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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참새 지붕 위의 비둘기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손안의 참새 지붕위의 비둘기는 아이들의 눈으로 본 동화책이다. 그렇지만 오히려 어른들이 읽으면 더 공감할 만한 글이다. 11살된 소녀 로테와 그의 친구 문디. 그리고 새로운 친구인 슈를리를 통하여 전하여줄 메시지를 이야기해 준다.
로테는 그리 풍족하지 않는 집에서 자란다. 부모님은 잘때 골방에서 자고 본인은 낮에는 거실이자 밤에는 쇼파를 침대로 사용한다. 이제 서서히 사춘기에 눈을 뜨는 소녀이지만 혼자만의 공간이 전혀 없다. 더군다나 한집당 하나의 화장실도 없는 연립주택이다. 두집당 하나의 화장실을 사용하는 곳에서 어른들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로테만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이 하나 생긴다. 그곳은 로테의 혼자만의 공간이다. 화장실에는 로테가 필요한 것들.. 만화책, 필기도구, 아기자기한 소녀만의 물건들이 가득하다. 아무도 들어오지 못한다. 심지어는 친구인 문디조차 들어오지 못한다. 그곳은 오로지 로테만의 공간이다. 뻑하면 손이 먼저 올라오는 엄마에 대한 불만의 글을 쓰기도 하고 로테를 가장 많이 괴롭히는 마이어 부인을 욕하기도 하고 괴롭히는 방법을 생각하면서 혼자만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그런가운데 마이어부인집에 슈를리라는 남자아이가 나타난다. 그 남자아이는 약간의 이성에 눈뜨기 시ㅣ작한 소녀에겐 안성마춤으로 나타난다. 다른 도시에서 왔을 뿐 아니라 무조건 로테만의 의견을 따라주는 문디와는 다르게 본인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로테는 새로운 소년에게 푹 빠져 버린다. 마이어 부인을 속여가면서 둘이 놀러도 간다. 함께 무언가를 한다는데서 추억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항상 옆에만 있고 로테에겐 무조건 헌신적인 문디는 잠시 소외의 대상이 되는 것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슈를리는 왔던 곳으로 다시 떠나가버리고 옆에는 문디만 남아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행동을 통하여 나타나는 이야기긴 하지만 어른들의 일상에서도 흔히 보여질수 있는 이야기다. 항상 옆에서 챙겨주는 이보다는 새로운 다른 사람에게 감정이 쏠리게 된다. 그 새로운 사람에게 속는 한이 있더라도 새로운 이들에게 먼저 호기심을 비추는 것이 사람인가 보다. 그러지 말아야 하는 걸 알면서도 그렇게 하는걸 많이 봐 왔다. 옆에서 함께 해주는 이가 가장 소중하긴 하지만 망각할때가 많이 있다. 그래서 그걸 잘 하는 사람들이 진솔되고 참된 사람이 되는 것일것이다. 다들 잘 못하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또하나의 추억은.. 혼자만의 공간을 로테는 잘 만들었다는 것이다. 우리 어릴때도 나만의 공간은 없었다. 계속 가족들과 동생들과 같이 방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혼자만의 공간을 가지는 것이 얼마나 간절한 소원이었던지..그래서 아마 모두 독립으로 결말이 나타났을 것이다. 비록 나는 그렇게 떠나지 못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