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우리들의 두 여인 ㅣ 한국문학사 작은책 시리즈 2
홍상화 지음 / 한국문학사 / 2014년 10월
평점 :
우리들의 두여인은 아주 자그마한 책이다. 한권의 책에 두가지 단편을 담고 있는데 그렇게 두껍지도 않다. 한이야기당 60페이지가 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많지 않은 페이지에 두 여인의 모든 이야기를 다 담고 있다. 제목은 "능바우 여인"과 "동백꽃 여인" 이다. 두 이야기 모두가 젼형적인 우리 어머니상을 살아온 여인네의 이야기다. 능바우 여인은 정년퇴직한 남편옆에서 품위를 지키면서 묵묵히 삶을 살아낸 어머님이 아들내외 때문에 가정부를 하시고 남편은 야간경비를 하러나간다는 이야기이고.. 동백꽃 여인은 재혼해서 시어머님 똥수발 들어가면서 보살피다가 다른세상 편히 보내드리고 마지막으로 신랑 폐암 병간호를 열심히 한다. 자신은 최선을 다한 시기이긴 했지만 짧은 3년간의 생활이었다. 전처의 아들은 살아있을때 충분히 두분에게 착하게 한듯하다.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아버지의 재산이 새어머니에게 가는것이 배아픈 것을 드러내고 만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 두경우 모두 아들탓하지 않고 묵묵히 다른 길을 찾아 나서 다시 삶을 이어간다는 내용이다.
그런데... 솔직히 난 이글을 다 읽고 난후 화가 난다. 글이 짧아서 읽는 내내는 전체적인 내용을 파악해야 하니까 화가 난다기 보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고 알고 싶어서 화가 날 시간이 없었다. 하나 다 읽고난 뒤... 그리고 책을 덮고 시간이 지나갈 수록 화는 더 끓어 오르는 듯 하다. 다른 남자들이 보기에 지혜로운 어머니들 이야기를 듣고 왜 화가 나냐고 되물을 수 있지만... 그들의 삶을 이어나가야 하는 우리 여인네들은 그렇게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세상에 화가 날 뿐이다.
우리나라 전형적인 어머니상이라는 것이 젊을땐 남편이 바람을 피우던지 말던지 시부모께 순종하고 아이들 잘 키워내고 ... 나이들어서는 그러한 남편을 잘 받아들여서 꿋꿋이 살아내고.. 또한 아들이 사업이 뒤뚱거리면 본인이야 먹던지 말던지 아이들에게 있는 재산을 다 나눠주는 것만이 지혜로운 어머니라고 이야기하고 젊은 엄마들에게도 그것을 강요하는 듯 하다.
하지만 그것이 진정한 지혜로움이 아니지 않는가?.. 아이들의 잘못을 제때 나무라지 못했기에 아이들은 자라서 나이를 먹어도 부모의 재산이 자신의 재산인줄 아는 것이다. 그래서 연세드신 분이 재혼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혹시나 자신의 재산이 하나라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말이다. 어릴때 잘 못된 것을 잘 못되었다고 이야기하고.. 남편의 외도도 아닌것은 아니라고 주장을 이야기했다면... 나중에 아이들이 잘 못 되었더라도 모든 해결을 어머니가 해주기를 바라지는 않을 것이다.
아름다운 어머니들의 이야기가 훌륭하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세상이 아직도 그러한 것을 요구하는 느낌이라서 그런것 같다. 아직도 어머니의 목소리가 올라가면 집안이 망하는 것인지... 진정으로 생각해 볼 문제인 것 같다. 언제까지나 지혜로운 어머니의 굴레를 씌워 가둬놀 것인지도 함께 말이다. 이렇게 글을 쓰니 내가 페미니스트는 아닌지 궁금해 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것은 거리가 멀다라고 이야기해주고 싶다. 그냥 정상적인 사고를 하자는 생각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