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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리 - 2010 제34회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 ㅣ 청춘 3부작
김혜나 지음 / 민음사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솔직 담백한 책이다. 작가가 젊어서 그런지.. 아님 작가의 생각의 나이가 깨어서 그런건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아주 꾸밈없고 솔직하게 적어나갔다. 야하다는 생각이 없는 아이일수록 야한 이야기를 더 담담하게 할 수 있는 것처럼 기록되어져 나간다. 맞다..일상의 고민을 기록했다고 봐야 할것이다.
누구에게나 어필할 수 있는 특이한 재능이 없는 사람. 악착같이 학교다니면서 아르바이트 해서 돈벌어야 된다는 생각이 없이 그냥 부모님이 주시는 돈으로 학교를 가는 평범한 학생들. 그나마 꿈이라도 있어서 삶에 애착을 느끼는 사람은 괜찮은데 그 꿈마저 너무나 멀리 두고 잡을 수 없어 아니 잡을 수 없다기 보다는 자기자신앞에 그려내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 같기도 하였다.
호빠..노래빠.. 예전 잠시 풍문에 들리던 이야기.. 남자들만의 유흥문화가 여자들에게도 확산되어 신기하기만 했던 이야기였었다. 물론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풍문으로만 듣고 가고 싶지만 감히 가지 못했던 곳이기도 하다. 호기심 왕성했던 시절에 더군다나 남자 우위에 살아가는 세월에 한번쯤은 여자인 내가 가서 왕이 되고픈 곳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생각과 행동이 발에 묶여 결국엔 가지 못했던 곳이기도 했다. 그런 곳의 이야기를 엿볼 수 있어 좋았다. 듣는 것도 어려운곳에 살았던 사람으로서 말이다.
노래빠의 한 남자.. 특별한 재주가 없어 앞날이 캄캄해 술로 해결하는 여자와의 이야기.
어느곳에서나 인생은 노력도 필요하지만 꿈을 꿀 수 있는 조건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은근히 내비춘다. 어떤 환경에서도 허락된 조건..외모적으로 잘생기고 키고 크고 이쁘고 한 사람들. 그들은 어느곳에서나 대우받고 경제적으로도 윤택하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그들을 따라가려고 더 많은 곳에 투자를 하느라 경제적으로도 처지기만 하다. 돈을 벌수 있는 곳에 갔으면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여자 이야기도 그렇다. 전체를 보지 않고 한 단면만 봤을땐 그 여자애를 욕했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젠 그 아이의 삶조차도 가슴아플 뿐이다. 자기자신을 믿지 못하고 자기자신을 사랑하지 않고 계속 버려두고 보기에 안좋은 곳으로 자신을 내몰아 가는 것에 눈이 찌푸려지기보단 안타까울 분이다. 잡아주지 못해..길은 그 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에.. 아픈 본인의 상처를 안고 움직이지 않는 아이에게 위로를 주고 싶다. 어짜피 옆에서 이야기해봐야 그 나이땐 들리지 않으니까..
이것 저것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처음엔 단순하게 호기심으로 보여지던 책이 점점 사람이 살아가는 것이 어떤것이 진정 잘 사는 것인지를 한번 더 되짚는 책이 되었다. 그래서 아마....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하지 않았을까란 추측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