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인공존재!
배명훈 지음 / 북하우스 / 201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전작인 타워를 읽으면서 참으로 독특한 발상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찌 그런 사고를 할 수 있는지 참으로 신기했었다.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책이 안녕, 인공존재이다. 여러가지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모아 존재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본인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서만 존재하는거. 존재한다는 것은 소리를 내어서 항시 자신의 존재를 남들에게 알려야만 존재가 남는 것인데 인공존재는 그러한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다. 오로지 존재는 자신만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러다가 존재함이 과하면 폭발해버리는 것. 이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인공존재를 만든 신우정 박사는 자살해버린다. 존재를 파악하는 것은 남은 사람의 과제이다.
또한 어느 한지역에 세가지 학회에서 각기 다른 요건으로 발굴을 한다. 하나는 이억년전의 공룡화석을 밝히는 화석발굴작업이고 또하나는 2차세계대전에 일본군이 중국에 내리부은 불발폭탄을 제거하는 폭탄제거반이고 또 하나는 어느지역에 밀집되어 있는 영혼들의 이야기를 듣는 고고심령학회다. 셋 모두가 하나인 지역에서 자기만의 발굴을 하는 모습은 어울리지 못하면서도 어울리는 조금은 특이한 사회다. 또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발굴할 것이 무지 많구나라는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 인류의 과거에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되는 것이 아닌가란 생각을 해 본다. 결국엔 화성탐사대에 숙제를 주는 편지에서 끝나지만 말이다. 인류는 지구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까지 연결되었다는 증거를 보여주는 한 대목이다.
처음 이야기를 연 크레인은 충격적이다. 아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사랑은 영원하지도 하나이지도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해주지만 그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것이 크레인을 통해서 이야기 한 것인지..

과거는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렇게 원시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 싶은가 보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세계. 문명은 현대인만 누리는 것이 아니라는 것인가 보다. 간혹 지금의 우리가 설명하지 못하는 유적지가 있듯이 현대의 우리또한 과거보다 발전했다는 것을 확신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어찌 되었던 현재의 존재는 과거가 만들어주는 것이다. 과거 없이 현재가 있을 수 없듯이 우리의 존재도 증명되지 못한다. 증명되지 못한다 할지라도 존재하는 것엔 변함이 없다. 간혹 존재감을 너무 알리기 위해 인공존재가 뻥 터짐과 같이 엉뚱한 곳으로 떨어지는 이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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