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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술맛은 안녕하세요? 1 - 막걸리 이야기
박기홍 지음, 최미르 그림, 박록담 감수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술을 전혀 못하는 아니 해보지 않은 나에게도 막걸리는 참 친근합니다.시골에서 자란 티를 내는 것이겟지요. 어릴때는 농번기에 점심이나 참을 가지고 갈때면 꼭 따라가는 것이 막걸리였습니다. 이 막걸리가 요즘처럼 포장된 것도 있었는데 어찌하여 맨날 주전자에다가 들고 다녔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참(밥)은 머리에 이고 갈 수 없으니 언니가 이고 가고 고사리손을 가진 저는 주전자를 들고 뒤따랐고 항상 바지 옆단이 축축하게 흘러 넘쳤던 것 같습니다. 막걸린 냄새도 많이나니 한번도 활짝 웃으며 심부름을 했던 기억은 없습니다. 아니 너무 싫어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엄마가 누룩을 만들고 막걸리를 만들고 익을때 뽕뽕뽕 방귀 뀌듯이 고개 들고 올라오는 모양이 어렴풋이 기억납니다.그래서인지 나에게 막걸리는 엄마를 기억하는 술이기도 합니다. 그런 우리의 술 막걸리를 만화로 만났습니다. 1권이라는 너무 하다 싶은 감칠맛까지 곁들어진 만화가 너무 친근합니다. 메주를 만들때 틀로 사용했던 것을 시골에선 "되"라고 말했는데 누룩을 만들때의 되는 그 크기가 진짜 조막만했던것도 기억납니다.하얀색 누룩을 잘게 부수던 것도 기억납니다.술찌꺼기라고 하는 것이 참 달짝지근 했던 것도 어렴풋이 기억납니다. 물론 오미(五味)=단맛,쓴맛,신맛,청량감,떫은맛도 모르는 그저 술이었지만 감칠맛까지 알아가는 유재홍이 대견합니다.단양에 내려 가면 "대강"막걸리를 사서 동네 어르신들에게 드렸던 기억도 있습니다.
부산의 금정산성막걸리가 고 박정희대통령께서 서거 3개월 전에 민속주 1호로 지정하신 것이 너무 고맙고 요즘은 남녀노소 특히 젊은층에서 와인만큼이나 막걸리에 정성을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다고 하는 소리가 들리니 고맙고 구포할멈의 손녀로 막걸리는 먹는게 아니라 마시는거며 누룩을 만들면서 부르는 가락이며 할념누룩을 술을 배우는 유재홍에게 건네고 막걸리를 배우고자하는 공희주가 고맙습니다.
대한민국의 전통주라는 수식어가 부끄럽지 않은 막걸리 이야기입니다. 음주가무를 위하여 마시는 술이 아니라 땀흘린 노동의 뒤에 허리를 펴고 땀을 식히는 한잔의 막걸리를 소중히 여길줄 알고 우리의 선인들의 인정과 멋 풍류를 기억하고픈 이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