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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가는 길에도 풍경은 있다 - 길에서 만난 인문학, 생각을 보다
김정희 지음 / 북씽크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예전에는 봄과 가을이 되면 궁뎅이가
들썩들썩 거릴 정도로 떠나고 싶어했다. 바깥의 나무들이 옷을 갈아입고 날씨도 주변을 돌아다니기에 아주 좋게 변화되기 때문이다.그래서 방안에서
있기보다는 집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많이 생기는 것이다. 요즈음엔 봄과 가을뿐만 아니라 여름과 겨울에도 아름다운 정취가 풍겨온다. 게다가
웰빙바람까지 불어서 계절에 관계없이 시간만 되면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렇게 떠난 여행지를 처음에는 눈으로만 느끼고 온다.
일상에서의 탈출.. 그거 하나만으로도 많은 감흥이 생겨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도 가끔이 아니라 자주가 되면 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할 때
여행지에 대한 추억을 다시 새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그곳에 대한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설이나.. 음식.. 누가 살았는지에 대해서 알고 가면 더
재미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것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책이 하나있다.
바로 돌아가는 길에도 풍경은 있다..
이다. 이 책은 청평사를 가더라도.. 그냥 배를 타고 가는 오래된 절로만 알고 가는 것이 아니라 예전 누군가가 적은 시를 하나 생각하고 그림을
생각하고 거기에 대해서 생각하면 그 장소 하나.. 머문자리 하나 하나가 새롭게 느껴지고 의미가 더해지는 것이 된다는 것을 알려 주는 듯 하다.
거기에 그곳에서 나는 소곡주를 하나 더 생각하면서 만드는 손길까지 느낄 수 있다면.. 그낭 흥청망청 가는 여행지가 아니라 한곳을 가더라도 새롭게
다가올 것이다. 읽는 것만으로도 내가 그때 가서 느끼지 못한 것을 다시 한번 머리속으로 그려보면서 느껴지게 만든다. 또한 모든 지역에 의미를 더해주고 하나의 추억으로
더해진다면 어느곳을 가더라도 누구와 가더라도 그곳은 최상의 여행지로 만들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사연 하나하나를 곱씹어
본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따라
걸어가는 걸음 걸음에서 만난 나뭇잎 돌 하나까지 예전 선인들의 싯구까지 떠올리면서 떠나는 지은이의 섬세함에 세삼 경의를 표하게 된다. 그냥
할일없이 지나는 풍경을 하나하나 의미를 더해진다면 그곳은 어느 유명한 곳보다 커다란 의미가 되는 것이다. 작가의 섬세함에 따라 함께 책을
읽으면서 그 길을 걸어간다. 가본 곳은 갔던 길을 다시 머리에 떠올리며 의미를 부여하고.. 가지 못한 곳은 작가의 머리와 손끝을 따라 아는
것처럼 함께 걸어가게 된다. 그러면서 그곳은 나중을 기약하게 만든다. 나의 머리가 그때까지 그것을 기억할 수 있도록 빌어보면서
말이다.
봄 - 여름 - 가을 - 겨울 에
이어 다시 봄으로 오면서 작가는 참 많은 길을 가는 듯 하다. 그것은 어찌 보면 인생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길에서 생각하는 글이기도 하지만
우리네 삶이 아이에서 어른으로... 거기에서 다시 노인으로... 가면서 삶의 지혜를 얻듯이 길에서도 그같은 삶의 지혜를 얻게 된다. 자연을 통해
삶을 기억하고 이어가게 하는 것이 이 책의 묘미인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