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림 <그녀, 지나가다>
oil on canvas, 61×50cm, 2014
바람결에 따스한 기운이 느껴진다. 봄이 오면 시간을 쪼개 써야 할 일들이 기다리고 있어 요즘에는 가능한 한 그림 작업에만 열중하고 있다. 날짜의 흐름이 점점 속도를 높여 가는 듯해 얼마나 안타까운지 모른다. 종일 작업실에만 있다 보면 세상이 흐릿하게 멀어진다. 낯선 질문들 앞에서 종종 당황스러울 때도 있고, 산중턱에 이르러 숨이 가빠질 때도 있다. 집을 찾지 못한 아이처럼 좁은 골목길을 빙빙 돌다 보면 견딜 수 없는 것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그래도 이 세상에 자신만의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건 분명 고마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