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읽었던 "가시고기"도 생각나고 "아버지"란 책도 머리속으로 마구 지나간다. 나이가 어릴때 읽었던 감정이랑 지금의 감정은 또 다른 것 같다. 완전 가운데 있는 우리라서 완전 나무라지만은 못할 것 같다. 그러면서 마음한켠이 아파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결혼하기 전에는 부모를 모시지 않고 부모에게 용돈을 주지 않는 어른들을 무조건하고 욕했던 듯 하다. 그땐 중간자의 입장을 이해하지도 이해하려고도 하지 못했다. 왜냐면 내 자신이 중간자의 입장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혼하고 나서는 남들이 보는 입장에서 효자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의 역할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실감해 나갔다.
사랑이야 아래로 내려가는 아랫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아니 알고 있다기 보다는 넉넉하지 못한 형편에 당장 필요하다고 소리치는 아래를 먼저 챙기기 때문일 것이다. 위에 있는 부모님들은 때를 쓰지도 않고 필요하다고 소리치지도 않으니까 겁한 불부터 끈다는 것이 위로 올라가지를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 몇몇 부모님들은 때를 쓰기도 하신단다. 그럼 아래의 자식들은 본인의 자식보다 부모님을 먼저 챙기기도 한다.
처음 "아버지 당신을" 읽었을 땐 부모의 안부조차 묻지 않는 서민수가 야속하게 보이고 아버지인 서수철의 심정을 공감하고 이해하였다. 하지만 읽어갈수록 너무나 극단적으로 아래로 베푸는 아버지가 그리 이뿌게 보이지 않는다. 서운할때마다 아들에게 이야기를 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본인의 생활비도 남기지 않고 아들에게 주는 행위는 그리 좋게 보이지 않았다. 매번 그렇게 아래로 베풀기만 하였기에 아들은 당연시 하고 위를 보지 않는 것이다. 적당히 끊을 것은 끊어주는 것이 아들에 대한 불효를 막는 행위인것 같다.
우리 주위엔 물론 마음은 아버지 이시겠지만 베푸는 것이 책속의 서수철과 친구인 할아버지 같지는 않다. 다들 고등학교까지만 아버지의 도움을 받고 그 후의 삶은 자신의 여력으로 헤쳐나가는 사람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에겐 이책이 의외로 반감을 줄것 같기도 하다.
아버지의 마음... 어머니의 마음 은 자식들이 헤아리지도 이해하지도 못할 정도로 넓기만 할 것이다. 그들에게 경제적으로는 도움을 줄 수 없다면 입서비스라도 베풀기를 나 자신도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