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푼 - 차 한 잔 한숨 한 스푼, 술 한 잔 눈물 한 스푼
고충녕 지음 / 어문학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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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 님을 만났다. 글에서 연륜도 느껴진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길목에 밤나무가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함부로 대해서 나무도 망치고 밤도 거둘만큼 거두지 못해 귀찮을텐데 그것을 기다렸다가 한봉지씩 밤을 준비해뒀다가 그들에게 건네준다. 아무리 사람들이 귀찮게 해도 그것을 다 받아줄 만큼 마음이 아주 큰 부자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또한 그곳을 일부러 찾아가고픈.. 그래서 밤 한줌이라도 따뜻한 손에서 건네받고 싶다. 밤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꼭 가고 싶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여름 시골길이면 밝은 불빛을 따라 죽을 줄도 모르고 올라오는 개구리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귀찮아 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냥 지나칠 뿐이다. 그래서 길가에는 넘치디 넘친 개구리 사체가 즐비하게 늘어져 있다. 그렇지만 그 뿐이다. 그들의 삶이 우리만큼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글을 쓰시는 분은 기다린단다. 그 개구리가 지나갈때까지.. 한번이 아니라 매번 그러신다니 그 정성 또한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하찮게 볼수 있는 미물에게도 하나하나 신경쓰는 것을 보니 밤을 건네주러 기다리는 맘이 이해가 된다.

 

나도 나이들면 이렇게 여유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을까.. 인간이 아닌 미물에게도 그들의 삶을 존중하여 그들을 배려해 줄 수 있을까란 생각이 하염없이 든다. 이렇게 이뿌게 나이들어야 할 텐데.. 그래서 어른이란 이래야 되는데라는 소리를 들어야 할텐데.. 부끄럽기 그지 없을 뿐이다. 지금 현재의 삶을 아주 이쁘게 살아가야만 미래의 나에게도 그러한 마음이 생길 수 있을텐데.....

 

그럼 자연 하나하나가 글이 되고 이야기가 되고 친구가 될 수 있을텐데.. 그럼 나이들어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을텐데.. 세속만 쫓을 것이 아니라 고즈넉한 곳에서 자연과 친구될 수 있을텐데... 휘황찬란하지 않아도 그림이 되는 곳에서 살아 갈 수 있을텐데...그럼 사람들 뿐만 아니라 동물들도 사랑할 수 있을텐데...

 

이러한 수필적인 글이 나를 뒤돌아 보게 할 줄은 몰랐다. 나이가 점점 들어갈수록 어떤것이 삶의 정답인지만 물어지는 데 답을 찾은 것 같기도 하다. 시골에 살면서도 아둥바둥 살아온 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지게 만든다. 항상 가지못하는 서울만 동경하면서 지내온 지난날이 아쉽기만 하다.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기쁨임을 다시한번 느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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