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못다 부른 노래 - DIGITAL ARTIST 고병철의 시화집
고병철 지음 / 고요아침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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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시를 쓰시고 가끔 그림을 그렸지만 시인이랑 화가가 될 생각이 없으셨단다. 무언가 되기 위해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신 것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머리속에 지나가는 말을 글로 적어 내셨고 그림으로 그려 내셨다. 그것이 세월이 흘러가니 넘치고 넘친다. 그래서 혼자서 부르기엔  옮겨 풀어 놓은 것이 너무 많다. 그것이 넘쳐난다. 넘쳐난 글을 다른 님들이 함께 하기를 원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단락에 맞추어 풀어 내신다. 그 봄 여름 가을 겨울은 자연일 수도 있고 인생의 변화기 일 수도 있다. 우리의 나이 먹음을 겨울로 표현하는 그래서 겨울엔 노년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글은 연세가 느껴질 만큼 안정적이고 편안하다. 인생의 지나감도 엿볼 수 있다. 삶이란 이런거다라고도 알게 해준다. 그림은 디지털 그림이어서 물감으로 그린 그림보다 어찌보면 세련되어 보이기도 한다. 선들이 섬세하고 세심하기 때문일 것이다. 약각은 황당한 것처럼 아니 이런걸 추상화라고 하나(?) 여하튼 오묘하기도 하다. 기계적이면서도 인간적이기도 하게 느껴진다.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그곳에선 많은 이야기가 나온다. 여자도 남자도.. 역사도 여행도 그리고 종교도 함께 나타낸다. 디지털 그림 ..말로만 들었었다. 이렇게 실제로 보니 약간  퍼짐이 많게도 할 수 있고 자유자재다..

시 가운데 "부질없는 확인" 이란 시가 있다. 누군가 옆에 있다가 떠났을때 그 누군가가 없어도 낮이 오고 밤이 된다. 그렇게 자연이 변화하는 것은 누가 있고 없고와 상관없이 자연스럽게 일어난다는 것을 섭섭해 하기 보다 자연스럽게 풀어내고 있다. 그것은 아마도 인생의 나이일 것이다. 젊은 사람들은 옆에 있던 누군가가 떠나면 낮이 밤이 되고 밤이 낮이 되어 혼자 온갖 고통은 다 짊어진 듯 표현을 밖으로 뱉어낼 것이다. 낮을 낮이라 부르 않고 밤을 밤으로 느끼지 못할 것이다. 게다가 섭섭하다 못해 미운감정을 마구 쏟아 낼 것이다. 그런 것을 그냥 배고프면 밥먹듯이 그렇게 담담하게 이야기해내는 것에서 삶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이야말로 행복하다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면 나이를 먹는다는 것은 어렵다. 어떤 사물을 봤을때도 나이든 사람처럼  사물을 봐야 하고 그렇게 이야기도 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혼자 부르지 못하는 노래에는 아이를 일찍 보낸 부모의 마음. 군인을 그린 병영일기. 삶의 중요부분을 차지하는 사랑이야기가 있다. 사람이 살아감에 사랑이 없으면 재미가 없으리라. 사랑하며 넉넉한 마음으로 집착하지 않고 편안하고 여유있게 삶을 만들어갔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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