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초보 의사의 생비량 이야기 - 20대 초보의사가 본 더 리얼한 시골의 웃음과 눈물
양성관 지음 / 북카라반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거의 완벽한 대머리를 가진 생비량 초보 보건의인 양성관님은 세수를 할때 팔을 조금만 올려 주기만하여도 세수와 머리감기를 동시에 그것도 달랑 5분에 끝낼수 있는 사람이다.  대한민국 건장한 남자라면 꼭 가야하는 신성한 의무를 가진 군대를 의사인 관계로 3년동안 보건소에서 군대에 대한 의무를 대치하는 것이다.물론 4주간 군사훈련은 받는다.고향 김해시와 가깝다는 이유로 어쩔수 없는 선택을 했지만(실은 경상남도 보건의 183명 중에서 제비를 뽑아 133번이 나왔다.순번대로 자신이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하다보니 133번이면 섬을 빼고는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했을뿐이다) 3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려니 깝깝하기도 했다. 
그도 그럴것이 서울같은 대도시에는 건물에 한개씩 즐비한 중화요리집조차 생비량에는 단 한곳도 없다. 27살 총각이 자취생활을 해야하는 형편에 만만한 자장면 한그릇을 먹으려 하여도 3시간을 걸어가야 할뿐이다 그러니 구판장에 가서 **상회에 가서 짜파게티를 끓여 먹는 수 밖에 없다.그나마 다행인건 햄버거는 8시간을 걸어 나가야 할 판이니 그냥 라면으로 떼우는게 훨씬 낫다. 생비량은 말 그대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농촌 마을이다. 30~40대는 찾아보기 힘들며 평균 연령이 60이 넘는 농촌마을이다. 티브이 드라마에서 나오는 농촌의 넉넉한 웃음과 화사한 표정을 한 사람은 아무곳에도 없다.몸매 드러날 일 없는 몸빼바지에 어지간해서는 풀리지 않을 뽀글이 파마를 하고 아침 5시면 농사 일하러 나가서 저녁해가 산을 넘으면 집으로 들어오는 허리한번 펴기 힘든 노동의 현장이다. 아파도 참을때까지 참아보고 보건소에 들러 주사한방 약 받아서 다시 들로 나가는 어르신들이시다. 의대 6년을 공부해도 보건소에 있는 60여가지의 약과 주사 중에서 겨우 5개 정도를 알뿐인 초보의사이다. 6시면 문을 닫고 날마다 은하수 쏟아지는 하늘을 보지만 며칠만에 질려하며 할일이 없어서 생비량 전화번호부를 탐독하는 초보의사이다.

하루에 10명 남짓한 환자(어르신들이)를 진료하는 그에게도 시간과 함께 어르신들을 바라보는 눈길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돈을 보고 진료하는 의사가 아니라 그들의 말을 들어주고 그들의 아픔을 나누면서 점차적으로 인간적인 찐뜩찐득한 정이 만들어져 버렸다.1300명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진짜 시골의 삶을 발견하게 된것이다. 그들의 삶에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감동적이고 낭만적이고 여유를 즐기는 그런 모습은 없지만 우리의 부모님들이 자식을 향한 열심히 살아주시는 쓸쓸하지만 외롭지만 아프지만 따뜻하고 가슴뭉클한 "情(정)"이 있다. 

4월에도 눈이 내리는 철을 모르는 이시대에 생비량이야기를 통해 어르신들의 고된 삶이 충분히 존경할 만하다고 느끼실 수 있는 철든 우리의 젊은이들이 될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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