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몰래 할머니 몰래는 귀여운 어린이를 위한 동화이다. 하지만 어른들이 먼저 봐야 할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랑이 무엇인지.. 봉사가 무엇인지.. 베푸는 것이 무엇인지.. 오른손이 하는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게 어떠한 것인지를 잘 가르켜 주는 이야기이다. 어느날부터 민지 아빠의 차에는 이상한 냄새가 나는 폐지들도 가득 차 있다. 게다가 아빠는 차를 몰고 가다가 폐지가 보이면 차를 세우고 폐지를 주워 차에 담는다. 가끔은 밤에 한두시간 나갔다가 돌아오기도 한다. 민지의 눈엔 아빠는 신데렐라처럼 시간은 잘 지킨다. 12시를 넘기지 않고 꼭 12시엔 들어오기 때문이다. 어느날 민지는 아빠몰래 아빠차를 탄다. 아빠가 어떠한 일을 하는지 알고 싶기 때문이다. 차에 왜 냄새나는 폐지를 싣고 다니며 12시까지 어디 갔다 오는지를 알고 싶다. 차를 타고 한참을 가다가 어느 꼬블꼬불 한 골목길을 통과하여 그 앞에 차를 세운다. 어?.. 그런데 어찌된일인지 아빠는 차에서 폐지를 하나하나 내리는 것이다. 몰래 따라온 민지는 가슴이 콩닥콩닥...그러다 아빠의 눈에 띄게 된다. 그 다음부턴 아빠와 동행하게 된다. 아빠는 페지를 주워다가 폐지줍는 할머니 집에 가져다 준다. 어릴때 자신의 할머니에게 못해준 것을 어른이 되어서 다른 할머니에게 친절을 베푸는 것이다. 폐지줍는 할머니가 자는 밤에 몰래 와서 가져다 놓고 가는 것이다. 리어카에 안전 야광 판도 붙여주고 바퀴에 바람도 넣어준다. 그들이 몰래몰래 하는 것은 할머니의 마음을 다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인가 보다. 그리고 또 도와준다는 생색을 내는 것처럼 비쳐지지않게 하기 때문일 것이다. 언젠가부터 할머니도 알았나 보다..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자신을 도와주는 이가 있다는 것을.. 할머니는 그들을 배려해서 밖으로 나오지는 않지만 봉투에 누룽지사탕을 넣어 문에 걸어둔다. 맨처음 아빠를 만났을때 주고 받았던 사탕이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서로의 사랑이 전해졌나 보다. 우리 주위엔 어렵게 사는 이가 많다. 가끔 그들을 모른체 하고 지나칠 때가 많다. 도와 준다고 하면서 그들의 마음을 다치게 할때도 있다. 민지와 아빠처럼 그들을 다치게 하지 않고 사랑을 서로 전하면 따뜻한 이웃이 많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