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이 청나라를 다녀와 ‘열하일기‘를 적었듯이, 이 책 또한 ‘허영자‘ 님의 생애를 딸인 저자가 촘촘히 적어 내려간 또 다른 열하일기 같은 ‘사랑의 영인본‘이다. 1963년 부모님 혼례식 사진 속 <화훼양모도> 병풍 그림이 채색장식화임을 미술사학자의 눈으로 살피듯 그렇게 세세하다. 하늘에서도 ‘내 딸 정애‘가 보낸 이 冊을 웃다가 울다가 행복하게 읽으실 것이다. 전례 없이 특별한 유품 정리 보고서 안에, 개인과 가정과 시대와 역사와 향토문화가 어우러진 박물지이자 연대기인 ‘오래된 미래‘를 펼쳐나가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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