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소가 꿈을 꾼다는 것이 그 황소가 행복한 건지를 먼저 묻고 싶다. 사람들은 꿈을 꾼다. 그 꿈을 이루이 위해서 무진장 노력을 한다. 노력의 효과가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서 꿈이 이루어지기도 하고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꿈을 잊어버리고 현실에 융화되어 버린다. 그냥 현재의 삶을 살아가기에만 충실한 것이다.
예전 "나는 전설이다" 라는 영화를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한적이 있다. 그 때도 모든 사람들이 이상하게 변한 세상에서 혼자만 가지고 있는 인간성이 행복해 보이지 않고 고독해 보였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다 인간성을 상실했더라도 혼자만 가진 인간성을 특별히 버릴 필요는 없지만 그다지 행복해 보이지는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생각이 드는 나 자신이 점점 나이들어 보일 수도 있고 사회 도피성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왠지 의문이 간다.
꿈꾸는 황소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사람말을 알아듣고 생각도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은 황소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다. 심지어 같이 사랑을 나누는 암소조차 황소의 말을 이해하는 것 같지는 않다. 사람의 아들을 죽이는 과정도 그렇다. 사람의 아들이 불러주는 노래에 감동하고 함께 나누고 싶어 했으면서도 자신의 이름을 말해보라고 혼자만 외치면서 아들을 죽인다. 사람들이 자신들을 도축하는 현장을 보면서 충격을 받은 것은 공감한다. 자신이 신천지로 알았던 장소가 자신들의 도축장이라는 사실에 배신감까지 느꼈으리라. 하지만 같은 형식으로 복수하는 방법은 그다지 좋은 현상은 아닌 듯 하다.
동물이든 사람이든 혼자만 너무 앞서나간다면 행복보다는 잘 사는 사람들을 잘못 이끈 지도자가 될 것이다. 이 황소도 자유를 꿈꿔 자신의 송아지를 이끄지만 결국엔 코요테의 공격으로 잃게 된다. 그러고 난뒤 혼자의 몸으로 다시 울타리가 쳐진 목축지로 돌아온다. 본인만의 생각으로 앞 뒤 생각없이 혼자 추진한 결과는 그리 좋은 결과가 되지 못하는 듯 하다.
어쩌면 책이 전하고자 하는 생각이랑 나의 생각이 많이 다를 수 있다. 현실 안전형을 추구하는 나로서는 꿈꾸는 황소가 그다지 이쁘지만은 않다. 잘 만들어진 책인것은 인정하지만 이 책이 전하는 내용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풀릴수 없는 주제인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