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답답해서 떠났다 - 220일간의 직립보행기
최경윤 지음 / 지식노마드 / 2013년 1월
평점 :
젊고 용기있는 사람을 만났다. 그때 그러지 못함을 살짜기 속으로 숨기면서. 20대 초반의 어린 나이에 모든 것을 떨치고 여행을 떠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그러면서 떠나지 못하고 우리가 있어 이들의 여행일기가 더 빛날수 있다고 자화자찬을 한다. 다들 그렇게 자신의 삶에서 훌쩍 날아간다면 세상은 과연 돌아갈까라는 엉뚱한 생각도 해본다. 아마 글의 편집이 너무 자유스러워서 나도 글이 자유스러워지는 것이리라..일기글이라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이 아닌 자신을 향한 글이기에 솔직함도 담겨져 있다.
미국이나 유럽쪽은 많이 나가는 듯 하던데 남미는 여자 혼자 가기에는 좀 낯선 곳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무래도 언어가 너무 다르고 생각 자체가 우리와는 완전 다른 문화권이기에 더 그런 생각이 드는 것 같다. 우리가 사는 곳과는 극과 극을 향하고 있기에 더 엄두가 안나는 곳이라 생각해서일 수도 있겠다. 그렇게 보면 이것도 관점의 차이고 하나만 바라보는 나의 편협된 사고의 차이이기도 하겠다.
이 책의 하나 맘에 드는 것은 컴터와 문명의 이기가 옆에 가까이 있지 않다는 것이 좋은 듯 하다. 컴터만 끼고 앉아야만 심심하지 않는 우리 아들을 보면서 보내고 싶은 생각이 든다. 컴터가 없어도.. 사람들이 본인들이 사는 마을을 잘 몰라도 그들끼리 여행하고 친구와 만나서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고 재미나게 사는 아이들을 보면서 울 아들이 불쌍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벌써 게임에 중독된 듯한 아들을 그곳에 보내면 좀 더 다른 삶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듯 하다.
내가 사는 곳은 그리 도회지가 아니다. 도회지와 거리가 별로 없어서 오히려 도회지가 되지 못하는 어정쩡한 곳이다. 이곳에서도 가끔 문명의 이기를 다 누리지 못해서 불만을 표시해 왔다. 그런데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 우리가 꿈꾸며 여행하고 싶은 남미를 보면 그리 문명을 다 누리는 것 같지 않다. 오히려 누리지 못하는 문명을 즐기는 것 같기도 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문명과 함께하는 것 보다 얼마나 자기가 있는 자리에서 잘 지낼 수 있는지.. 자신의 일을 즐길 수 있는지.. 자신의 자리가 행복한가를 만들어야 할 듯하다. 인생은 60부터라고 했나? 그때는 나두 떠날 수 있겠지..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