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유리창 법칙 -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비즈니스의 허점
마이클 레빈 지음, 이영숙.김민주 옮김 / 흐름출판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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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 작은 것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누구나 하는 말이지만, 그 이유는 늘 막연했다. 그런데 <깨진 유리창 법칙>을 보면서 그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사소하지만 치명적인 비즈니스의 허점이라는 부제도 딱 맞아떨어진다.

보통 무슨무슨 법칙이라고 하면 어렵다고들 생각하는데, '깨진 유리창 법칙'은 어찌보면 간단하다. 가게 유리창이 깨져 있는데 이를 손보지 않고 방치해 둔다면, 지나가던 사람들이 '아, 이 집은 저런 유리창도 그냥 놔두는 걸 보니 서비스는 별로겠구나, 상품도 대충 만들었겠구나.'라고 단정짓고 그걸로 기업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깨진 유리창 법칙이란 무엇인가?
간단히 말하면 고객이 겪은 단 한 번의 불쾌한 경험, 한 명의 불친절한 직원,
매장벽의 벗겨진 페인트칠 등 기업의 사소한 실수가
결국은 기업을 쓰러뜨린다는 이론이다.

- 역자의 글 중

실제로 생각해보니 그렇다. 서비스의 최전방에 놓여진 판매원의 말 한 마디가 판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일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그 기업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 된다는 것. 기업은 보통 큰 것에만 신경 쓰지, 작은 것은 눈 감고 지나가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그걸 놓치게 된다면 고객도 함께 놓치게 된다. 그러므로 크든 작든 관련된 모든 요소들을 항상 점검하고 예의주시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간중간 사례로 나오는 기업 중에 오래 전 검색 사이트인 알타비스타 등이 나오길래, '오잉?'이란 생각으로 판권을 살펴보니 세상에! 2006년에 우리나라에서 초판이 발행됐고, 2016년에 98쇄를 찍은 그야말로 '초특급 스테디셀러'였다. 10년도 더 된 이론이 지금도 핫하게 영향을 주고 있다니!

이 책을 보면서 떠오르는 기업이 꽤 있다. 기업 이미지가 괜찮았는데 회장님의 갑질로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진 치킨과 피자 업체, 종업원의 실수로 기업 이미지가 실추된 기업 등등 어디서든 깨진 유리창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을 하는 사람은 고객의 눈으로 항상 자신의 기업을 점검하고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결론이다. 이제보니 표지에 나온 '도미노' 그림이 어마무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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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게 걱정하는 연습 - 생각이 많아 섬세한 사람들을 위한 일상 안내서
이나 루돌프 지음, 남기철 옮김 / 흐름출판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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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 - 그리스.로마의 현자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장원철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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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나를 깨우치기란 쉽지 않다. 해가 바뀌면, 올해 꼭 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아침마다 좋은 글 읽기'가 항상 있었다. 그만큼 아침에 본 글은 하루 종일 머릿속에 남아 있고, 아침에 들은 노래는 하루 종일 흥얼거리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생각' 이후로 아침에 볼 만한 책을 못 만났다.

<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은 나의 바람대로 '아침을 채워줄 글'로 충분해 보인다. 단순한 에피소드나 보기 좋은 글귀가 아니라,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귀와 해설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리스/로마 현자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라는 부제에 맞게 고대 철학자들의 명언을 통해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는 게 눈에 띈다.

이 책은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그것은 저자인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 화두는 수천 년 전인 그리스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동서양 모두에서 여전히 수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자들이 만든 것이다.
그들은 '스토아'란 이름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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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라는 이름은 '기둥'을 뜻하는 그리스어 'stoa'에서 유래된 것으로
제논이 자신의 첫 제자를 가르친 곳이 바로 기둥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스토아 사상은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 종교, 문학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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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의 생각은 깊이가 있으면서도 대단히 실용적이며 현재적이다.
또 삶에 대해 직설적이고 대담한 생각들을 펼쳤다.
그들은 우리에게 인간의 삶이란 무작위적이고,
불분명하며,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 <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 프롤로그 중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스토아학파'를 나이들어 다시 보니 새롭다. 그리고 글로만 알고 지내다가, 스토아학자들이 말한 지혜의 글을 실제로 보니 그들의 사상이 잘 녹아있다. '깊이가 있으면서도 실용적이고 현재적'이라는 화두는 지금 이 시점에도 확실히 적용되고 있다. 지금 내게 하는 말도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네.
하루를 반성하는 시간만큼 유용한 시간은 없다네.
인간을 사악함으로 몰아가는 것은 우리들 대부분이 스스로
반성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사색하게.
하지만 우리의 미래 계획은 여전히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기를 바라네.

