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영자 씨 - 미술사학자의 엄마 유품 정리 보고서
박정애 지음 / 사람의무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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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이 청나라를 다녀와 ‘열하일기‘를 적었듯이, 이 책 또한 ‘허영자‘ 님의 생애를 딸인 저자가 촘촘히 적어 내려간 또 다른 열하일기 같은 ‘사랑의 영인본‘이다. 1963년 부모님 혼례식 사진 속 <화훼양모도> 병풍 그림이 채색장식화임을 미술사학자의 눈으로 살피듯 그렇게 세세하다. 하늘에서도 ‘내 딸 정애‘가 보낸 이 冊을 웃다가 울다가 행복하게 읽으실 것이다. 전례 없이 특별한 유품 정리 보고서 안에, 개인과 가정과 시대와 역사와 향토문화가 어우러진 박물지이자 연대기인 ‘오래된 미래‘를 펼쳐나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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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노애락 - 시와 노래로 삶의 슬픔과 기쁨을 읽다 딱지책 5
설흔 지음 / 단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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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같은 행동을 면하지 못했습니다. 남들과 함께 장난치고 조롱했으니 한심합니다. 함께 행동하지 못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하게 생각합니다.˝ 이 편지에 대한 박태한의 답이 그야말로 걸작이다. ˝남들 따라 생각 없이 행동하는 것, 세상에서 제대로 망하는 훌륭한 방법입니다.˝ (113쪽, ‘소신‘).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의 설흔 님이 그야말로 설흔한, 그런 마음 놓고 마음 풀며 고즈넉히 행복하게 읽는 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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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장의 참극 긴다이치 고스케 시리즈
요코미조 세이시 지음, 정명원 옮김 / 시공사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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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긴다이치 코스케‘의 10년 만의 귀환인 ‘미로장의 참극‘은, 전후 일본 사회의 몰락한 화족들의 추한 욕망과 겉으로 화려한 지배계급의 내면을 붕괴시키고 있는 ‘지옥‘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사회상 묘사와 인물 형상화가 뛰어난 한치의 빈틈 없이 정교하게 짜인 멋진 長篇小說. 역시 거장 요코미조 세이시는 실망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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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그린 화가들
이창용 지음 / 단꿈아이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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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고급술을 맛있게 마시듯, 가독성이 술술 높은 책이다. ‘7인의 화가가 남긴 강렬한 기억‘이란 부제에 맞게 명작들의 속내를 만난 즐거움도 컸지만, 그에 반한 분노도 정비례하게 확실히 인지시켜준 冊. 그들간의 사랑은 사실이었겠지만, 결정적 순간 치욕과 수모는 여자의 몫. 그중 최악은 에곤 실레. 걸맞게 인생을 마쳤다. 가장 좋았던 여성은 클림트의 마지막 연인 경제력으로도 자립갱생 했고, 사회적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체적인 삶을 살았던 에밀리 플뢰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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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울 때에야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 슈테판 츠바이크의 마지막 수업
슈테판 츠바이크 지음, 배명자 옮김 / 다산초당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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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테판 츠바이크의 생애 마지막 2년의 기록인 아홉 편의 에세이 속에는, 진정한 인간의 가치와 자유. 공감의 용기. 돈보다 귀한 삶의 기쁨. 연속성인 자연의 의지. 영원한 교훈. 체념하지 않는 존재. 끔찍한 침묵. 어두운 시절의 의무. 폭력 等의 주제가, 아직 살아 있는 우리에게 큰 위로와 따뜻한 희망을 전해준다. ‘영원한 별들이 얼마나 찬란하게 하늘에 떠 있는지 알려면, 먼저 어두워져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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