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어느 모임에서 들은 이야기가, 나의 9월을 열고 가을을 준비한다.
그 이야기는 이미 누구라도 다 알고 있는 고려말 조선초의, 맹사성의 이야기다.
19세때 장원급제를 하고 20세에 파주의 군수가 되었을 때의 이야기다.
맹사성이 파주군수로 나가 그 고을의 유명하다는 고승을 찾아가 어떡하면 좋은 지도자가 되겠냐고
물었더니 그 고승의 말인즉, "착한 일을 많이 하고 나쁜 일을 하지 마십시오."라는 말에 그것은 누구나 다 잘 아는 이야기가 아니냐고, 거만하게 일어서자 그 고승이 이왕 오셨으니 차라도 한 잔 하시고 가시라는 말에 못이기는 척 앉았는데, 이 스님이 따르는 차가 잔을 철철 넘쳐 방을 적시자, 맹사성이 "이렇게 차를 따르니 방바닥이 다 더럽혀지지 않습니까? 이게 무슨 짓입니까?" 소리를 치자 그 스님의 말씀, "아무리 지식이 많아도 이렇게 넘쳐 흐르면 인품을 망칩니다." 그 말을 들은 맹사성이 부끄러워 벌떡 일어나 방문을 나서다 방문에 걸려 머리를 부딪쳤다. 그 모습을 본 스님이 껄껄 웃으며 하는 말씀, "고개를 숙이면 어디서고 머리를 부딪히지 않습니다."
이제 가을이다. 유독 이번 여름은 무지하게 더웠지만 또 절기(자연의 순환)에 따라 밤에는 조금 두터운 이불이 좋은 그런 가을이 거짓말처럼 왔다.
그리고 또 조금 있으면 황금벌판이 넘실거릴 것이다.
문득, 무거운 벼는 고개를 숙인다라는 말이 떠오르는 9월의 첫 번째 밤.
부디 이렇게 가을을 만나고 싶은 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