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조창인 지음 / 밝은세상 / 2007년 7월
평점 :
절판


나는 아내이다.그러나 남창우의 아내 이상희는 아니다. 이혼의 위기(??)를 정말 처절하게 넘어서는 결혼 7년차의 이들부부처럼 사랑을, 아내라는 이름을 목숨걸고 부여잡고 있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이들 부부 보다 딱 두배의 결혼생활을 하는중이고 이들부부에게는 없는 호랑띠의 아들과 토끼띠의 딸을 두고 있으며 같은 신앙을 가진 부부이고 멀리서보면 "그럭저럭 부부맞네" 라는 말을 들을 것 같은 느낌이고 가까이서 보는 이들은 하나같이" 천생연분이야" 내지는 "어쩜그리도 찰떡이냐" 라는 말 대신에 늘 남편에게 "마누라 잘 얻었어" 라는 말을 듣게 만든다.. 킥킥킥 고로 난 참 참한 아내인 것 같다. 이렇게 되기까지의 세월이 결코 녹록치 않았음을 대부분이 아닌 모든 부부들은 알 것이다 자동으로 알아 버릴것이다. 결혼하여 1~2년은 정말 정신없이 연년생이 태어났고 이후 3~5년사이 우리는 아니 나는 정말 입만 열면 당장 헤어질 듯이 촉수를 세우고 아낌없이 남편의 머릿속이 하얘지도록 칼날을 파고드는 엄청난 위력의 말빨을 가지고 퍼부어대기 일쑤였다. 재정상태가 큰 몫을 차지하였고 시댁이라는 울타리도 많은 부분 불씨가 되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식이 커가면서 남자는 남자대로 돈버는 기계처럼 되어가고 맞벌이 부부 아내는 아내대로 삶에 버거워하지만 이제는 모든것이 여유스럽다 지나고나니 돈때문에 싸웠던 모든것들이 어처구니없이 미안하기도하고 시댁과는 어찌 그리도 다른 곳을 바라봤을까? 후회스러워 하면서 지금은 정말 남편에게 편안한 아내의 모습이 되어가는 듯 하다. 

교도소의 높은 천장을 이고 있던 창우, 4층옥탑방의 너무나 낮은 천장으로 인해 허리도 못 펴고 살았던 상희, 그 모진 시간을 지나고 살만하다 싶으니 다시 사랑타령을 외치는 창우에게 상희는 이혼한 아내가 아니라 사별한 아내로 남고 싶었다. 밀월여행이 되어버린 미나와의 몰디브 여행길에서 사고를 당한 찬우,운전하던 미나는 이틀만에 퇴원을 하는데 찬우는 아내를 울린 벌을 단단히 받고 결국 아내의 신장까지 나눠갖게 된다. 이모든 일들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민기.상희의 마라톤 완주를 기다려주는 창우가 고마운것이 아니라 맘먹고 사기치고 날라버린 미나에게 욕쟁이 할머니를 붙혀 보내고 싶은 맘이 더 간절하다.이러면 권선징악은 어디에서 찾는 단 말인가? 창우와 상희의 아픔보다 민기의 슬픔보다 미나의 못때먹은 생활이 짜증스럽게 다가 왔지만 민기를 향해 상희가 했던 "세상의 여자 전부는 몰라도 아내의 이름으로 그 이름을 지키며 사는 여자들에게는 아주 당연한 일이다"는 고백을 통하여 미나도 언젠가는 진정한 아내의 심성을 가지길 기대해보고 싶어진다.

삶이 힘들지 않다면 그것을 삶이라고 말할 순 없을것 같다.힘든 삶 가운데서도 소망을 버리지 않고 아내의 이름으로 살아가는 모든이에게 "진정 당신은 아름답습니다."라고 말하고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어진다. 아내들 말고 초보 남편, 철이 덜든 남편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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