- '망각과 태만에 맞서는 글쓰기' 세네카, 윤리적 서한 

반성하는 글, 일기를 말하는 것이겠지. 일기를 왜 써야 하는가, 글을 왜 써야 하는가에 대해 이보다 명확한 답이 또 있을까. 하루를 반성하는 시간 없이 다음날로 또 넘어간다면, 인간은 잘못을 인식하지 못한 채 점점 더 사악해질 것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책과 도서관이 있으면 무엇하랴?
평생에 걸쳐 읽는다 할지라도 제목조차 다 읽기 힘든 것을...
수많은 책은 배우려는 자를 가르치지 못하고
오히려 짐더미만 될 뿐이니 많은 저자들 사이를 방황하기보다
소수의 저자들이 뿌린 씨앗에서 지혜의 싹을 틔워라.

- '100권 vs 한 권' 세네카, 마음의 평정에 대해


다독이냐, 정독이냐. 요즘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것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는구나. 내게 유용하지 않으면 백 권의 책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게 정답이다. 많이 읽는 것을 자랑하지 말고, 깊게 읽고 내 마음에 쌓이는 것을 자랑해야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고민이었나보다. 세네카 할아버지도 이렇게 글을 썼을 정도라면.

에픽테토스,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무소니우스 루푸스, 플루타르크 등 5인의 위대한 철학자...이 책은 이 철학자들의 좋은 글과 해설을 하루에 한 편씩 볼 수 있도록 총 366편이 수록되어 있다. 왜 365편이 아니고 366편일까 생각해보니, 4년마다 돌아오는 2월 29일을 염두에 둔 것이라 혼자 상상해본다.

위대한 생각은 시대를 구분짓지 않는다. 그래서 고대 철학자들의 명언이 고리타분하지 않고, 지금의 내게도 큰 의미를 주는 것이리라. 하루에 한 편 아침마다 이들의 좋은 말로 하루를 시작하면, 일 년이 참 행복해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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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인테리어 교과서 - 생활이 인테리어가 된다 LIFE INTERIOR 1
주부의 벗사 지음, 박승희 옮김 / 즐거운상상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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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다. 바로 다이어트와 집 단장. 슬프지만 다이어트는 이미 망한 것 같고, 집 단장이라도 꼭 해야겠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 <라이프 인테리어 교과서>(주부의벗사 편집부 엮음, 즐거운상상, 2018).

 

제목 그대로 '교과서'처럼 집 꾸미기의 다양한 내용을 담은 매뉴얼북이다. 이 책을 엮은 주부의벗사(주부의 벗사? 주부 의벗사?)는 일본의 대표적인 실용 전문 출판사로 인테리어, 집짓기, 요리, 건강은 물론 미니멀라이프, 심플라이프 등과 관련한 책을 주로 출간하고 있다.

 

<라이프 인테리어 교과서>는 'LIFE INTERIOR'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 찾기에서 컬러, 가구, 조명, 배치, 창문, 디스플레이 등 인테리어에 관한 많은 이야기와 함께 맨 뒤에는 인테리어 용어도 있어서 나같은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되어 있다.

 

