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퍼할 권리 - 0416, 그날의 아픔을 기록하다
전영관 지음 / 삼인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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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점심때 였을 것이다. 배가 침몰했다는 소리를 들은 것은.. 그리고 곧이어 들려오는 소리는 다들 구했다는 것이다. 그래.. 그렇게 지나갈 줄 알았다. 평상시처럼 아무일 없이.. 배에 빠진 사람들 다 건져서 오롯이 물에만 빠졌다는 이야깃거리 하나 만들어서 그렇게 돌아올 줄 알았다. 우리 어릴때에야 배도 많지 않고 통신도 빠르지 않을 때여서 그렇지 요즘에 그렇지 않을 줄 알았다. 그래..그렇게 믿었다. 우리곁으로 아무일 없이 돌아올줄...

 

하지만 잠시 뒤 그것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 배에는 물론 사연없는 사람이 없지 않겠지만 고2 열여덟의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다. 그것도 제주로 수학여행가는 길이었단다. 부푼꿈을 안고 떠났을.. 그야 말로 까르르 까르르를 연발하는 학생들이 떠나는 여행이었다. 아침에 웃고 떠난 그 길이 영영 이별일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또한 그러한 아이들은 방송을 믿고 밑에서 기다렸다는데 정작 그들을 살려줘야 하는 어른들은 먼저 살겠다고 올라왔단다. 그 선실에 자신의 말을 듣고 가만히 기다려주는 아이들을 어떻게 잊어버리고 나올 수 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사건이후 아이들과 어른들의 말을 믿고 따라야 할지.. 그렇지 않고 혼자 살아 나와야 할지를 이야기하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 텔레비젼 화면으로 나오는 참상.. 부모들의 슬픔... 우리도 같이 울고 또 울었다. 뉴스를 보면서 혹시나 다를까 하고 털어보지만 같은 내용만 반복이었다. 생업이 우선이라 그곳에 가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구르다 결국에는 텔레비젼을 꺼버리게 되었었다. 그랬다.. 그때는... 슬픔이 전반적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싫었다. 내가족에게 전가되는 것도 싫었다. 아이들의 구조는 점점 늦어지고..완전 이권싸움이 일어난 것 같았다. 또한 그것은 내일이 아니었다. 어디까지나 남의 일이었다.

 

그래서 나는 슬퍼할 권리도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가슴이 더 먹먹한 것도.. 그들의 아픔이 길어진다고 외면한 것도 미안한 감정으로 지나간다. 사람 구해주는 것이 아니라 이쪽에서 말듣고 경질하고 저쪽에서 말듣고 경질하는 그네들과 다를 것 없는 것 같다. 그래 ... 힘도 좋고 달나라도 가는 우리나라가 배하나 드는 것이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 애꿎은 잠수부만 더 힘들어 보였다. 그렇게 사건 해결하는 우리나라에 실망하고 슬픔에 잠식해 들어가는 것이 싫어서 그들을 외면했다. 그렇다고 그들을 잊은 것도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나오면 혹시나 다른 것이 있나 싶어서 고개가 돌아가지고 눈을 고정시키게 된다. 그러다 이렇게 책까지 나온걸 보고 얼릉 집게 되었다. 그렇다.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세월호는 영원히 우리들 맘속에 앉아 있을 것이다.

 

서평을 쓰야 하는데 먹먹한 감정만 적어서 작가님께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그렇지만 작가님의 말에 공감하고 또 공감하면서 죄지은 한사람의 심정으로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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