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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열하로 배낭여행 가다 ㅣ 탐 철학 소설 14
김경윤 지음 / 탐 / 2014년 11월
평점 :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제대로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많이 들어서 알고 있는 이야기다. 세익스피어의 "햄릿'이나 생떽쥐베리의 "어린왕자"처럼 정독하고 읽지는 못해도 "열하일기"가 무엇인지 어떤 내용인지는 우리나라에서 살아왔다면 다 알고 있을것이다. 다만 시험지에 나오는 답안으로만 외웠다면 내용이 기억이 저 밑바닥에 남아있겠지만 말이다. 그러니까 정확히 청나라를 사신행렬에 끼어서 여행하고 왔다는 뜻이다. 열하라는 지역은 그 지역에 온천이 많아 강물이 얼지않아서 열하라는 이름이 붙었고.. 원래 지역은 하북성 승덕지역이다. 그 곳은 청나라 황제들의 하계별장이 있는곳이다. 그당시 청나라 황제 칠순을 축하하기 위한 사신단 파견이라.. 북경까지 같다가 황제가 열하로 가 있다해서 그곳까지 가게 된다. 그곳으로 가고 오면서 박지원의 눈으로 보고 들은 것을 글로써 적은 기행문인 것이다. 청나라의 문화와 우리 문화의 차이를 적은 것이다.. 원본은 이렇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박지원의 눈으로 적은 글이 아니다. 그의 말을 몰고간 마부 "창대"의 눈으로 본 이야기이다. 책 서문에 이런말이 나온다. " 박지원은 말의 걸음으로 그 먼길을 걸어 갔고.. 자신은 자신의 걸음으로 그 먼길을 걸어갔다. 또 박지원은 말위에서 본 풍경을 이야기했고.. 자신은 자신의 눈높이에서 풍경을 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것또한 다른 느낌이 있다"라고.. 그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양반들은 본인들의 목적으로 청나라를 여행했지만 마부들은 지금의 셀파 개념으로 간것이다. 셀파들이야 원래 아는 길을 가는 것이지만 이시대 마부들은 처음가는 길을 혼자가기도 힘든데 상전을 모시고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 상전의 성격에 따라 가시밭길도 되고 꽃길도 되는 길을 말이다. 상전이 아무리 좋다해도 양반들이 상것들을 헤아려주지도 않을 것이라 자기몸 하나 건사하기도 힘든 와중에 자신은 제쳐두고라도 양반을 떨어지지 않게.. 물에 쓸려가지않게 열심히 지켜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더 재미나게 읽혀지기도 한다. 생각하는 거야 사람이 모두 자신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거니까 박지원의 이야기도 읽고 싶지만 그들과 함께한 아니..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동행하게 된 사람들의 눈으로 본 여행이야기라 신선하기 까지 하다. 여행은 본인의 의지와 갔던 그렇지 않던간에 생각의 폭을 넓혀 주는 것 같다. 많은 것을 보고 느끼는 것은 갇혀진 우리나라와는 별개로 커다란 청나라를 봤으니 얼마나 가슴이 커지겠는가.. 이렇게 다른 관점으로 보여준 작가에게 감사함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