맨 처음에, 나는 어떤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좋아하는가 라는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스타일의 인테리어 컨셉을 보여주었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보니, 내가 추구하는 것은 '내추럴'이다. 먼지 하나 없을 것 같은 모던한 스타일은 너무 피곤할 것 같고, 앤틱은 너무 정적일 것 같다. 친근하고 자연스러우면서도 적당히 널부러진(?) 내 라이프스타일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프 인테리어 교과서>는 카탈로그처럼 멋진 인테리어 화보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가구를 배치하거나 구입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자세히 제시해 주었다. 가령 의자를 선택할 때 염두에 두어야 할 포인트는 무엇인지, 1인 식사 공간의 경우 필요한 공간은 어느 정도인지 알려준다. 식탁의 모양에 따라 필요한 사이즈가 얼마인지까지 디테일하게 알려준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건, 아이들이 커가면서 아이방을 어떻게 배치하고 구성하느냐는 것이다. 유아기부터 초등학생, 중학생에 어울리는 인테리어 배치를 제안하되, 아이들이 동성일 경우와 이성일 경우 각각 다른 인테리어 배치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은 아직 어리기에 침실도 공용, 공부방도 공용으로 쓰고 있지만, 조금 크면 방을 각각 나누거나 방의 컨셉에 맞게 잘 배치해주어야겠다. 컬러도 마찬가지로, 각자 선호하는 컬러를 메인으로 하여 방을 꾸며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원주택에 온 지 9개월째. 아직도 우리집은 쿵쾅쿵쾅 망치소리가 끊이질 않지만,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는 우리집 공간을 볼 때마다 신기하고 기쁘다. 난 최대한 심플라이프를 추구하지만, 나만의 공간만큼은 조금 욕심내어도 좋을 것 같다. 소품 하나, 가구 하나로도 공간이 바뀌는 경험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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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로역정 (양장, 조선시대 삽화수록 에디션)
존 번연 지음, 김준근 그림, 유성덕 옮김 / CH북스(크리스천다이제스트)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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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크리스천이 아니더라도 위대한 문학작품으로 인정받는 그 <천로역정>이다. 그런데 이번에 읽은 <천로역정 : 텬로력뎡>은 더욱 특별함이 숨어 있다. 바로 조선시대 화가인 기산 김준근이 그린 삽도가 42점 실려 있다는 것. 중간중간에 장면을 자세하게 보여주는 삽도를 볼 때마다 감탄을 했다. 이게 진정 조선시대에 그려진 게 맞는가.

이 책을 보면서 알게 된 사실 하나. <텬로력뎡>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번역된 서양 소설이라는 것이다. 단순히 종교소설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문학사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우리나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턴로력뎡>은 <천로역정(합질)>이라는 이름으로 2017년 5월 29일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문화재 제685호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천로역정>은 영국 청교도 문학을 대표하는 존 번연(1628~1688)의 작품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한 남자가 성경을 읽고 천국으로 가는 과정을 거치며 고난과 고통을 받다가 마침내 구원에 이르는 여정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책이 특이한 점은 성경이라는 방대한 말씀을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가며, 만나는 사람들을 '욕심', '위선', '나태', '선의' 등의 개념을 '의인화'하여 활용한 것이다. 이것이 예수님이 성경에서 보여주셨던 '비유'일 수도 있다.

문장마다 인용된 성경구절이 신약과 구약을 넘나들며 엄청난 양의 이야기와 접목되어 있었다. 이것은 작가인 존 번연이 얼마나 성경지식이 많은지 잘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또한 조선시대 삽화가 독자의 상상을 완성해주는 역할을 해서 큰 도움이 되었다.

<천로역정>은 어렸을 적 아버지 책상 위에 항상 꽂아있던 책이었다. 그만큼 아버지가 성경 다음으로 가장 자주 보시던 책이기도 했다. 그 영향으로 나도 어렸을 적부터 어린이 버전이나 만화버전의 <천로역정>을 많이 읽었다. 그런데 커서 다시 읽는 <천로역정>은 느낌이 달랐다. 이렇게 상황마다 의미가 있었는지도 알게 되었고, 성경구절과도 완벽하게 이어진다는 것도 이번에 알 수 있었다.

얼마 전 <신과 함께>라는 영화를 보았다. 나는 만화로 먼저 보았고 지금도 만화를 더 선호하는 편이지만, 영화와 만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7개의 관문을 통하는 과정이 마치 <천로역정> 같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그만큼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은 후에 우리는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시대를 넘나들어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부분인가보다.

주인공인 크리스천이 등에 무거운 짐을 항상 메고 다니다가 마침내 죄짐을 벗었다는 내용과 삽화를 보고 내 어깨도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보이지 않지만 누구나 짊어지고 있는 각자의 죄짐을 벗는다면, 거기가 바로 천국일 것이다. 그리고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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