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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봄 그 해 여름
김성문 지음 / 서울문학출판부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한남자가 이세상과 이별했습니다. 한여자만을 죽도록 사랑한 남자였습니다. 그렇지만 자신이 그여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고 떠나서 그 여자를 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지리산에 묻혀서 자연을 공부하고 자연과 함께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여자를 잊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그 여자를 잊지 못할때 그 여자를 보러 그여자의 현재의 삶의 언저리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다가 돌아와서 때를 기다렸습니다.
그 여자는 그남자를 기억하지 못합니다. 현재의 남편만을 기억합니다. 현재의 남편의 삶이 자신이 추구하는 삶이랑 다를지라도 자신의 꿈을 마음속 깊이 숨겨놓고 남편의 삶을 따라갑니다. 남편을 편하게 해주려고 최선을 다해서 함께 합니다. 그러다 남편이 죽고 난뒤에도 남편의 옆자리 역할을 충실히 해 나가고 있습니다.
남편이라는 남자가 있습니다. 다른 남자의 여자를 가로챈 것 같은 죄책감을 깊숙히 밀어넣고 한여자를 사랑했습니다. 한남자가 한여자를 사랑한것도 알았습니다. 다행인지 모르겠지만 한여자는 한남자가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자신의 죄책감으로 인해 그여자를 사랑하긴 했지만 또한 완전히 받아들일수도 없습니다. 그러다가 본인이 살아있을 날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난뒤 그 남자에게 고백합니다.
어찌보면 삼각관계.. 흔한 이야기입니다. 그렇지만 54세의 남편을 잃은 여자의 새 삶을 한폭의 수채화처럼 이야기를 풀어 나갔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특별한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비록 길지 않은 만남이었지만 자기를 무진장 사랑하는 남자를 두명이나 만났습니다. 한번도 힘든 사랑을 두번씩이나 한 여인네가 은근 부럽습니다. 흔히 이야기하는 삼각관계도 아니었습니다. 편견을 깨는 두려움은 있었지만 아들도 이해해준 사랑이었습니다.
54세의 나이는 예전에 제가 어릴때는 여자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나이를 먹어가는 지금은 여자입니다. 꿈도 꿀 수 있는 나이입니다. 54세는 할머니가 아닙니다. 사랑을 시작할 수도 있는 나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인정합니다. 그런데 학교다닐땐 몰랐지요. 하긴 부모밑에서 자랄땐 부모님은 항상 정의롭고 여자와 남자이기 이전에 어른이라고 생각했지요. 감정폭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나이이기도 했습니다. 어른이 되고 같은 나이가 될수록 부모님이 외로웠다는 사실이 느껴져 갑니다.
이 이야기를 읽어나가면서 주위의 편견이 어떻던지.. 자신의 위치가 어떻던지.. 생각하지 않고 사랑을 찾고 꿈을 찾아가는 주인공이 아름답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그 이야기가 수채화 같은 잔잔함을 안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꿈을 버리지 말고 체념하지 않는 주인공을 닮아가는 삶이었으면 하고 바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