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둘기 모네
건널목을 오가며
무지개를 쪼는 아침
잘린 발 절뚝이며
이어가는
생生의 퍼즐
당신께 선사합니다
눈물 사룬
외발 꽃무늬 (P.30 )
레퀴엠requiem
날개에 비친 무지개
새가 된 줄 알았는데
돌아갈 둥지 없음에
붉은 피를 토하는 매미
벗어둔 허물은 아직
기다리고 있을까 (P.74 )
귀뚤귀뚤
오늘도 참 많이 울었다
풀에게 미안하다
이 계절
다 가기 전에
벗어둘
내 그림자
한 모금 이슬이 차다
문득 씹히는
내생來生의 별 (P.12 )
-이원식 詩集, <비둘기 모네>-에서
시인의 말
비둘기가 머물던 나뭇가지 아래로
벚꽃 잎이 떨어진다.
시詩로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하얀 눈물.
나직이 불러보는 이름.
모네Monet.
이 부끄러운 네 번째 시집.
2013년 여름 이원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