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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에 그리스 신화를 담아 - 그리스 신화와 함께 읽는 토종 야생 들꽃 생태 기행
진종구 지음 / 어문학사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야생화..들꽃.. 하면 순수함이 떠오른다. 깨끗하고 맑은 느낌도 떠오른다. 그러면서 강함도 함께 떠오른다. 아무도 돌봐주지 않아도 혼자서 묵묵히 자란다. 누가 씨앗을 퍼뜨려 주지 않아도 혼자서 잘도 한다. 혼자의 힘으로 씨앗을 퍼뜨리지 못하면 자연의 힘..즉 벌과 나비.. 그리고 바람이 도와 준다. 그래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 땅이 무른 곳에 자리만 내리면 싹을 틔어 올라 온다. 그리고 수명을 다할 때까지 꿋꿋하게 자라난다. 그런 자연의 꽃을 민통선.. DMZ 안에서 자리잡았으니 더 아름답다.
그리스 신화... 로마 신화 는 신들의 이야기를 재미나게 인간과 합작하여 모든 사물에 적용된다. 서양의 문화에 푹 빠져버린 우리 삶이 그렇듯이 남의 나라 신화가 멀게 느껴지지 않고 정겹고 신비하게 느껴진다. 우리나라 꽃들은 거의다 들녘에서 자라는 꽃들인데 반해 그리스 로마신화에 나오는 꽃들은 이뻐고 순결하기 까지 하다. 그런 꽃들에 꽃말까지 아름다운데 그 꽃들이 탄생한 사연까지 구구절절히 아름답다...
그둘의 이야기를 재밌게도 엮었다. 우리나라 야생화와 그리스 로마신화의 이야기라 어울리지 않을거라 생각했지만 아주 잘 어울린다. 우리나라 야생화도 그들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것에 신비함까지 느낄 정도이다. 동양과 서양의 절묘함.. 야생과 신화의 절묘함.. 투박함과 세련됨.. 그 모든것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짐이야말로 이책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꽃들은 어찌 그리 구구절절이 사연들을 안고 있는 건지.. 하나의 이쁜 꽃이 탄생하기 위해서 깊은 아픔을 가져야 했는지를 다시한번 생각해 본다. 그렇게 아픈 사연들에서 굵고 붉은 핏방울까지 아름다운 꽃으로 승화시킨 옛사람들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승리자이다.
그렇게 이쁘고 아름다운 사연들과 꽃 한송이 한송이 사진들.. 그리고 신화를 묘사하는 대가들의 작품들이 우리 눈을 즐겁게 한다. 다들 풍만하고 허연살을 내뱉듯이 벌거벗은 사진들을 볼때 약간의 눈살이 찌뿌려졌었다. 하지만 그들의 사연들을 접하면서 신화를 그런식으로 자기화해서 표현한 대가들의 이야기를 잠시나마 함께 느낄 수 있었다. 그냥 눈살만 찌푸린 나의 무지를 깨달을 수 있었으며 야생화뿐만 아니라 예술작품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