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친정 엄마>
oil on canvas, 100×80.3cm, 2012
한동안 작업실에만 틀어박혀 지내다가 이곳에 작은 가상 갤러리를 열었다. 첫 작품으로 가족 초상화를 올린다.
충청도 전의면의 작은 시골 마을, 딸부자 집에서 셋째로 태어나 시집와서도 내리 다섯 딸을 낳은 울 엄마. 집에서 텔레비전이나 보면 되지 뭐 하러 괜한 데 돈을 쓰느냐며 손사래를 치시던 노모를 겨우 설득해 지난 6월 뮤지컬 <친정 엄마>를 함께 보러 갔다. 엄마와 가장 닮은 배우 나문희 씨가 주연이라는 이유로 그 공연을 고른 사람도 다름 아닌 엄마였다.
공연 내내 무덤덤한 표정을 지키던 엄마가 막상 극장 밖으로 나오며 한마디 툭 내뱉었다.
“다 내 얘기네, 뭐.”
옆에 있던 딸들은 괜히 코끝이 찡했다. 이 땅의 엄마들 마음이 다 비슷하지 않을까 싶었다. 노배우의 대사 한마디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엄마도 나 같은 여자였다는 것, 엄마가 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은 나인데 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가 아니라 정말 미안해.”
딸들 걱정 때문에 평생 어깨 한 번 제대로 펴지 못하고 노심초사 애쓰며 살아온 엄마. 공연을 보고 나온 뒤 엄마와 딸들이 함께 찍은 사진 한 장이 남았다. 이 그림은 그날의 장면을 바탕으로 그린 가족 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