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월 일기
권남희 지음 / 다산책방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생생한 번역으로 좋은 독서에 빠지게 하는 권남희 작가님의 버킷 리스트였던, 2024년 봄 ‘도쿄 한 달 살기‘ 안식월 일기 또한 어찌나 생생한 지, 좌충우돌 길치의 날마다 시련의 연속기였지만, 좋은 에너지의 글들을 읽으니 맑은 공기 같은 활력이 생겼다. 도쿄의 스타벅스들과 오가와 이토와 유리네와의 만남과 [츠바키 연애편지]의 가마쿠라 여행이나, 마스다 미리의 디저트 가게나 작가가 번역하며 글로나 보았던 ‘그것‘들이 실체가 되어 나타나는 기쁨을 함께 느끼며, 좋은 사람들과의 인연과 무엇보다 작가의 최선을 다했던 삶의 결실이 엿보여 참 즐겁고 좋았던 책이었다. 추석에 이 책을 선물하고 싶은 친구들의 얼굴이 떠오르는, 크고 알록달록하고 울창한 댑싸리 밭 같은 좋은 밤. ‘여행도 번역도 결국은 같은 과정 같다. 길을 찾고, 길을 잃고, 다시 길을 만들고.‘ (9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날마다 이기는 게임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이소담 옮김 / 김영사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당초, ‘날마다 이기는 게임‘이라는 이 책을 구매한 나에게 실망과 용서를 청한다. ‘너는 무엇에 대해 이기고 싶었는가‘ 말임. 국민학교 100m 달리기에서 나보다 앞서가는 아이를 보면 곧장 달리기를 멈추었던 인간이. 태생이 승부에 대한 개념이 빵점인 사람이 요즘 너무 힘이 들었나 보다, 빡세고 예민한 작업에 대한 스트레스를 어떡하든 변명과 위로로 일타쌍피를 얻고 싶었나. . ‘웃게 하든 웃음거리가 되든/ 사람들이 웃었다면 이기는 거. 그런 게임‘ ‘500년 뒤에 우연히 이 그림을 발견한 사람이 웃는다면 이기는 거. 그런 게임.‘ 말 같지도 않은 이런 논리를,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한 자신을 반성함. 그리고 이 책을 공감한 독자들에게도 사과 드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4)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기억을 건너는 트릉카 다방 ㅣ 트릉카 다방
야기사와 사토시 지음, 임희선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주 정신없는 광림 유치원 말괄량이 꼬마일 때부터, 서울 중구 광희동 1가 76번지 집에서 뛰쳐나와 옆 골목을 어쩌다 지나치노라면 뭔지는 모르겠지만 아주 향긋하고 좋은 냄새가 나곤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곳은, 커피를 정통적으로 내려주는 다방이라고 추측되지만 중요한 것은 그 향기가 올드맨의 커피에 대한 사랑과 생활의 알 수 없던 시발점이 된 듯하다. 이 소설 역시, 커피라는 누구나 키오스크로 순식간에 소비하는 그런 음료가 아니라, 커피의 시간과 추억과 정체성을 마음에 닿게 하는 소설. 덕분에 임윤찬의 ˝ 에올리안 하프˝ Chopin Etud Op.25 No.1을 듣는 여전히 인생이 썩 양호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삶이라는 따뜻한 각성과 위로가 되는 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할머니 그루팔로와 이야기꾼 생쥐 ㅣ 비룡소의 그림동화 269
줄리아 도널드슨 지음, 악셀 셰플러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26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 날, 아빠 그루팔로가 ˝할머니가 오신단다.˝ 딸 꼬마 그루팔로에게 전하고 식성이 어마어마하다는 할머니를 위해 맛있는 걸 구하러 어둡고 으슥한 숲속을 걷고 또 걷다가, 여우와 올빼미와 뱀의 ˝천만에! 할머니들은 생쥐 스튜를 제일 좋아하는 법이라고! ˝에 생쥐를 잡아 가둬 놓고 물을 끓이며 스튜 준비를 하는데, 생쥐의 ‘아라비안나이트‘나 ‘별주부전‘ 같은 이야기에 빠져 잠이 들고 그 며칠간 생쥐는 밤새 창살을 쏠고 갉는다. 생쥐가 부러진 나무 창살을 빠져나온 날, 할머니 그루팔로가 들어왔고! 생쥐 없는 스튜를 드렸는데 ˝스튜가 참 맛있구나! 든든하게 잘 먹었다! 내가 고기를 끊은 걸 기억해 줘서 정말 기쁘구나.˝ 할머니 그루팔로는 ˝자, 이것 좀 보렴! 선물을 가져왔단다. 펜이랑 공책이야!˝ 하며 우선 ˝...구수하고 맛 좋은 채소 스튜를 조금 더 먹어야겠구나!˝. 야르! 요즘 업무 스트레스와 다른 상황의 인간 관계에서 온 서운함이 싸악 치유되었던, 글도 그림도 너무나 멋진 그림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콩 : 사랑을 쓰려거든 콩으로 쓰세요 ㅣ 띵 시리즈 29
봉태규 지음 / 세미콜론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역시 이 冊도 좋아하는 노석미 화가의 표지 그림에 우선 눈이 가 픽을 한 것 같다. ‘Summer Afternoon‘. 요즘 주식인 두부의 영향이기도 하고. 콩물, 된장찌개, 자숙콩, 땅콩, 두부김치, 콩국수, 콩자반, 두유, 완두콩, 서리태 마스카포네, 문방구 콩과자, 병아리콩 후무스, 두부, 낫토 等, 콩에 연관된 가족들의 에피소드. 에피소드에 대한 큰 색다른 감흥은 없지만, 예측할 수 없는 기후 위기와 인간사들에 복잡하고 혼란한 마음이 드는 시간 속, ‘두부‘같이 담백하고 고요하고 영양가 있게 살고 싶다는 마음을 확인하게 되는 책. ˝그러니깐 콩이 달라졌는데, 그게 결국 콩이라는 거네.˝ (19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