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일런트 랜드 - 신경심리학자 폴 브록스의 임상 기록
폴 브록스 지음, 이종인 옮김 / 연암서가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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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머리속에 지우개 있다..란 영화를 보면서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갑자기 그 영화가 생각나는 이유는 이 책의 이야기가 유독 우리 얼굴위..까만 털아래 존재하고 있는 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기 때문이다. 보통의 사람들이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것 말고 뇌의 어느 한 부분이 안좋아 약간 특이함을 보이는 사람들 이야기들이다. 그들만의 세계에선 우리가 특이한 사람들일 수도 있겠지만 아직은 그들이 특이할 뿐이다.
보통의 사고를 못하고 독특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 아님 현재의 것을 기억못하고 잊어버리는 사람들, 아님 특출한 곳에서만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어찌 이다지도 잘 해 놓은 건지..독특하면서도 무지 좋다는 생각을 한다.
저녁에 나가다 기침을 심하게 하는 꼬마..그 꼬마는 어둠을 삼켜서 기침을 한다라고 이야길 한다. 우리네 보통의 사람들 같으면 그냥 생뚱맞게 바람이 입안으로 들어가서 기침을 하는 거라고 멋 없이 이야길 하지만 아이의 눈에는 그것이 어둠을 삼켰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란다. 얼마나 이쁘고 순수한지..그렇게 칭찬한 작가의 말에 동감을 표현 하고 싶다.

내 머리에서 정말 지우개가 있어 금방 만났던 사람들을 기억 못한다면 어떨까란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내 머리를 파고 든다. 그러고도 평범하게 살아 갈 수 있을까란 생각을 해본다. 하긴 그렇게 되면 나 자신이 기억을 할 수 있는지 없는지 조차도 판단하는 능력이 없어지겠지만.. 오히려 더 순수해질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문득 떠 오른다. 왜냐면 머리속이 텅 비어있어서 계산을 할 수 없으니 완전 아이때의 모습으로 변하지 않을까. 좋은 것은 좋다고 표현할 줄 알고 싫은건 싫다라고 표현 할 줄 아는 완전 유리같은 삶. 그럼 주님 보시기에도 좋을 것 같은데..
글을 쓰다 보니 더 괜찮겠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그런 경우가 생기면 거의 삶의 끝부분 일것 같은데 이 세상에 나쁜 것들을 다 버리고 다시 정화해서 주님의 나라에 갈 수 있으니 말이다. 

폴 브룩스란 분은 모든 사람들은 그들만의 잣대가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렇다. 다른 어떤 사람이 나에 대해서 잘 알수는 없는 것이다. 그것이 평범하든 그렇지 않던 말이다. 어떠한 행동에서 나 자신이 다른 사람들의 생각대로 행동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냥 나 혼자만의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을 연출할 뿐인 것이다. 나랑 같은 자아를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까 나만의 자아가 행동할 뿐인 것이다. 그것이 뇌에 약간 이상이 있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들도 그들의 상황에서 최선을 우리에게 보여줄 뿐인 것이다. 우린 그것을 받아들여 주면 되는 것이다.

사람들을 하나 하나 살피는 과정이 그냥 일상에 적응한 의사의 글이 아니라 환자를 가장 잘 이해한 가족이 하는 행동으로 느껴진다. 의사들은 다른 환자들의 고통을 그냥 시니컬하게 받아들인다. 그래야 그 환자를 잘 치료해 줄 수 있고 본인들의 감정도 지키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들한다. 그렇지만 환자들의 입장에선 가족같지는 않지만 따뜻한 관심이 필요할 뿐인 것이다. 글쓴이의 따뜻한 관심이 글을 읽는 우리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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