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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나는 당신입니다
로레타 엘스워스 지음, 황소연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10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두명의 이야기로 전개된다. 일장이 이건이면..다음장은 아멜리아... 이렇게 반복적인 순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간다. 세밀하게 죽음을 서서히 받아들이는 아이와 그 죽음을 통하여 심장을 이식하여 다른 삶을 살게되는 중3 소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9.11 테러이후 언젠가는 세상에 종말이 올것이다. 세상이 혼돈해지면 혼자라도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용돈이 모이면 그라놀라바와 생수병 그리고 건전지 이백개를 사서 침대밑에 차곡차곡 쟁여둔 이건.. 2.5센티미터의 간격때문에 이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 간격은 셔츠단추만한 크기다. 평상시엔 그정도 벗어났다고 해서 들어갈 공이 들어가지 않은 것도 아니고 운전면허증을 딸때도 고작 5점만을 깎이게 된 그야말로 아주 조그마한 수치다. 피겨스케이팅 선수다. 엄마와 티격태격 싸움도 하는 고등학교 2학년의 꿈많은 여자 아이다. 활기차고 겁이 없기까지 하다. 살아있을땐 삶이 그렇게 커다랗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죽은 이후에 삶에 대한 미련을 볼 수 있어 안타깝기까지 하다.
아멜리아.. 움직일때면 심장이 가빠진다. 학교에 가서 정상적으로 수업도 할 수 없다. 집에서 조용히 있어야 한다. 호출이 울리면 병원에 가서 내심장 대신 다른 사람의 심장이식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가족들이 아침마다 심장을 달라고 기도하는데 그럼 다른 사람 한명은 아파야 한다. 그것조차도 가슴이 아프다. 그래서 수술하지 않고 이대로 살아가는 것도 그다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기때문에 다른사람이 희생되는 것이 싫은 것이다. 이것은 착하기 보다는 내 심장을 버리고 다른사람의 심장을 가지는데 오는 평범하면서도 당연한 감정이다. 자기가 기뻐하면 다른 이들이 슬퍼하겠다는 당연한 생각.. 그리고 다른 사람의 심장이 나에게 맞는지 하는 약간의 불안함을 가진 아주 평범한 중학생이다.
그둘이 어느날 만나게 된다. 하나는 몸으로 하나는 그 아이의 심장으로..운전면허증을 따기 위해 신청하던날 함께 작성하게 된 장기기증.. 어느날 사고를 통하여 장기기증이 되어버린다. 장기기증을 하는 사람과 장기기증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과정이 감정과 묘사를 통해서 아주 세밀하게 그려지고 있다. 죽음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에게선 슬픔을... 장기를 받아들이는 이에게는 공감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덕분에 장기기증에 대해서 생각해 본다. 단순하게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일이라 치부해서 뒤로 미뤄두던지 아님 약간의 불안요소가 가미되어서 선뜻 장기기증에 서약을 하지 못하였다. 그런 나에게 사고는 먼 훗날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 어느때고 일어날 수 있는 일처럼 순간적으로 올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게다가 그 장기를 받고 또 다른 사람에게 기쁨을 주게 되고 그사람과 함께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