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의 여행 2 - 희망

내 마음의 여행 2 : 희망 - KBS 1TV 영상포엠
KBS 1TV 영상포엠 제작팀 지음 / 티앤디플러스 / 2009년 7월

요즘 여러가지 일로 머리가 복잡하다. 난 아무생각도 안하는데 머리에선 혼자 난리도 아니다. 무얼 그렇게 정리할게 많고 생각할 게 많은지 머리 저 혼자만 분주하다.
그런가운데 이 책은 눈을 환하게 뜨이게 해준다. 전북 고창 읍성을 선두로 푸르디 푸른 청보리밭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지금 내 앞엔 형광등 불빛아래 컴터가 있지만 푸르디 푸른 청보리밭을 바라보고 서 있는 듯하다. 게다가 고창읍성을 담은 사진은 그곳에 살고 싶은 생각을 하게 한다. 돌담이 작은 길을 걸어 둥근 가운데 들어가면 읍으로 들어가는 문을 만날 수 있는 그 사진. 읍에 들어가지 않고 문앞에서만 놀아도 참 좋을것 같다. 거기다 고단한 삶이 듬뿍 묻어있는 황토천 염색과 갯벌의 염전. 우리네 부모들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허리한번 펴지 못함이 고스라히 다가온다. 거기에 윤도장을 만드는 장인까지. 그리고 쭉쭉 뻗어 하늘을 덮은 대나무 숲까지 푸르름이 더해서 삶의 기운을 느끼게 해준다.
그 다음에 전남 보길도. 산이 80%로나 되는 섬이다. 주위로는 바다가 한 없이 뻗어 있다. 조선시대 윤선도님께선 제주도로 향하다가 잘못 들어간 곳이 보길도. 그곳이 너무좋아 그자리에서 자연과 함께 삶을 보낸다. 그곳에는 윤선도님의 서재인 '동천석실' 과 사람들과 함께 연회가 열렸던 '세연정'이 있다. 예전 건물은 참 좋은 것 같다. 누마루에 지붕을 올리고 뺑 돌려서 문을 달았다. 그 문을 닫으면 아늑하고 비바람을 막아주는 방이 되고 그 문들을 다 올리면 자연을 맘껏 누릴 수 있는 정자가 되는 것이다. 요즘의 양옥보단 정서적으로 휠씬 좋다. 나두 그런 정자하나 가졌으면 하는 욕심을 부려본다. 그렇게 산과 물을 따라 생의 기운을 맘껏 느끼면서 가슴깊이 희망을 품어 본다.

마음과 몸이 불편하면 여행을 떠나면 낳는다는 말이 있다. 매번 보는 것과 건물들만 바라봐서 우리의 눈도 아프고 마음도 아픈 것이다. 그럴때 마음이 몸을 끌고 떠나서 푸르름과 붉음을 담아오면 아픈것도 나으리라. 괜히 기운빠지는날 해보고 싶은 일이기도 하다. 영상과 글이 참으로 곱게도 어우러져 있다. 그래서 직접 몸이 가지 못해도 마음으로 맘껏 여행을 따라 가는 것이다. 길 안내자도 있고 내가 알고 있던 곳을 더 아름답게 영상으로 담았으니 눈도 즐거울 뿐이다. 그저 함께 떠나서 구경을 해서 맘껏 즐기면 되는 것이다. 책 읽기 싫은 사람의 손에도 쥐어주고 싶다. 아름다운 영상이 책페이지를 거의 장식하고 글이 몇개 되지 않으니 맘껏 충분히 볼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엔 책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에겐 만화를 추천해주고 싶었지만 만화보다 훨씬 나으리라. 마음도 즐겁고 눈도 즐거우니까..

살다보면 이렇게 또 다른 즐거움이 있다. 그것이 여행의 즐거움이다. 그 즐거움을 마음과 함께 자연을 벗하여 살아간다면 살아가는데 필요한 희망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