 날고 있는 새가 힘들면 다음 뒤에 날던 새가 교대하며 산을 넘어 호수로 하강할 것이다. 

안 보이지만 들리는 소리와 쉼을 향해 날아가는 새의 생각과 파란 하늘을 그려보고 싶다. 

손재주만 있다면... 


아트북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아트북스 #아트북스서포터즈 #원포인트그림감상 #책추천 #정민영 #문학동네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서평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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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사이 몽고메리 지음, 승영조 옮김, 남종영 감수 / 돌고래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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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분홍돌고래를 만나다


때때로 보투들은 공중의 돛처럼 물속에 떠 있는 듯했다. 시간을 초월해 무게도 없이 불가사의하게... 

이 한 문장을 갖고도 무척 신비롭게 느껴진다. 

게다가.. 

사람을 닮은 이마에... 

분홍빛 또는 새벽과 저녁노을에 맞춰 색을 바꾸는 매끈한 피부를 갖고 있는 돌고래... 

그래서 가끔 사람이 되어 사람 사는 곳으로 온다는 신비스러운 신화의 주인공이기도 한... 

궁금증이 생긴다. 

그래서인가? 위의 이유로 충분한가? 

생물종 다양성을 수호하기 위한 책임과 의무를 짊어진 것일까? 

과학자의 맹목적? 인 호기심일까? 


깨끗한 휴양지 호텔방, 식당에 벌레... 파리 한 마리의 등장으로도 나름의 꽤 긴 시간 찝찝함을 느낀다. 

비할 데 아니지만 우리나라 장마가 주는 후덥지근하고 물웅덩이를 밟아 젖어버린 양말, 신발과 맨살과의 접촉되는 느낌을 안다. 

축축하고... 미끌거리는 듯하고 괜히 비린내가 날 것 같은... 


아마존... 

지구의 허파라고 가르치지만 

그곳의 기후도 가르친다. 

걸으며 툭 건드려질 때마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이름 모르고 정체 모를 곤충들, 개미들... 

눈으로만 보았는데 축축하고 미끌거리는 양서류 파충류 

그리고 24시간 젖어 있을 모자, 옷, 신발... 그렇다고 벗을 수 없는 상황... 


돌고래를 찾으러.... 

과학을 탐구하고 그곳의 신화를 이곳의 사람들에게 알리러.... 

감내? 감당? 감수? 할 만한가? 


놀랍게도 한 권 가득... 돌고래를 만나려는 노력이 적혀있다. 

가장 많이 나오는 문장이(실제로 아닐지라도 그렇게 느껴지는) 아마 


'기다린다.' 


그렇게 기다려서 찰나의 순간 만나는 돌고래를.... 

찰나... 그리고 멀리 보이고 가까울 때라도 배 밑을 지나가는 순간을 보기 위해... 젖은 채로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내용이 적혀있다.


아마존의 광활함을 설명해준다.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전체성에서 우러나오며 낯설고, 완벽하고 보이지 않는 하나의 세계를 영원토록 탄생시키고 있는 전체성.. 

그 속에서 사이렌 같은 괴의함, 미지의 물 밑 세계가 지닌 전체성에 온전히 통합된 그 존재감에 떠밀리고 끌어당겨지는 작가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며 읽었다. 

지구의 일부인 아마존이 그렇다면 이 전 지구의 전체성과 그 안에 통합된 존재로 나를 포함해서 아마존보다 더?, 보투 말고도 얼마나 더? 어떠하겠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며 말이다. 


p215 

"이곳은 모든 게 쓸모가 있답니다.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책을 읽은 소감은 위 문장이 마지막 문장으로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했다. 

아마존에 사는 사람을 닮은 분홍 돌고래가 굳이 아니더라도... 모든 게... 


돌고래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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