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 1 - 천하제일상 상도 1
최인호 지음 / 여백(여백미디어) / 2009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보다 보면 다시 보고 또 봐도 보고 싶은 책이 있다. 상도가 바로 그런 책이다. 10년전의 어느날 책 다섯권을 잡고 쉴새없이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다섯권이 결코 길지만은 않았다. 숨쉬기도 아까울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이카로스에 계영배까지 덤으로 갖고 싶기도 하였다. 이카로스는 차가 출시되기 전이라 ( 그 후 카로스란 차가 나왔는데 그 차에 이 이카로스를 많이도 도입했었다) 갖기 힘들었지만 계영배는 또 그때 TV에서 상도를 하였기에 붐이 되기도 했던 잔이었다. 마침내 계영배를 손에 넣을 순간이 왔다. 울 회사에서 무슨 선물로 줬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계영배를 구입해서 준것이다. 계영배를 가지고 물을 따르고 또 따르고 하였던지. 그 신비함에 가슴이 울렁거리기도 했었다. 그런 기억이 어느 순간엔가 다 사라져 버리고 없었다. 10년의 세월이 떨림까지 잊어버리게 만든것이다.
 
2009년판 상도. 새로운 상도가 아니라 그때의 상도를 다듬은 책이다. 완전히 잊어버린줄만 알았던 기억이 책을 한줄 한줄 읽어갈수록 새록새록 머리에 떠오른다. 한줄을 읽으면 아~~ 이 다음이 이랬었지하는 기억. 그러면서 그때 느꼇던 감정까지 함께 떠오른다. 꼭 눈 내린 벌판에 다른 사람이 먼저간 발자국위에 내 발을 하나 하나 올려 가는 느낌이다.
 
이 책의 주인공... 현재의 김기섭 회장과 조선말의 상인 임상옥. 그들은 다르면서도 무지 닮은 사람이다. 그리고 우리에게 정의와 열정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사람이기도 하다. 둘은 같은 상인이라는 점에서는 닮았다. 다만 김기섭 회장은 현대를 살아간 사람이라 왕처럼 굴림한 사람이고 임상옥은 조선에서 상인으로서 살아가는지라 굴림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본인의 자리에선 최선을 다한 사람이다.
 
임상옥은 어렸을 때 들었던 스님의 가르침을 손수 실천한다. 그때문에 삶마저 회의를 느낄 정도로 곤궁해지지만 그 가르침의 행함이 진정 의로웠던 행동임이 밝혀진다. 그것이 표창처럼 다시 돌아와 그 덕분에 상인이 되는 밑거름이 된다. 또한 임상옥은 자신이 한 행동에 변명을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말을 못하는 사람은 아니다. 다만 구구절절이 설명을 하지 않아 주인에게까지 내쫓김을 당한다. 그럴땐 보는이가 안타까울 정도이다. 그렇게 꿋꿋한 임상옥의 거부가 되기전 삶이 1권에서 펼쳐진다. 앞으로의 거부가 될 초석을 하나하나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 초석이 얼마나 단단하게 다져지는지 보는 이로 하여금 얼굴에 웃음까지 짓게 만든다. 상인이 거짓하나 없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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