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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한글판 + 영문판) ㅣ 한글과 영어로 읽는 세계문학 1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이형석 옮김 / 랭컴(Lancom) / 2014년 5월
평점 :
어린왕자를 읽어 본 줄 알았다.
내용은 수십번 수백번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알고도 있었다. 그런데 이책을 읽는 순간 느꼈다. 아니 알았다고 말해야 하겠다. 처음 읽는
거였다. 제대로 이렇게 읽은 것은 처음이라는 거.. 나머지는 다른 글들에서 삽화로 읽었거나.. 어느 가수의 노래를 따라 부르면서 알게
되었다거나.. 아니면 아주 작은 짜투리 글로만 봤던 것이다. 그렇게도 어린왕자의 내용은 나의 깊숙한 곳에 있으면서도 한번도 제대로 읽지를 못했던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린왕자를 친구처럼 여겨온것은 허세의 별에서 사는 이와 비슷한 느낌이다.
어린왕자는 한별 한별에 사는 사람들의
군상을 이야기한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별에서 살아간다. 그 별의 문을 열어놓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 별의 문을 꼭꼭
닫아 걸고 있는 사람이 있다. 자신만의 별에서 갇혀 살다가 그 별의 잣대에 맞지 않다고 사람들을 판단하고 마구 질책하며 살아간다. 그러는 사람
또한 행복하지 않다. 질책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삶또한 불행으로 가둬놓기 때문이다. 그 작은 별에서....
어린왕자가 씌어진 시기가
1943년이다. 이 당시에 벌써 생텍쥐베리는 이러한 사람들의 군상을 파악했다는 것이 신기할 따름이다. 이름으로써 문학이 세상을 앞지른다는 말이
실감이 난다. 그말에 증거로 사용해도 될듯 하다. 우리네 현대에서도 이러한 삶의 군상은 나타난다.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예전엔 그렇지
않았다. 낭만이 흐르고 의리가 있고 인간의 정이 있었다'라고 이야기 하지만 실상은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사는 세상은 같다는 이야기다. 옛날이 더
정이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어렸다는 이야기고 때가 묻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어른이 되면 아이의 생각을 잊어버리고
창조적인 생각보다는 틀에 갇힌 생활을 한다. 가르쳐 주면 가르쳐 준대로만 입력해서 그대로 뱉는 로보트 역할을 할 뿐이다. 다른 사람들과 다른
생각을 하면 눈알을 굴리고 머리속을 복잡게 하면서 심하게 눈치를 본다. 그렇게 획일하게 살아버리는 것이 어른인가 보다. 그러한 어른을 욕하면서
성장해오면서 그 어른의 별에 나도 붙잡혀 버린 듯 하다. 아이에게 혼자만의 생각을 못하게 하고 다른 이들과 같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어른...
그러한 어른이 되어 버렸다.
어린왕자는 가끔씩 되풀이해서 읽을
필요가 있는 듯 하다. 한번씩 돌아보면서 집떠난 어린왕자가 다시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생각의 정화를 할 필요가 있다. 그럼 아무 생각도
못하고 자신의 별에만 갇혀서 한발자욱도 떠나지 못하는 어른은 되지 않을 수 있으니까...
참.... 하나의 팁이 더 있다면 이
책은 한글판과 영어판이 동시에 제작되어 있다는 것이다. 청소년의 학생.. 아니 영어를 읽을 줄 아는 학생이라면 한국어로 일단 어린왕자를 읽고
뜻을 안 뒤에 영판으로 된 책을 읽어보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영어원작을 그대로 읽어 보게 하는 것은 영어교육뿐만 아니라 본인의 자신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