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의 노래, 모노폰을 없애라
엘리자베스 쵤러 지음, 베레나 발하우스 그림, 남문희 옮김 / 풀빛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동화책같은 느낌이다. 글자도 크고 책도 얇아 나말고 우리아들한테 읽게 해주고 싶은 책이다. 백마디의 말보다 이 책을 보여 줌으로써 아이가 살아가기에 판단의 밑거름이 될 것이 충분할 것 같다. 

 

이 이야기는 개구리를 무쇠솥에 넣고 끓이면 죽는다는 어떤 설화가 떠오른다. 얘기인 즉슨 펄펄 끓는 물에 개구리를 넣어면 개구리가 "앗 뜨거" 하면서 바로 뛰어 나온다. 하지만 차가운 무쇠솥에 개구리를 넣고 그 밑에서 불을 때고 있으면 개구리가 차츰차츰 따뜻해지는 물에 길들여지고 익숙해져서 몸까지 나른해져서 결국은 나가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그곳에 안주하고픈 생각이 더 든단다. 그래서 그 개구리는 삶겨서 죽게 되는 것이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순간 "하지마라, 이거해라, 저거해라" 하는 말은 머리에 거슬려 당장 거부반응이 일어나지만 나쁜 일이라도 서서히 습관적으로 몸에 붙어버리면 인식하지 못하고 그대로 묻혀 버린다. 오히려 더 즐기기까지 하면서 행복한 줄 아는 것이다.

 

독재자의 노래, 모노폰에서서도 처음부터 사람들에게 모노폰이 독재자는 아니었다. 모노폰을 틀어주는 사람도 이웃의 친절한 아저씨였고 모노폰에서 울려나오는 소리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노래소리였다. 그 노래소리에 마을 전체는 활력을 얻고 함께 춤주고 즐기며 반겨하였다. 그래서 어느날부터 모노폰에서 하라는 대로 하게 되는 것이다. 세상에서 우월인자만 남겨두고 열성인자는 없애버리겠다는 계획을 잡은 독재자는 서서히 하나씩 제거하기 시작한다. 주근깨 있는 사람들, 빨간머리를 가진 사람들, 말을 더듬는 사람들, 안경쓴 사람들...을... 처음에는 선택되어지지 않아 짜증을 내기도 한다. 그렇게 꾸며서라도 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여행을 하며 파티를 즐길 줄 알았던 이들이 돌아오지 않고 사라진 이들로 남게 된다.

 

자아를 가진 한 소녀가 적응되어가는 사회에 반기를 가지면서 차츰 잘못 되어간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 소녀와 소년을 중심으로 하여 모노폰에 의심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 차츰 그 상황에서 빠져나와 자유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잘못된 사실도 인지 못할 뿐 아니라 그것을 추앙까지 하였지만 또한 모노폰의 부재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것이 장점으로 말하면 사람들의 적응성 이겠지만 약간 끝이 서글퍼지기도 한다.

 

지금도 인터넷과 TV를 통해서 충분히 말은 조장 될 수 있다. 기계에 능숙한 몇명이 누구누구는 어떻더라는 한장을 쓰고 그것을 뿌리기만 하면 금방 그사람들은 사실과 관계없이 그렇게 되어버린다. 다른 사람들은 그러한 활자를 믿고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이렇게 현실을 꼭 집어서 이야기한  이 책과 같이 우리도 너무 익숙함에 빠져 있으면 안될것 같다. 위험하다 싶고 아니다 싶으면 빠져나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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