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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 - 그리스.로마의 현자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장원철 옮김 / 스몰빅라이프 / 2018년 2월
평점 :
품절

매일 나를 깨우치기란 쉽지 않다. 해가 바뀌면, 올해 꼭 하고 싶은 것 중의 하나가 '아침마다 좋은 글 읽기'가 항상 있었다. 그만큼 아침에 본 글은 하루 종일 머릿속에 남아 있고, 아침에 들은 노래는 하루 종일 흥얼거리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생각' 이후로 아침에 볼 만한 책을 못 만났다.
<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은 나의 바람대로 '아침을 채워줄 글'로 충분해 보인다. 단순한 에피소드나 보기 좋은 글귀가 아니라,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귀와 해설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리스/로마 현자들에게 배우는 삶의 지혜'라는 부제에 맞게 고대 철학자들의 명언을 통해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는 게 눈에 띈다.
이 책은 삶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그것은 저자인 내가 만들어낸 것이 아니다.
그 화두는 수천 년 전인 그리스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동서양 모두에서 여전히 수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현자들이 만든 것이다.
그들은 '스토아'란 이름으로 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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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라는 이름은 '기둥'을 뜻하는 그리스어 'stoa'에서 유래된 것으로
제논이 자신의 첫 제자를 가르친 곳이 바로 기둥이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시작된 스토아 사상은 중세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철학, 종교, 문학 등 문화 전반에 걸쳐 지속적인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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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아의 생각은 깊이가 있으면서도 대단히 실용적이며 현재적이다.
또 삶에 대해 직설적이고 대담한 생각들을 펼쳤다.
그들은 우리에게 인간의 삶이란 무작위적이고,
불분명하며, 예측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라고 말한다.
- <하루 10분, 내 인생의 재발견> 프롤로그 중
학창시절 교과서에서 배운 '스토아학파'를 나이들어 다시 보니 새롭다. 그리고 글로만 알고 지내다가, 스토아학자들이 말한 지혜의 글을 실제로 보니 그들의 사상이 잘 녹아있다. '깊이가 있으면서도 실용적이고 현재적'이라는 화두는 지금 이 시점에도 확실히 적용되고 있다. 지금 내게 하는 말도 많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네.
하루를 반성하는 시간만큼 유용한 시간은 없다네.
인간을 사악함으로 몰아가는 것은 우리들 대부분이 스스로
반성하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사색하게.
하지만 우리의 미래 계획은 여전히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는
사실도 잊지 않기를 바라네.
- '망각과 태만에 맞서는 글쓰기' 세네카, 윤리적 서한
반성하는 글, 일기를 말하는 것이겠지. 일기를 왜 써야 하는가, 글을 왜 써야 하는가에 대해 이보다 명확한 답이 또 있을까. 하루를 반성하는 시간 없이 다음날로 또 넘어간다면, 인간은 잘못을 인식하지 못한 채 점점 더 사악해질 것이라는 말이 와닿는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책과 도서관이 있으면 무엇하랴?
평생에 걸쳐 읽는다 할지라도 제목조차 다 읽기 힘든 것을...
수많은 책은 배우려는 자를 가르치지 못하고
오히려 짐더미만 될 뿐이니 많은 저자들 사이를 방황하기보다
소수의 저자들이 뿌린 씨앗에서 지혜의 싹을 틔워라.
- '100권 vs 한 권' 세네카, 마음의 평정에 대해
다독이냐, 정독이냐. 요즘 내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장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것에 대해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는구나. 내게 유용하지 않으면 백 권의 책이 무슨 소용이 있으랴. 그게 정답이다. 많이 읽는 것을 자랑하지 말고, 깊게 읽고 내 마음에 쌓이는 것을 자랑해야지.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고민이었나보다. 세네카 할아버지도 이렇게 글을 썼을 정도라면.
에픽테토스, 세네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무소니우스 루푸스, 플루타르크 등 5인의 위대한 철학자...이 책은 이 철학자들의 좋은 글과 해설을 하루에 한 편씩 볼 수 있도록 총 366편이 수록되어 있다. 왜 365편이 아니고 366편일까 생각해보니, 4년마다 돌아오는 2월 29일을 염두에 둔 것이라 혼자 상상해본다.
위대한 생각은 시대를 구분짓지 않는다. 그래서 고대 철학자들의 명언이 고리타분하지 않고, 지금의 내게도 큰 의미를 주는 것이리라. 하루에 한 편 아침마다 이들의 좋은 말로 하루를 시작하면, 일 년이 참 행복해질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