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는 미술관 가을 겨울 꽃 피는 미술관
정하윤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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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年, <꽃 피는 미술관 봄 여름>을 화사하게 읽었다. 그리고 3년 後 가을. 여름의 혹독함을 견디고 난 시간에, 한층 담담하고 깊은 사색의 계절에 맞게 ‘꽃피는 미술관‘엔 그에 걸맞는 꽃들이 저마다의 표정으로 풍만하게 피어 있다. 눈도 마음도 차분해지고 즐거웠던 꽃화집. 독특하고 저마다의 개성이 있는 작품으로 다채로운 시선으로 그려진 그림들은 현실을 넘나드는 행복한 가을과 겨울로 초대한다. 덕분에 생맥과 더불어 심신이 풍족해지고 아름답고 행복했던 冊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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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깃든 산 이야기 이판사판
아사다 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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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애틋하고 아련하고 경외감을 주었던, 거장 아사다 지로의 자전적 괴담집. 쇼와 시대, 미타케산 해발 1천 미터 산꼭대기 신관 마을의 수장인 스즈키 저택에서 지토세 이모가 아이들의 베개맡에서 들려주는 잠자리 옛날이야기를 들었던 話者의 ‘교리도 철학도 없는 자연 그 자체인 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한없이 간명한 삶의 이야기들이 깊은 울림을 주며 ‘자연의 괴이함과 더불어 인간의 마음 속 괴이함에 대해서도 새삼 환기시켜 준‘(422) 때로는 아름답고 때로는 무서웠던 小說. ‘우리는 미지의 자연이나 신비한 현상을 전부 고유의 신으로 보았다.‘ (30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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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무궁 - 유계영의 9월 시의적절 21
유계영 지음 / 난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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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에서처럼 ‘9월. 무한히 펼쳐지고 확장되는 일보 직전의 날들‘처럼 딱 9月을 시작하기에 시의적절한 冊이다. 가벼운 산책처럼, 투명한 잠자리의 날갯짓처럼 소리없이 시작되지만 진중하게 꽃피우고 열매 맺기를 위해 도약하는. ‘너는 말하지. 이야기가 있으면 좀 빌립시다. 그런데 속에 있는 목소리는 빼주실 수 있나요?‘(62). 학습화와 훈련된 이론은 재미없지만, 詩 ‘동윤에게서 동윤 뺏기‘처럼 106쪽 [호랑이 뱃속 구경]으로 시인 스스로의 시론을 만나 좋았다. 덕분에 9月을 맞아 모처럼 깨끗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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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에서 잠깐 창비시선 522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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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를 마시는 밤, ‘다음에 또 만나요‘를 하필 만나 읽는다. ‘아무리 만날 수 없어도/ 이번이 마지막이라 하더라도/ 다음에 또 만나요/ (...)/ 굳이 용서를 위한 기도는 하지 말고/ 막걸리나 한잔해요‘. 어떤 시집들은 읽기도 전에 욱씬욱씬해 몇 번을 펼쳤다 닫았다가. 그만큼 세월의 파동처럼 스며든 시간의 기억(記憶)으로 다가온다. 등단 50주년을 지나 열다섯번째 펴내는 시집 속에는, 인생의 아이러니. 역설의 구도. 단단한 성찰에서 ‘화엄(華嚴)의 꽃‘까지 이르른다. 덕분에 분주한 세간에서, 고요히 내리는 눈(雪)같은 침묵의 기도와 안도를 만났던 詩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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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의에 대하여 - 무엇이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가
문형배 지음 / 김영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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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문체‘처럼 간단하고 깔끔한 문체이지만, 1998년 9월부터 2025년 4월 ‘헌법재판소 재판관 퇴임사‘까지의 선별된 120편의 알곡 같고 주옥같은 겉치레 없는 담백하고 원칙과 소신 있는 재미있고 의미도 큰, 정신과 양심을 맑게 비춰주는 따뜻한 호의같은 冊 덕분에 기쁘고 감사한 시간이었다. ‘늘 하는 말이지만 착한 사람부터 법을 알아야 합니다.‘(66). ‘주위에 불행한 사람이 있는 이상 내가 행복할 수 없다고 느낄 수는 없을까?‘(90). ‘악이 소멸되지 않는다면 선이 강해져야 하지 않겠는가? 선이 강해지는 방법은 선이 선끼리 합치는 것이다.‘ (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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