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여자라는 종족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으면서 황당하다는 생각을 우선 해 본다. 과연 여자라는 사람들이 이럴까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가를 일단 한번 보고 넘어갔다. 작가분이 여자한테 무슨 고약한 일을 당한 남자인줄 알았는데 의외로 여자분이시다. 여자분이시면서 어찌 이리 과격한 글을 쓰시는지. 여자들은 이렇게 잔인하지 않는 걸로 아는데 굉장히 잔인하게 적어놓으셨다.
9편의 단편으로 되어 있는 글들에서 하나같이 여자들은 잔인하게 나온다. 나쁜일을 저지르면서 눈도 깜짝하지 않는 분위기를 준다. 보통 내 생각으론 여자들은 약하다. 힘도 약하고 권력.. 돈도 남자에 비해 약하다. 그래서 항상 밟혀 가면서 살아내고 있다. 물론 요즘엔 그런 경우가 덜 하지만 예전엔 아주 더한 걸로 알고 있다. 남자들의 폭력 앞에서 그렇게 당하고 또 당하고 살아왔다. 그래서 그 약한 여자들은 한과 분노를 속으로 삭히고 삭여감서 살아가고 있다. 그 한들이 폭발하게.. 밖으로 표출되면 여기 여자들처럼 될까 란 생각이 문득 든다. 천상 나도 여자인가 보다. 책을 읽을 동안은 여자들의 무서움에 여자인 내가 오히려 뒷발걸음질을 하고 있었는데. 그래서 글을 쓸때도 못돼고 잔인하다고 쓰려고 했는데 글을 쓰다보니 이해를 하게 된다. 물론 모든 여자들이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한을 가슴속에 오래 품으면 아주 나쁜 방향으로 표출되기도 한다. 그런 사람들을 마냥 나쁘다고 욕할 수만은 없을 것 같다. 그럼 그네들의 생이 너무 불쌍하니까 말이다.
이 책에선 다양한 여자들이 나온다. 애인때문에 애인손에 죽는 신랑의 죽음에 동참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고, 신랑의 폭력으로 부터 피하려다가 되려 신랑을 총으로 쏴버리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평소에 괴롭히던 신랑이 화염에 쌓여 죽는데 그 의혹을 덮고도 살아내기도 한다. 더군다나 여자들의 잔인함엔 나이의 제한도 없다. 어린 소녀는 남자들의 신체의 일부를 성과물로 가져오기도 한다.
같은 여자들이 보기에도 눈살이 찌푸려진다. 여자들은 평소엔 약하지만 무슨 일이 닥쳐오면 의외로 잔인함에 담담해 질 수 있는 것 같다. 나조차도 그런가 보다. 글을 읽을땐 눈살까지 찌푸리면서 왜 이런 책을 쓰야만 했는지에 대해 의문이었는데 오히려 글을 쓰면서 해명을 해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왜 인지. 이러니 여자라는 종족이란 말을 듣는 것은 아닌지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