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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평의 행복, 연꽃 빌라 ㅣ 스토리 살롱 Story Salon 1
무레 요코 지음, 김영주 옮김 / 레드박스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사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자신의 굴레에서 탈출을 하고 싶어할것이다. 그러한 생각만 한 사람도 있을것이고 실행에 옮기려고 행동으로 발전시킨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모든 사람들은 그렇게 완전히 나가지 못하고 그자리에 그대로 있기 마련이다. 여러가지 현실과 주변환경을 완전히 타파하지 못하고 그냥 타협하고 살기 때문이다. 몇년 뒤를 꿈꾸면서..
나는 노년을 이렇게 살았으면 한다. 아주 작은 나만의 공간에 아무것도 안하고 살 수 있는 공간.. 현재는 주택에 살지만 자그마한 아파트로 옮겨가서 잔잔하게 살고 싶다. 그 꿈을 향해 얼마나 준비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러고 살고 싶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성이 없는 나를 가끔 탓해서 제대로 실행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 여하튼 그렇다.
여기 주인공 교코는 그렇게 세상에서 탈출한다. 허영이 조금 많은.. 누구보다 자신만을 사랑한 엄마를 둔 교코는 어릴때부터 아주 좋은 집에서 자라난다. 물론 엄마의 그러한 허영을 채워 주느라 아버지는 알바까지 한다. 평생을 즐기지 못하고 일만 하다가 55세라는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평생을 가족을 위한 봉사만 하시다가 가신 것이다. 그렇게 가셨는데도 엄마는 아버지를 불쌍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자신에게 제대로 해주지 못하고 떠났다는 말만 하시는 사람이다. 철저하게 자기주의이고 다른 사람의 눈을 의식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엄마밑에서 자라서 좋은 회사에 출근해서 어느정도 급여도 받고 승진도 하는 교코였지만 아버지의 죽음앞에서 과연 어떠한 것이 행복한 것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면서 엄마의 극성으로 인한 숨가쁨을 탈출하기 위한 생각을 한다. 그 생각을 계획으로 잡고 실행에 옮기게 된다. 유명한 회사도 치우게 된다. 그러면서 어느누구도 가지 않는 자그마한 집으로 이사를 하게된다.
그곳을 본 엄마는 경악하지만 그래서 더 행복하다. 모든 일상.. 일터의 전쟁..시기..바쁨 .. 이러한 모든것에서 탈출하여 아무것도 안하고, 동적인 생활에서 정적인 생활로 변화한다. 그렇게 크지 않는 자그마한 방에서 자신의 삶을 꾸려나간다. 너무나 바쁜 일상에서 나왔기에 가만히 있는 것이 어딘가 불안하기도 하지만 잘 적응해 나간다. 여름과 겨울에는 모기와 추위때문에 아찔함을 주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것에 차츰 적응해 나가고 있다. 우리 모두 탈출을 꿈만 꾸지만 교코는 실상으로 옮겨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은 물질과 물욕의 행복보다는 소소한 행복을 이야기 한다. 세상에서 찌지고 볶고 사는 삶을 놓아 버려도 잘 살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상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조금 젊은 나이에 읽었다면 나 조차도 우리말에 "호강이 넘쳐 복을 찬다"라는 말로 비웃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물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수 있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 수 있다. 그래서 공감하고 또 공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