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은 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다
코넬 울리치 지음, 이은경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동양에서는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긴 것 같은데 이책은 서양이라서 그런지 굉장히 심각한 것 처럼 적어 놓았다. 그런데 그 글 자체에 함께 글따라  가슴 졸이는 상황으로 가는 것이 참으로 작가의 능력을 알려주는 것 같다.

글 내용은 어떤 사건이 일어날 즈음에 진 레이드가 가정부로 부터 예시를 듣는다. 사람이란 흔히 옆에서 듣는 예시를 그냥 무시하기도 하지만 보통 사건이 그당시만 지나면 이루어지지 않기에 사건을 벗어나고 싶어한다. 진도 처음엔 그 이야길 무시한다. 그렇지만 시간이 촉박해지는 순간 믿고 싶어진다. 그러다가 결국엔 예시한데로 이루어지고 진은 노이로제에 걸리고 만다. 물론 사건의 직접적인 피해는 입지 않는다. 다행히 아버지는 그 순간을 누군가에 의해서 피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버지는 본인의 건재함을 확인하기 위해서, 그 예시를 믿지 않기 위해서 그 자를 직접 찾아가게 되고 결국엔 그 사람의 예시에 이끌리게 되고 만다. 그러다가 종착엔 본인의 죽음을 예시 받는 것이다. 본인의 죽음을 듣고 바로 그 죽음에 잡혀서 죽음을 절망과 함께 거느리는 삶을 살게 된다. 죽기까지..
  

사람이 본인의 죽음을 알게 되면 반응은 두가지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는 것을 알고 죽을때까지 그냥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긍정적인 방향이 하나요, 다른 하나는 그 죽음에 잡혀서 그대로 죽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 책에선 바로 죽은 삶을 살아가는 것으로 이야기를 꾸려 나간다. 그러다가 마지막날에 바로 발작을 해버리는 .. 그래서 결국 예시대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삶 말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죽지 않고 영원히 살아가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본인의 죽을 날짜를 안다고 해서 그 순간부터 죽음으로 들어가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지 책읽는 내내 의문점이 생긴다. 그 동안 돈을 벌던지 아님 본인의 삶을 정리하면 좋을 것을... 나쁜일을 많이 했다면 좋은 일을 하면 될 것이고  또 돈 버는 일에 목숨바쳐 일했다면 돈을 한번 제대로 써 볼 수도 있고 돈이 많으면 그 돈을 다른 이들에게 나눠주기도 하면서 충분히 본인의 삶을 이뿌게 만들수 있을 텐데 말이다. 죽음이 두려우면 이 세상을 어찌 살아 갈 수 있는지 참으로 딱한 생각만 든다. 더군다나 죽을 날을 아는 본인만 그런것이 아니라 함께 사는 오히려 그 부분을 다독여 줘야 하는 그 딸마저 함께 동화되어 버린다면 참으로 딱하지 않을 수 없다.

하긴 이렇게 모든 걸 알면서도 딱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그러면서 가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 주고 싶기도 했다. 죽음을 알면 오히려 삶이 윤택해진다는 것을..마음도 너그러워 질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오로지 죽음만 움켜쥐지 말라고 이야길 해주고 싶기도 했다. 그렇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힘인가 보다. 그렇게 할 수 밖에 없게 하는 것이 작가의 능력인가 보다. 작가의 힘이란 것이  보통땐 느껴지지 않지만 이럴땐 너무나 절실히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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